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와 꿀벌 -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
제프 멀건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대결구도에서 자본주의의 승리는 확실하다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이는 빈부의 격차와 경제적 문제의 모습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다. 자본주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혼란스러운 것인가 하는 생각에 '약탈과 창조'라는 자본주의의 두 얼굴을 다룬 책 '메뚜기와 꿀벌'을 읽게 됐다.
  책의 첫인상은 두께에서 부담감을 준다. 미주를 빼더라도 450여 페이지니 부담이 되는 분량이다. 표지 디자인과 편집은 얼마 전 읽은 같은 출판사의 '팀 하포드의 경제학 팟캐스트'가 떠오른다. 제목을 보며 부제의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에서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메뚜기 떼'를 연상하면 떠오르는 '약탈', 벌집의 탄탄한 구조와 꿀벌의 성실함은 '창조'가 떠오르게 된다.
  책을 읽으며 자본주의의 개념을 책에서 잘 표현한 부분은 이 부분이 아닌가 싶다.

 

자본주의의 뿌리에는 하나의 개념, 하나의 상상, 세계를 보는 하나의 방식이 놓여 있다. 그 개념은, 오로지 가치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교환 가능한, 가치의 표현들'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p.63~64)

 

  가치의 성장을 추구하지만 그 성장의 방식에서 메뚜기 전략을 선택하느냐, 꿀벌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꿀벌 전략이 바람직하다 생각하나 현실은 메뚜기 전략을 선호하는 것 같다는 생각한다. 과거 내 경우도 결국 그런 전략의 한 부분이 되어 돌아갔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알고 있으나 행하기 어려운 것 자본주의의 욕망에 흔들리는 모습, 아니 자본주의의 어두운 내면이 드러나는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본문에서 그러한 모습을 비유로 얘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옛날에 한 제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 안에는 곰이 두 마리 있는데, 한 마리는 잔인하고 호전적이고 폭력적으로 다른 동물을 사냥하는 곰이고 다른 한 마리는 공감을 잘하고 남을 잘 돌보는 곰이다. 어린 소년이 물었다. 두 마리 중 어느 쪽이 이기게 될까요? 제사장이 대답했다. 내가 먹을 것을 주면서 키우는 쪽이 이기겠지.(p.429)

 

  우리는 과연 어느 곰에게 먹을 것을 주며 키우고 있을까? 최근 지인과 시작한 일이 잘 되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연계한 업체는 호전적인 곰을 키우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재주넘는 친근한 곰이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상하게도 현실에서 마주하는 자본주의의 두 얼굴 중 약탈적인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며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 잘 활용하면 서로에게 득이 될 수 있는 것들까지도 일방적인 약탈을 찾는 이들의 모습은 안타깝다. 저자도 메뚜기보다는 꿀벌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자본가와 투자자들이 생산자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가 된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지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 서로 윈윈하며 창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책을 읽으며 약탈을 경계를 하고 반성을 하며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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