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 Schutzstaffel. ‘슈츠슈타펠’이라 부른다. 독일 나치당의 준군사 조직이다. 히틀러의 개인 경호대로 창설되었고 경찰 업무와 유대인 학살을 맡았다.

다름 아닌 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 시가지에 과잉 집중한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다. 추축군 부대는 남북으로 포진해 있으나 비교적 취약한 루마니아군이 주축이다. 이 부대를 두 패로 갈라진 아군이 들이받아 남북을 동시에 돌파한 다음, 스탈린그라드를 우회해 서쪽으로 진군한 뒤 그 배후인 칼라치에서 남북 방향으로 다시 합류한다.

이름하여 천왕성 작전. 자국령에서 적에 포위된 도시를 적과 함께 다시 ‘역포위’하는, 전대미문의 반격 작전이었다. 만약 이 작전에 성공하면 스탈린그라드 구출을 결정지을 뿐 아니라, 그곳에 집중된 60만 명의 독일 제6군 중 남아 있는 수십만 명의 철수를 저지해 그들을 독 안에 든 쥐로 만들 수 있다.

병사를 폭력으로 통제하는 것은 소련군에 물든 악습이지만 미하일은 그에 물들지 않았다. 부하와 숙식을 함께하며 우정을 키우고, 죽은 마을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나누고, 사는 것도 죽는 것도 같다는 무상함을 공유하고, 우정을 식량으로 삼아 맹렬하게 연습했다.

"그게 주코프 상급대장의 천재적인 점이지. 작전이란 건, 단순히 생각해 내는 것이 다가 아니야. 준비와 동원이 받쳐줘야 비로소 완성이지. 그걸 해낸 거야."

스탈린그라드와 캅카스 방면에 대공세가 개시되고 한 달 후인 1942년 7월 28일, 국방인민위원부로부터 극단적으로 명료한 명령이 소련 전군에 하달되었다.

한 발짝도 물러서지 마라!Ни шагу наза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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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페인에서 프랑코와 나치 파시스트 40명을 사살했지만 결국 놈들에게 졌다. 적을 죽인 것은 전혀 후회하지 않지만, 지금도 처음으로 죽인 인간의 얼굴을 잊지 못해. 인간이라면 잊어서도 안 되겠지.

"그러나 죽음을 택하려고 하지 마라, 이리나. 그건 자네 인생에 대한 배신이야."

"죽기 위해 전장에 갈 생각은 없습니다, 동지."

"제가 아는 누군가가…… 자신이 무엇을 경험했는지, 자신이 왜 싸웠는지, 자신이 도대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했는지를…… 소련 인민을 고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변호하기 위해서도 아니라, 그저 전달하기 위해서 말할 수 있다면…… 그때 제 전쟁은 끝납니다."

한곳에 머무르지 마라! 네가 쏜 적병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상대를 무시하지 마라! 너만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지, 진정해. 인간은 태생으로 가치가 정해지는 게 아니잖아."

"이, 있잖아, 귀족이라지만 조상이 데카브리스트의 난*에 참가했다가 유배된 유서 깊은 혁명파 가문이고, 혁명전쟁 때도 붉은 군대에 협력했어. 아버지는 혁명 후에도 소련의 공무원으로 일했고. ……뭐, 나한테 이런 이름을 지어준 엄마는 프랑스인 가정교사랑 같이 망명해 버렸지만."

* 1825년 12월, 나폴레옹의 침공을 격퇴한 알렉산드르 1세가 사망한 뒤 니콜라이 1세에게 충성하기를 거부한 청년들이 입헌군주제 시행과 농노제 폐지, 전근대적인 러시아의 전면 계획을 요구하며 일으킨 봉기. 그러나 실패로 끝났다.

파시스트 독일은 여성을 부엌에 밀어 넣고, 미국 여성은 치어리더가 되었어. 그러나 우리 소련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나라임을 인정한 거야. 기회만 있으면 영웅도 되고 장군도 될 수 있어. 나는 그걸 실현해 보일 거야.

지킬 수 없었던 엄마. 앞으로는 다른 누군가의 엄마를 구하고 싶다. 능욕당하고 살해당하는 딸들이 더는 없도록 딸들을 지키고 싶다.

"전면 전쟁이 한창인 이때, 저격병이 유용하게 쓰이는 판국은 어디나 지옥이다. 거기에 갈 각오가 없는 자는 이름을 대라." 전원 침묵으로 대답했다. 지옥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너도 사냥꾼이었으니까 기억하지? 사격하는 그 순간에 도달하는 경지. 내면이 한없이 무無에 가까워지고 끝없는 진공 속에 나만 있는 기분. 그리고 사냥감을 쏘는 순간의 기분. 거기에서 평소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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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병사는 언제 어느 때든 ‘프리츠’*라고 부를 것.

* 독일군을 비하하기 위해 연합군이 사용하던 은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사용한 독특한 형태의 철모를 말하며, 독일 남자들 사이에 많은 이름 ‘프리드리히’에서 유래했다.

마찬가지로 적의 저격병은 ‘쿠쿠’라고 부를 것.

이리나는 샤를로타를 소련에서 가장 크게 만들어진 노동 영웅에 빗대 ‘우리 학교의 스타하노프’*라고 불렀는데, 샤를로타는 노골적으로 비꼬는 줄도 모르고 좋아했다.

* 광부 출신의 노동 영웅 알렉세이 스타하노프는 스탈린이 표방한 ‘새로운 인민’의 표상이 된 프로파간다의 상징적 인물이다.

이리나의 말에 따르면 "침략자를 무찌르자"나 "파시스트를 제거하자" 같은 동기는 중요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점에 해당하는 동기다. 전장에 나갈 때까지 개인의 마음속에 품어두라고 했다.

"실제로 전장에 나아가 적을 쏠 때, 너희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아무것도 떠올리지 마. ……생각하지 않겠다는 생각도 안 돼. 그저 단순히 기술에 몸을 맡기고, 그 무엇도 느끼지 말고 적을 쏴라. 그런 다음에 기점으로 다시 돌아와라. 침략자를 무찌르고 파시스트를 제거하기 위해 싸운다는 그 의식으로."

"소비에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아니? 몇 번이나 기근에 시달렸는데도 식량을 끝없이 빼앗겨서 수백만 명이나 죽었어. 고작 20년 전 일이야. 그 결과 우크라이나 민족주의가 대두하니까,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어를 러시아어에 편입하려고 했어. 소련에게 우크라이나가 어떤 의미인지 아니? 그저 약탈할 농지일 뿐이야."

"그래. 내가 하고 싶은 게 그 말이었어. 우리는 진실을 말하면 죽는 나라에서 살고 있어. 얘, 세라피마. 지금 내가 한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말할 거니?"

"콜호스는 해체되지 않았어. 독일인은 슬라브 민족을 노예로 삼으려고 콜호스를 유지하고 우크라이나의 지배자가 됐어. 무슨 의미인지 알겠니, 세라피마? 콜호스는 우크라이나인을 노예로 삼는 수단이야. 독일에도, 소련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전부 노예로 삼으려는 독일이 지배하게 된다면 우크라이나는 여전히 노예일 뿐이야. ‘나치와 함께 소련을 쓰러뜨린다’는 건 불가능해. 하지만 ‘소련과 함께 나치를 타도한다’는 건 가능하지. 붉은 군대에 속해 우크라이나를 승리로 이끌고 카자크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어. 소련의 일부로 있는 한, 그 안에서 우크라이나는 강대해져. 독일과 소련은 이념이 달라. 소련이 자화자찬하는 한 소비에트 우크라이나를 부정하지 못해. 그 안에서 카자크는 다시 영광을 되찾는 거야."

고향 이바노프스카야의 사람들은 독일군의 손에 몰살당했고, 붉은 군대의 손에 모든 것이 불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부터가 나치 저격수와 이리나를 죽임으로써 그 원수를 갚을 생각이었다.

"나는 프리츠를 쓰러뜨리고 엄마의 원수를 갚으면, 마지막으로 이리나를 죽일 거야."

일부러 있는 그대로 말했다. 그러지 않으면 올가의 신뢰를 얻지 못할 테니까.

경기가 아니므로 딱히 점수가 발표되진 않았으나, 각자가 지닌 기량의 차이가 저절로 드러났다. 특출한 아야, 맹추격하는 샤를로타, 세라피마와 야나가 조금 뒤처져 그 뒤를 쫓고, 올가는 중간 정도 성적. 다른 생도들은 간신히 따라오는 게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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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 연대기
라시드 앗 딘 지음, 김호동 옮김 / 사계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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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제국연대기, 고려무사의 후예로서 이책을 읽어야만 하는가 의문을 가져보지만 알아야 이긴다. 재미있게 읽어보자. 우리는 북에서 내려왔다. 시베리아, 바이칼.

펀딩 100자평 쓰니 ˝읽었어요˝가 되네ㅠ
읽지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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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전쟁에는 보편성과 고유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존재합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에 쓴 이 작품을 읽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과연 전쟁은 인간에게 무엇을 초래하는가?’라는 보편적인 질문을 머금도록 하고 그로 인해 현실의 전쟁을 새로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 또한 작품의 의의가 될 수 있겠다고 저자로서 생각합니다.

과거에 벌어진 전쟁의 실정을 되묻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현대를 재검토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이는 단순히 러시아에서 벌어진 과거와 현재의 전쟁에 관해 고찰하는 것을 넘어 우리에게 보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이 작품에서 보이는 패권주의와 ‘국가가 공인한 멸시’는 당시 세계를 파국적인 비극으로 몰고 간 사상이자 앞으로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 되는 논리입니다.

할아버지가 오래전 제게 들려준 전쟁 체험 중 특히 인상적인 말씀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조선 사람들이 당당히 가슴을 펴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시대가 바뀌었음을 실감했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한국의 문학, 드라마, 아이돌 등 다양한 문화가 일본에서 친근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앞서 언급했듯이 그러한 문화, 특히 한국 영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제국주의의 종언에 시작점을 둔 ‘전후 일본’이 계속 이어지고 한국과의 문화 교류가 끊이지 않고 지속되기를, 또한 제 작품이 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않습니다.

1940년 5월
장작 패는 소리가 봄의 도래를 알리는 새벽종처럼 작은 마을에 울려 퍼졌다.

"세라피마 언니, 꼭 해치워야 해. 오빠가 그랬어. 사슴이 밭을 망쳐서 콜호스*에 작물을 내놓지 못하면 우리 마을이 다른 데랑 합쳐져서 이사하게 될지도 모른대."

* 소련의 집단 농장. 생산수단을 공유하고 공동노동으로 생산하며 소속원 각자의 노동량에 따라 수익을 분배하는 소련의 농업경영 형태.

"양쪽 다 훌륭하네. 역시 장차 마을을 짊어질 부부라니까."
"우린 그런 사이 아니에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마을 사람들은 모두 장래에 미하일과 세라피마가 결혼하리라고 굳게 믿었다. 당사자인 두 사람은 입맞춤은커녕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그런 분위기를 느끼곤 했다.

미하일이 다시금 진지하게 부정하려는데, 세라피마의 가슴 높이에서 엘레나가 말했다.

"그런데 곰만 걱정되는 게 아니야. ‘식인마 키라’도 나올지 모르잖아!"

가족처럼 잘 알고 친근한 사람들. 사랑해 마지않는 익숙한 마을. 이바노프스카야 마을.
이곳에서는 그 전부가 내려다보인다.
여기에 있으면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광경이 좋다.
이런 날이 분명 영원토록 이어지리라.
열여섯 살 소녀 세라피마 마르코브나 아르스카야는 그렇게 믿었다.

겨울 밤하늘에 보름달이 휘영청 반짝이며 별들이 내뿜는 빛을 집어삼키는 것처럼, 잡념이 깨끗하게 사라진 내면을 ‘노려라’라는 유일무이한 의지가 완고하게 가로질렀다. 이윽고 그 의지 또한 사라져 한없는 무념무상의 경지에 도달한 순간, 소녀는 호흡까지도 지배하여 호흡 때문에 생기던 총신의 떨림을 진정시켰다. 이제 방아쇠를 조용히 당기기만 하면 되는 바로 그때.

다시 잡념을 지워버리기 위해 세라피마는 상당한 노력을 쏟아야 했다.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그저 언제나 그래왔듯이 마음을 예리하게 벼렸다.

"카추샤*를 작게 부르던데? 놀랐어. 매번 그렇게 집중하면서."

* 1938년에 작곡된 러시아의 대중가요. 독소전쟁 동안 소련 인민들이 애창했고 붉은 군대에서는 군가처럼 불렀다.

"응. 그런데 얼마 전에 시내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만난 마트베이 신부님이 그러셨어. 모스크바에 가도 공산당의 꼭두각시는 되지 말라고, 스탈린은 무자비한 독재자여서 조금만 비판해도 바로 처형한다고. 죽인 사람이 수십만 명이나 된대."

독소전쟁이 시작된 뒤로 선생님은 입지에 불안감을 느꼈는지, 무슨 일만 있으면 학생들에게 소련의 대독 전쟁은 자기 방위인 동시에 독일 인민을 압정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성전聖戰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세라피마가 대학 진학을 결정하자 "혹시 모스크바에 가서 자기 이야기가 나오면, 프리드리히 선생은 모국의 해방을 위해 언제든 나치·파시스트와 싸울 각오를 했다"고 전해주지 않겠느냐며 진지한 표정으로 부탁했다.

* 疏開. 공습이나 화재 따위에 대비하여 한곳에 집중된 주민이나 시설물을 분산하는 것.

* NKVD. 소련 내무인민위원부. 1934년부터 1946년까지 존재했던 치안기관이다.

적을 죽이겠다. 그 말 한마디로 자신의 슬픔이 뭉치는 것을 느꼈다. 독일 병사를 죽이고, 그 예거라는 남자를 죽이고, 그리고 나와 엄마의 시신을 모욕한 이리나를 죽이겠다.

슬픔이 분노로, 나아가 적의로 바뀌었다.

"그래도 『프라우다』†에는 적군을 기세 좋게 밀어붙였다고 적혀 있던데요."

† 소비에트연방의 기관지. 의미는 ‘진리’이다.

"하나도 걱정할 필요 없어. 모두 같은 편이니까. 물론 샤를로타도 같은 편이야. 여기에서 너는 전혀 유별나지 않아. 안심해도 돼, 세라피마. 여기에 왔으니 너는 이제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본래 튀르크인이나 타타르인에서 기원한 카자크는 광대한 러시아령에 흩어져 사는 무장한 유목민이었다. 후기 제정러시아에서는 오로지 제국만을 섬기는 군사 집단으로 여겨졌기에 카자크의 촌락이나 행정구역이 군관구나 군단으로 편성되면서 특수한 사회적 지위를 지녔다.

1918년부터 1920년까지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의 연합군이 소비에트 정권의 확립을 막기 위해 반혁명군을 지원한 전쟁. 결국 실패로 끝났다.

대소간섭전쟁
1918년부터 1920년까지 미국·영국·프랑스·일본 등의 연합군이 소비에트 정권의 확립을 막기 위해 반혁명군을 지원한 전쟁. 결국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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