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노승영.박산호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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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들이 없었다면 해외 고전과 관심이 가는 책들을 읽기 어려웠을 것이다. 에어비앤비 트립을 하면서도 간단한 대화 말고는 번역기를 통해 소통을 하는 내게는... 번역가들의 일상을 담은 책이라 궁금증이 갔다. 내세울 만큼 잘하는 외국어 능력도 없는 내가 꾸준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것도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아니다 싶은 번역을 만날 때는 원서를 읽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노력보다는 번역서를 읽는 게 아직까지는 편하다.
  제목이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이기에 '모모'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번역가의 글인가 싶었으나 두 번역가의 삶이라 그리 썼음을 알았다. 글을 읽으며 번역 일을 하는 지인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 누나가 왜 그리 열심히 운동을 하려 했었는지도 이해가 됐고, 번역은 아니더라도 다른 이들의 글에 개입해 윤문하는 어려움은 알기에 얼마나 집중하도 고된 노동인지 공감할 수 있었다.
  번역료와 관련한 에피소드에서는 프리랜서로 일할 때의 급여 문제와 비슷한 상황에 공감을 하게 된다. 입금을 해달라며 아쉬운 소리를 해야 했던 맘 졸이던 시간을 경험했기에 이해하기 더 수월했다. 지금도 며칠 전 있었던 아르바이트 비용이 언제 들어올지 기다리고 있기에 공감대가 더 높아졌는지도 모르겠다.
  3부에 들어서며 번역가들의 번역 에피소드는 흥미로웠다. 잘 모르는 분야이고 관심을 갖지 않던 분야라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서평 블로거를 하며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출판사 편집자들과의 만남 때 간혹 제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는데 그런 내용과 비슷한 상황이 있어 흥미롭게 읽혔다.
  번역가들의 인간관계에 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어찌 보면 그들도 출판계 종사자들이라 낯설지 환경임은 책에 비치는 모습들에서 볼 수 있었고, SNS가 많은 것을 변화시켰음도 알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는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두 번역가의 조언들이 담겨 있다.
  번역가들의 일상에 대한 궁금증에 책을 읽었다. 그들도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임을 잘 알 수 있었다. 다만 하는 일이 다를 뿐 지금의 시대 보이지 않은 곳에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책을 읽다 커피 관련 번역서의 오류를 지적한 기억이 났다. 그 당시 '생두'가 들어갈 자리에 '원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음에 꽤 열을 냈다. 차라리 '커피'로 통용했다면 이해를 했을 텐데... 후반부에 '생두'가 나왔기에 더더욱 불만이 있어 커피 업계 종사자로 해당 출판사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편집자에게 돌아온 답은 bean 자체가 원두로도 번역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뭐 통용이야 되겠지만 문맥상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생두였고, 넓게 봐도 커피였다는 점은 지울 수가 없었다. 작지 않은 출판사였기에 업계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으면 더 괜찮은 번역이 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는다.
  이 책은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이나 번역서를 잘 읽고 있는 독자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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