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율, 강의와 강연 하이데거 전집 10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김재철 옮김 / 파라아카데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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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의 대표작이 '존재와 시간'이라는 것은 알지만 역시나 읽어 볼 시간은커녕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번 책은 하이데거의 사상을 접하기 위한 기회였고, 근거율?이라는 낯설지만 익숙할 것 같은 제목이 끌렸다.


  '이유(근거) 없이는 아무것도 있지 않다'라는 근거율 공식.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이 명제가 정립이 되기까지 2300년의 시간이 걸렸다는 내용이 놀라웠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 원인에 대해서 또 긍정하게 되는 부분이다. 동화 『파랑새』도 그렇지 않았던가? 아래의 말을 들으며 떠오른 게 나는 '파랑새'였다.
  가까운 것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항상 무디고 둔감하기 때문이다.(p.17)
  근거율의 이중 부정 명제는 긍정의 명제로 바뀌고 내게 강렬하게 다가온다.
'모든 존재자는 이유를 가진다'(p.18)
  철학적인 내용을 떠나 지금 상황에 내게 와닿는 명제였다. 괴테의 명언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처럼 연속된 방황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책을 읽는 동안 가장 울림을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처음 만났던 근거율의 명제만 보자면 간단하게 해석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에 관련된 책 속의 강의와 강연을 보자면 전혀 간단하지 않다. 일반인인 나로서는 당연하다 생각했던 근거율에 대해 하이데거는 의문을 가지며 단순화하기 위해 근거율의 근거를 찾는다. 결국 하이데거는 근거를 존재 속에서 찾아간다.

  읽는 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책을 읽는 것까지였던 것 같다. 철학서답게 계속해서 파고드는 과정 속에서 길을 잃고 나의 존재에 대해 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철학서는 역시 철학서였다. 한 번 읽는 것으로 이해가 되긴 어려운 책이었고, 지금보다 다른 것들에 신경 쓸 일이 적을 때 다시 읽어봐야 이번 보다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그래도 지금 시점에 내 존재에 대해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해줬다. 하이데거의 철학을 공부하는 이들과 나처럼 그의 철학서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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