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손바닥 박물관 1
버지니아 L. 캠벨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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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를 떠올리게 하는 고대 로마에 관심이 있었다. 과거 읽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읽기는 로마에 대한 내 적극적인 표현이었다. 그 후로는 고대 로마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진 않았다. 딱히 눈에 드는 책도 크게 없었고, 먹고사는 문제에 집중하기에도 바빴다.


  이번 책은 과거 읽은 로마의 이야기보다는 그 당시의 유물을 통해 접하는 로마였다. 『로마인 이야기』에는 스토리가 있었다면 유물에는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접하게 되는 유물이 생소하기도 했지만 종종 미술책에서 보던 사진들도 만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독특했던 부분을 꼽자면 각 유물 옆에 손바닥, 사람의 모양 등으로 각 유물의 실물을 가늠하게 한다. 제원도 적혀 있으나 이미지로 나타내 더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참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다.


  책은 총 네 시기로 유물들을 분류한다. 처음은 로마의 시작 단계인 초기 이탈리아와 '왕들의 시대'로 기원전 약 900년~509년의 유물들을 다룬다. 투박하다 생각되는 유물들도 보이나 그 섬세한 세공과 디테일은 2500년 전의 솜씨로 보기에는 놀라울 수밖에 없다. 물론 너무 현대적인 우월감을 가지고 보는 것인지도 모르나 비약해서 보자면 이탈리아의 장인들의 기원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두 번째 시기는 공화국 시기인 기원전 약 509년~27년경의 유물들이 나타난다. 오랜 시간을 지나며 보다 발달된 모습이 보인다. 더 정밀한 세공은 지금 보더라도 근사한 작품들이다. 미술책에서 봤던 작품 몇 점도 보이기에 더 익숙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접했던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인물, 유명 정치가의 흉상도 기억에 남는다. 또 꽤 높았을 해부학적 지식을 엿보게 하는 유물들도 볼 수 있다.


  세 번째 시기는 초기 제국으로 제국이 커지는 시기인 기원전 27년~서기 285년경)의 유물들이 나온다. 초기에는 아직 그리스도교가 국교로 공표가 되지 않았던 시기라 이시스와 미트라 등의 이교의 신상들도 볼 수 있다. 5현제의 한 인물이자 영화 글래디에이터에서 만나게 되는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청동 조상을 만날 수 있는 이유가 오해 때문이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뒤에 가면 역시 글래디에이터에서 악역인 코모두스 황제의 흉상도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부분에 보인 수술 도구들에 관심이 간다. 이미 공화국 시기에서 의학적 지식을 가늠케 하는 유물들이 보였는데 외과수술을 그 시기에도 하고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수술도구도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었다. 오늘날 서양 의술이 역시 그렇게 발달되어 왔음을 가늠케 한다.


  마지막으로 제국 말기인 서기 285년~476년의 유물들이 나온다. 달이 차면 기울 듯 국가의 운명도 비슷하게 이어지는 것 같다. 지금까지 꾸준히 지속된 국가가 있을까? 현대 국가들 역시 언젠가는 몰락의 시기를 만나겠지만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어느 정도 그런 몰락의 모습을 조금은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독교의 부상과 로마의 몰락을 다루는 시기지만 그만큼 작품들의 세공은 초기에 비해 많은 발전을 해 있다. 현재의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떠올리게 하는 연장은 특히나 돋보인다. 기독교가 공인이 되었기에 성경 관련 작품들이 끝부분에 가면 많이 보인다.


  마지막에 Glossary에서 용어를 한 장 분량으로 정리하고 있어 낯선 용어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역시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유물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박물관에 방문을 해본 게 언제인지 떠올려 본다. 고대 로마의 유물을 보며 우리나라의 유물과 시기별로 비교하며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해결되어 다시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할 수 있길 바란다. 고대 로마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읽어보면 유익할 것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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