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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지금 시작해 - 일 년 후 달라진 나를 만나고 싶다면
왕심린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평점 :
중국어는 어렵다 어렵다 해서 손을 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내게 커피를 배운 중국인 동생도 있지만 따로 중국어를 배울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무협영화를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왜 한 번도 도전할 생각도 안 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만족스러운 무협영화가 줄어드는 시기 나이도 들었지만 뭐 필요하겠냐며 지나친 중국어.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들을 자주 만나고 함께 요트 조종을 하는 스키퍼 분께서 같이 배우자고 하셨을 때에도 마음의 여지가 없었다. 내 공부의 시작은 일단 책이었기에 끌리는 책을 만나 접점을 만드는 게 필요했다.
올해 운항에 중국인 관광객이 작년처럼 오게 된다면 어느 정도 기본 회화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뭐 따로 더 주는 것은 없겠으나 안전사항 전달을 위해 필요함을 느낀다).
이 책은 그런 접점을 만들어줄 것 같았다. 내가 중국어를 배우려고 잠시 마음을 먹었던 시절이 홍콩 무협영화를 보면서였기에 드라마를 보며 배우는 방법에 끌렸다. 일본어를 잘 하는 조카들을 봐도 애니메이션을 통해 배웠는데(난 애들에 비해서 너무 일본 애니메이션을 공중파 TV로 접해 늦게 접했다.) 꽤 잘 하는 걸 보니 이참에 드라마를 통해 도전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책을 만났다.
앞부분만 보면 중국어는 어디에 나오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처음 인트로에 성모와 운모는 영어 알파벳으로 나오는데 어렵다는 중국어 정조가 맛보기로 보인다. 영어 알파벳 때문에 마치 영어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나뿐인지도 모르겠다.
파트 1은 저자의 한국어 분투기로 어떻게 한국어를 접하고 공부했는지가 나온다. 중국어를 배우는데 이건 왜? 인가 싶었는데 본인의 한국어 공부법으로 한국인들에게 중국어 공부법을 전수하기 위한 사전 준비였다. 7번 보기 드라마 학습법(과거 영어도 드라마로 배운 이들이 많다고 하는데 비슷한지 정확이는 모르겠다)을 설명하고 그에 맞춰 '중국어 공부하기 좋은 드라마 추천'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공부할 때 어떤 애니를 택하느냐에 따라서 격이 떨어지는 언어를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데 무협 쪽은 사극이니 아무래도 현대극 위주의 추천이 보인다. 각 드라마가 어떤 상황 때문에 뽑혔는지도 간단히 적고 있으니 참고를 하면 좋겠다(무협 드라마는 없는 건가...).
자신이 어떻게 한국어를 공부해 토픽(TOPIK) 6급을 취득했는지를 알린 후 자신의 평범성을 알린다. 뛰어난 이가 아니고 공부에 흥미도 없었던 이의 공부 분투기?랄까? 그 후 유학과 비정상회담에 출연까지의 일들이 담겨있다(공교롭게도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저자를 책으로 처음 알게 됐다).
파트 2는 본격적인 중국어 공부다. 챕터 1 인사에서부터 챕터 12 SNS 중국어까지 다룬다. 드라마만 보는 것으로 시작하기에는 아무것도 없을 독자에게 120개의 핵심 표현은 기초를 깔아주는 내용 같았다. 전반적인 표현의 설명은 물론 하단에 저자의 사진과 함께 말풍선에 있는 추가적인 설명이 현지인들이 쓰는 표현에 더 가까워지기 위한 이해에 도움을 준다.
역시나 쉽게 접근하려다 조금 보니 어려워지는 중국어. 그래도 첫 발을 뗀다. 그것으로 이 책과의 만남은 의미가 있다.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얼마나 늘지 모르겠으나 저자의 추천 공부법을 하루 1시간이라도 실천에 옮겨야겠다. 조급하기보다는 서서히 익혀나가 일 년 후 달라진 나를 만나길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