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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를 삼킨 사물들 - 보이지 않는 것에 닿는 사물의 철학
함돈균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3월
평점 :
우리는 수많은 사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사물은 큰 의미없이 우리 삶 속에서 침묵?하며 흘러간다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주변에서 쉽게 만나는 사물들을 다시 바라본다. 별로 생각하지 않고 넘어갈 일상의 사물들에서 발견하는 철학적인 생각들을 이 책은 담고 있다.
초반부에서는 '고궁' #oldpalace 에 대한 내용에 시선이 갔다. 책은 읽어보지 않았으나 E. H. 카의 유명한 명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에 대해 생각을 하니 궁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해봤었나 싶기도 하다. '과거'라는 외형을 띤 '공원'이라는 말이 쿡 질리들 와닿는 것은 그 이상의 것으로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만년필'이 영어로 #fountainpen 이라는 사실을 책을 읽으며 처음 알아 부끄러웠다. 그것 보다도 생각하지 않던 '찌르는 방패'에 대한 저자의 생각 '만년필로 쓰는 글은 찌르되 동시에 해치지는 않는 것, 그러므로 표면의 날카로운 논리가 궁극적으로는 생명의 가치를 보호하는 방패가 되기 위한 정신의 운동이라는 사실, 바로 그것을 암시하고 있는 듯'(p.86)에 대해 떠올리며 앞으로 만년필을 사용할 때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중반부를 넘어 만나는 스쿨버스 #schoolbus 는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접하게 된다. '도로 위의 메시아'라고 하기에 비약이 너무 크지 않은가? 했으나 내용을 읽다보니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물이었다. 그리고 하반부로 다가가며 만나게 되는 책 #book '이상한 나라의 아날로그'라는 수식도 흥미롭다. 왜 '이상한 나라의'인지는 대충 예상을 했으나 글로 다시 확인한다.
책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물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익숙함은 별 생각없이 대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익숙함 속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글로 표현한다. '낯설게 하기'란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유에 대해 괜찮은 책을 택했다.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았던 사물들이 정체된 내 생각에 파문을 일으키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