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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 -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
다미 샤르프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월
평점 :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삶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트라우마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발달 트라우마'와 '쇼크 트라우마' 내가 알았던 트라우마의 단면은 '쇼크 트라우마' 정도였는데 영향을 더 끼치는 것은 '발달 트라우마'라는 것을 책을 읽으며 감이 왔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과거의 상처. 어쩌면 내 현재가 잘 풀리지 않는 게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몸에 밴 상처에서 벗어나는 치유의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끌린 것도 그런 이유가 있었다.
태아 시기 또한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은 그동안 생각하지도 못했던 내용이다. 원치 않는 출생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전 대통령 중 유명한 이가 임신됐을 때의 일화를 들은 게 기억난다. 그에게도 이러한 트라우마가 인생에 영향을 주었던 것이었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다.
아기 침대에서 떨어진 일과 연관되는 내용으로는 부모님께 듣기로 어린 시절 누군가 안아주다 나를 떨어뜨렸다는 얘기와 연계가 된다. 어릴 때는 계단을 내려오는 것도 정말 무서워했고, 지금도 높고 위험한 곳에서 인증을 하겠다고 하지는 않는 편이다. 안전이 보장된 곳이나 기구에는 몸을 맡기나 위험하다 생각이 되는 높은 곳을 거부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쁜 경험 하나가 좋은 경험 아흔아홉 개를 덮어버린다는 내용은 안 좋은 기억이 얼마나 강력한지에 대해 공감을 하게 한다. 내가 참고 견디어 내는 것이 다 내게 좋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그로 인해 오히려 내게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은 현재의 생활에도 영향을 준 일들을 떠올리게 한다.
책을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이 끌렸던 이유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에 몸이 반응했던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이제는 그냥 넘어가기 보다 제대로 알고 상처 난 곳의 치료가 절실했던 게 아닌가 싶다.
유독 잘 풀리지 않는 현실에 어린 시절의 기억이 얼마나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기억하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한 트라우마가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책을 읽지 않았다면 또 그냥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알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 같다.
트라우마라는 말을 남 얘기처럼 말했는데 내가 트라우마 투성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본인도 모르게 생긴 트라우마를 알아보고 문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