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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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MBC <느낌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때 선정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했던 때로 기억한다. 그 후 이 책과 같은 작가정신에서 나온 콩트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을 읽었다.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보다는 산문집을 더 읽었다. 군대에서 신앙을 갖게 된 후였기에 같은 신앙을 가진 선생님의 신앙 산문집은 손이 갔고, 주보에서도 만난 기억이 난다. 


  선생님의 글들은 편안하고 진솔하게 다가왔다. 그랬기 때문에 선생님의 다른 작품들을 다 읽지는 못해도 '작가의 말'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은 '소설을 다 쓴 뒤에 쓰는 것'이라 정이현 작가도 말한다. 그동안 내가 접하지 못했던 박완서 선생님의 책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내용이다. 작가가 자신이 쓴 책의 서문과 발문, 초판과 개정판 등에 쓰인 '작가의 말'을 모아보는 것도 참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 여겨진다.


  진솔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글들을 보며 모르고 있던 작가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1986년 『꽃을 찾아서』의 발문을 보고 그동안 내가 모르고 지냈던 '창작과 비평사'의 안타까운 현실도 만나게 된다. 바로 뒷장에 10년 후 쓴 제2판의 서문도 읽을 수 있어 당시의 시대상을 이제는 충분히 공감할 나이라 감회가 남다르다. 


  분명 읽어봤을 내용이지만 기억은 가물거리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2002년 재판 서문. 다른 곳은 낯설지만 마지막 부분은 기억이 나는 게 신기하다. 책을 읽은 후 복학해 아동문학 시간 학교 뒷산에 올라가 어떤 식물이 '싱아'인지 교수님께 배웠던 기억도(싱아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이미 다 잊었지만) 떠오른다.


  졸업 후 소설은 잘 읽지 않았다. 가끔가다 읽는 정도이고, 고전을 주로 읽는 편이다. 이번 책을 읽으며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들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특히, 처녀작인 나목에 대한 강하게 끌렸다. 또 내 신앙생활과 연계성이 보이는 제목의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작가의 말'을 이렇게 몰아서 읽어본 적은 처음이다. 한 작가가 자신의 책에 남긴 글이 가진 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대가의 글이기에 더 강하게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남다르게 다가올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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