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2 - 물방울부터 바다까지 물이 드러내는 신호와 패턴을 읽는 법 산책자를 위한 자연수업 2
트리스탄 굴리 지음, 김지원 옮김 / 이케이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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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걷는 밤 산책이 익숙하다. 평소 걷기를 좋아했는데 거기에 건강을 위해 운동 삼아 하루 만보 이상 걷는 것을 3개월 동안 루틴으로 만들었다. 걷기 때문에 볼 수 있는 것들 너무 빠른 것은 즐기지 않고, 운전도 하지 않기에 주변을 둘러보는 게 익숙하다.


  이 책의 전작도 끌렸으나 이번 책이 끌린 이유는 물에 관한 내용 때문이었다. 세일 요트를 조종하는 내게 필요한 내용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통영에서 시작해 김포까지의 항해 경험과 한강에서의 운항 경험을 통해 물에 대한 앎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느꼈었기에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기의 항해술에서 내가 바라던 내용들이 보여 더 흥미롭게 여겨졌다. 뒷부분에 요트에 관한 내용이 그리 길지 않게 스쳐갔으나 중요한 건 아니다.


  최첨단 기술이 함께 함에도 어이없는 실수로 열흘간의 항해 중 4회의 예인 경험은 좋지만은 않았다. 경험도 없고,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항해에 여러 변수가 존재했다. 남해안은 기계적인 문제였다면 서해안에 들며 생각지 못한 변수는 조류다. 그 정도로 조류가 항해에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지 못했다. 한강에서 경험한 밀물과 썰물은 가벼운 해프닝이라면 바다에서는 큰 걸림돌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인터넷으로 조류의 방향을 대략적이나마 검색할 수 있었기에 새로운 항로를 짜는 데 도움을 얻었다. 그냥 배를 타고 왔다고 해서 그 경험이 승무원에게 쌓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승객의 경험은 어디 가서 얘기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이 다 준비한 상차림에 숟가락만 올리는 일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니... 직접 겪으며 분석으로 하며 행해야 온전히 자신의 경험이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한다.


  책에서는 보면서도 큰 의문을 갖지 않았던 물과 관련된 것들을 만나게 된다. 가까이 있었음에도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내용들이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한 18개의 주제를 통해 우리가 그동안 지나칠 수 있었던 물이 드러내는 신호와 패턴을 알아보는 능력을 키우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기압에 따라 수위가 달라진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밀물과 썰물로 인한 수위 차이는 알았으나 기압차로 인해 수위가 30cm 가량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이 책이 아니었다면 언제쯤 알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모세관 현상도 과거 군 시절 위병을 서며 봤던 산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가 20년 전 이맘때 즈음이었다. 연기 같은 하얀 게 올라가 구름의 일부가 되는 모습이라 생각했었는데 모세관 현상의 내용을 보며 그 모습이 다시금 떠올랐다.


  처음 각 글의 시작에 보이는 물방울이 튀는 크라운 사진도 얼핏 요트처럼 봤었다. 익숙하고 바라는 것으로 보게 되는 것을 보니 한동안 세일링을 하러 가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마음은 요트에 가 있다는 것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저자의 다양한 물에 대한 지식과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 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산책을 하며 나처럼 주변에 관심 혹은 호기심이 많은 이들과 물과 인접한 일을 하는 이들이라면 읽어보길 권하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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