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 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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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읽은 기억은 있다. 베스트셀러였고, 내가 관심 갖는 분야의 책이라 낯설지 않다. 어느 순간 늘어나는 책들 때문에 업데이트를 멈춘 내 서재 목록에도 분명 들어 있는 책. 개정증보판에 끌려 읽게 됐는데 정작 내용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독서 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때 이전에 구매한 책이라 흔적이 없고, 기억도 없다. 그냥 읽어본 적 없는 것으로 하고 새롭게 읽는다. 읽다 보면 기억이 나지 않을까?(기억나지 않았다)


  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부터였다. 타고난 문장력도 없고, 뭐든 책으로 배우려 하는 성향이라 논리학과 수사학 관련 서적에는 꾸준히 관심을 둔다. 이 책이 10년 넘게 꾸준히 사랑을 받은 이유가 나 같은 사람들이 꽤 많기 때문에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다.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이들의 논리학 방법들을 다루는데 현존했던 인물들과 유명한 소설 속 인물이 한 명 포함되어 있다.


  시작은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인 '소크라테스'의 수사학과 예증법을 다룬다. '소크라테스의 광고 전략'이라는 제목이 흥미롭다. 예증법을 보니 4대 성인들은 대부분 예증법을 잘 활용했던 것 같다. 경전들에 예증법이 가득 찼다는 것은 그것을 증명한다. '아홉 개의 복잡한 설명 보다 한 개의 적절한 예가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지는 셈'(p.36)이라는 말에 동의를 한다. 이 책 외에도 많은 책들이 자신의 이론을 전달할 때 예화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주제와 적합한 예를 선정하는 요령으로 '수용 가능성', '연관성', '반론 가능성'을 다룬다. 모든 예는 수용 가능해야 하고, 예와 주장 사이에 면밀한 연관성이 있어야 하며 반론의 여지가 적어야 한다. 성현들의 가르침들이 '이 세 가지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p.45) 하고 있기에 설득력을 갖게 된 것이라 한다.


  '소크라테스' 다음에는 '플라톤'을 지나 '아리스토텔레스'로 갈 거라 예상했으나 '셰익스피어'로 이어진다. 이 파트에서는 '삼단논법의 세 가지 변형'을 다룬다. 말로만 듣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가 연설로 시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렸는지 알 수 있다. 그 연설문의 수사법을 다루며 쓰인 수사법이 현대 광고에서 어떻게 활용이 되었는지도 볼 수 있다. 안토니우스가 브루투스가 사용하지 않은 반어법과 예증법으로 대중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 포인트다.


  결국에는 얼마 전 읽은 『아리스토텔레스 수사학』의 '생략삼단논법'으로 이어진다. 고전의 내용으로 접할 때보다 현대적으로 설명된 것이 이해하기 더 쉽게 설명을 해준다. 이후 '대증식', '연쇄삼단논법'으로 '삼단논법의 세 가지 변형'을 다루며 그 구조와 예로 독자의 이해를 돕니다. 이번 파트에서 종종 언급되는 롤랑 바르트의 「옛날의 수사학」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며 다음 파트로 넘어간다.


  파트 3는 앞서 이미 등장한 아리스토텔레스와 관련된 내용으로 '배열법과 yes-but 논법'을 다룬다. 기본적인 논설문의 배열법에서 확장시켜 아리스토텔레스의 배열법과 그에 반론부를 더한 5단 배열법까지 다룬다. 문장의 도식화가 나오는데 이상하게 난 그게 더 어렵게 다가왔다.


  '귀납법과 과학의 수사학', '가추법과 가설연역법', '연역법과 자연언어', '설득의 심리학과 의사결정의 논리학', '논쟁에서 이기는 대화법', '이치 논리와 퍼지논리', '진리론'을 각각 다룬다. 각 파트마다 대표하는 철학자들을 내세우는데 가추법에서는 셜록 홈스가 활약을 한다.


  책을 읽으며 논리학이 흥미로우면서도 지루한 부분들도 만나게 된다.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을 주려 어렵지 않게 쓰인 내용이나 그래도 자주 접하는 내용은 아니라 지루하게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논리학이기에 각 파트가 끝나는 곳에 한 페이지 분량의('쇼펜하우어의 뻔뻔한 토론 전략' 제외) '논리학 길잡이'가 있어 독서 후 논리학 개념 공부와 해당 파트의 내용을 되새길 때 유용할 것 같다.


  읽은 지 오래된 책이고 개정 증보판이라 그런지 더더욱 새롭게 느껴지는 내용의 책이었다. 더도 말고 이 책만 제대로 공부해도 실생활에 필요한 논리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논리학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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