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소리인가? 진화가 좋은 게 아니었나? 본문을 읽으면 결국에는 좋은 것이 아닌가 싶다. 세계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은 좋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진화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저자가 그렇게 말했는지도 모른다. 왜 부정적인 감정에 더 끌리는지도 간단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좋은 감정보다 부정적 감정에 빠지면 왜 더 오래가는지를... 1장 '우리 뇌는 아직도 수렵 채집인이다'를 이해하게 된다.
2장 '우울증은 뇌의 보호 전략'도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나 본문을 접하면 이해가 가는 내용이다. '가장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말이 항상 유효한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을 보며 영화 <짝패> 속 대사가 떠오른다.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놈이 강한 것이여!' 그리고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관심하다는 것은 과거 대상포진 전의 경고 신호를 그냥 넘긴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3장 '몸이 되어버린 신종 모르핀, 휴대전화'는 이 책을 읽는 처음 목적과 연관이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꽤 많이 휴대전화를 만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은 내게 있어 책이 유독 강한 것 같다. 그래서 읽지도 못하고 쌓아둔 책들도 꽤 되기에 반성의 시간을 잠시 갖는다. 그래도 현재 직장에서 무선 충전기에 휴대전화를 놓는 일은 기존보다 휴대전화 확인의 횟수를 더 줄여준 것 같다. 뭐 나름 나 자신의 의지도 관여하지만 3장을 읽으면 더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저녁 계획이 휴대전화 게임으로 모두 사라져 버린 것처럼...
4장 '집중력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이란 제목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와 연결된다. 부제 '우리 뇌는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다. 분명 멀티태스킹이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다른 책에서 본 일이 있다. 내 공부 스타일도 새로운 것을 배우면 과거에 배운 것을 잊게 되는 스타일이라 멀티태스킹에 대해 공감하긴 어렵다. 요즘 서평 도서를 과거에 비해 꽤 줄인 이유도 그와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책에서 언급한 극소수의 사람들처럼 되긴 어려우니 공부 환경을 바꿔야 할 것 같다. 워낙 나 자체도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지 못함을 안다. 현재 하고 있는 공부의 기본 이론이 하나둘 끝나가는 시점에서 새롭게 공부 방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낯선 공부를 더 오래 기억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라면 정말 필요한 일이다.
기술이 발달하며 편리해졌으나 그만큼 좋지 않은 영향도 늘어났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 합리화 하지만 나 역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TV가 바보상자라는 소리를 듣던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보다 더 우리를 바보스럽게 만드는 것이 항상 우리와 함께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부록 '디지털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 수칙'은 완전히 정보화 사회에서 손을 뗄 수 없는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적절한 시기에 만난 유익한 책이었고, 다시금 내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디지털치매'라는 말처럼 과거에 비해 너무 부주의하게 넘기는 일에 익숙해져 나이가 든 것 외로 공부가 안 되는 것 같다. 이번 독서를 통해 생활 속에서 조금의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에 이 책을 읽은 충분한 도움이 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