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사무라이
에드워드 즈윅 감독, 톰 크루즈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사무라이 카츠모토와 캡틴 알그렌의 대화

1. 자넨 죽을 필요 없어
난 이미 여러 번 죽었어
덤으로 사는 거다?
그래

2. 자넨 때가 안됐어
아직 안 끝났어

3. 우리의 대화, 그리울 거야
완벽하군, 벚꽃송이들이 완벽해....

4. 그가 평화를 찾았다고 믿고 싶다.
모두가 원하지만
찾기는 어려운.

사무라이들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죽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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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이 한 명도 없는데 팀장이라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하죠.”
“팀원이 없기는. 당신과 내가 한 팀이잖아.”
“그러면 제가 이 팀에서 팀장이니까 제가 사장님을 지휘하는 입장인가요?”
“그렇다면 그렇지. 하지만, 회사의 경영권은 내가 갖고 있으니까, 이 팀 자체를 내가 지휘하는 입장인 것이고.”
규동이 인선에게 뭐라고 한마디 더 따지려고 했으나 그보다 먼저 인선이 말을 이어갔다.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 | 곽재식

“하여튼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뭐냐면, 그 사람이 참나무 때문에 그날 죽는다는 예언을 오히려 몰랐다면 그냥 그날 하루를 평범하게 보냈을 것이고, 너무 답답하다고 문을 열어놓고 밖을 내다보지도 않았겠죠. 그러면 그렇게 죽지도 않았을 거거든요. 그 예언을 알았기 때문에, 괜히 그 예언에 조심한답시고 이 짓 저 짓 하다가 예언대로 되었다는 거죠.”

가장 무서운 예언 사건 | 곽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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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한규동이 조사 회사로 출근해보니 사무실은 어지럽기만 했다. 조금도 정돈되어 있지 않았다.

어지르는 사람은 있지만 치우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만약 저절로 사무실이 정돈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일이다.

"한 팀장, 무엇인가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한다는 데에 어떤 모순은 없는 걸까?"

"팀원이 한 명도 없는데 팀장이라고 하는 것도 좀 이상하죠."
"팀원이 없기는. 당신과 내가 한 팀이잖아."
"그러면 제가 이 팀에서 팀장이니까 제가 사장님을 지휘하는 입장인가요?"

"그렇다면 그렇지. 하지만, 회사의 경영권은 내가 갖고 있으니까, 이 팀 자체를 내가 지휘하는 입장인 것이고."
규동이 인선에게 뭐라고 한마디 더 따지려고 했으나 그보다 먼저 인선이 말을 이어갔다.

"하여튼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뭐냐면, 그 사람이 참나무 때문에 그날 죽는다는 예언을 오히려 몰랐다면 그냥 그날 하루를 평범하게 보냈을 것이고, 너무 답답하다고 문을 열어놓고 밖을 내다보지도 않았겠죠. 그러면 그렇게 죽지도 않았을 거거든요. 그 예언을 알았기 때문에, 괜히 그 예언에 조심한답시고 이 짓 저 짓 하다가 예언대로 되었다는 거죠."

봉준호 감독 같은 사람이 멀쩡하게 도로를 잘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툭 터지더니 사방으로 불을 뿜으며 산산조각이 나는 영화 장면을 찍으려고 한다면, 딱 이인선 사장의 차를 섭외해서 그 장면을 찍을 성싶었다.

"이 차는 그 장면을 위해 먼 옛날부터 있어왔다는 그런 느낌이 딱 왔어요."
그 장면을 촬영한 뒤에 봉준호 감독이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하는 장면까지 규동은 떠올릴 수 있었다.

"후삼국을 통일한 사람을 태조 왕건이라고 하지, 태조 왕건하고 같이 싸운 졸병들 이름들을 일일이 언급하지는 않으니까."
"야, 너는 태조 왕건이고 우리는 졸병이냐?"

0000번부터 차례대로 맞춰봤는데 다행히 번호가 9999번 같은 게 아니라 1313번이었어. 그래서 금방 열었지.

"오늘 탕수육 많이 먹고 싶었는데, 한 팀장하고 같이 가면 나눠 먹어야 되잖아."

"그러니까, 어느 수를 두는 게 좋은지는 모르지만, 두기 전에 그냥 다 해보고 제일 좋은 걸 둔다는 뜻이야. 그런 걸 브루트 포스 방법, 무작위 대입 방법이라고 하고."

"그게 그런 뜻인가? 나는 그냥 이제 정체를 들켰으니까 우리는 망했다, 뭐 그런 뜻으로 쓴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망했을 때 그런 말 많이들 하잖아요. ‘이제 끝장이다’ ‘다 끝났다’ 그런 말."

"내가 여러 번 설명해줬잖아. 플랫폼이나 차세대 이런 말은 사실 그렇게 의미가 있는 말이 아니라고."

"그러니까, 그런 말은 그냥 리듬감을 주기 위해서 붙여 넣는 말처럼 생각하면 된다니까. 왜 옛날 시에 보면, ‘오호라’라든가 ‘어즈버’ 이런 말이 감탄사로 중간에 나오잖아. 그런 거라니까. 차세대 플랫폼 기업이라면, 오호라 어즈버 기업, 뭐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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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책 위에 묘한 기운이서려 있소......."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플루치크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8가지 기본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기쁨, 공감,
기대라는 3가지 긍정적인 감정과, 슬픔, 분노, 혐오,
공포, 놀람이라는 5가지 부정적인 감정이 그것이죠.
후자 쪽이 더 발달한 까닭은 위험을 피해 살아남기위한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요. 호러라는 장르에는 죽음을 의사체험하게 함으로써 일상의 빛남을 거꾸로 조명하는 효과가 있다고.

1) 가슴을 두근거리게 함으로써 혈액순환 개선.
2) 그로 인해 흥분도가 증가하여 칼로리 소비.
3) 덕분에 자연스러운 다이어트가 추구된다고 할까.
4) 읽고 있으면 현재 생활의 불안감이 줄어듦.
5) 어지간한 실제적 공포에 면역력도 생깁니다.
6) 끝나면 ‘아아 이 무서운 걸 다 참아냈다‘는 성취감.

"에도 시대에 관해 공부할 때마다 부당한 사회 규범에서 벗어난 여성들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절감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연대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현실에서는 일이 ‘이렇게‘ 쉽게 진행되지 않지만 ‘이렇게‘ 되었으면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써내려갔습니다."

"사실 쓰는 동안에는 의식하지 않았어요. 한데 돌아보니, 예를 들어 「단단 인형」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만나서도 계속해서 곧은 마음을 지킨 ‘오빈‘과 같이 유연하고 강한 여성이 등장해있더군요. 시대상이 반영된 것이겠죠."

이렇게 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 9권을 마무리하며 세어보니 미야베 미유키 작가가 쓴 괴담은 모두40(부록 『면영커』 포함)편이네요. 그중에서 베스트라면 저는 (1) 기치장치 저택, 『피리술사』 (2) 식객히다루가미, 『삼커』 (3) 암수(구로스케), 『안주』 (4)주사위와 등에,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5) 구로타케 어신화 저택, 『눈물점』을 꼽겠습니다. 당신의 베스트가 무엇인지도 궁금한데 99번째 이야기에마침표가 찍히는 그날, 다함께 (어디까지나 비유적인 의미로) 머리를 맞대고 무엇이 제일 좋았는지 얘기해 보아요

2023년 2월부터 《주간 신조>에 연재를 시작하여이제 슬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미시마야 변조괴담시리즈 10권의 제목이 ‘고양이의 참배猫刻参)라는데. 궁금하네요. 다음 작품에서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떤 이야기꾼이 나타나 말을 걸어줄지. "당신이 지금 읽고 있는 책 위에 묘한 기운이 서려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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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와리尾張
현재의 아이치현 서부(나고야 부근)를 가리키는 옛 지명

간다묘진神田明神
도쿄 지요다구 소토칸다에 있는 신사의 이름

미시마야가 있는 방향으로는 발을 두고 잘 수 없다(남한테 입은 은혜를 잊지 않는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관용구)는 것이었다.

반야番屋
에도 시대에 소방, 자경단의 역할을 했던 파수꾼의 초소. 파수꾼은 지역 주민이 교대로 역할을 맡았다

오캇피키
에도 시대에 요리키·도신의 수하로, 범인의 수색, 체포 일을 하던 사람

"자재의 붓은 사용하는 당사자가 아니라 주위에 있는 사람의 생기를 빨아들입니다."

주위 사람들을 상처 입히고 피를 흘리게 만든다. 마지막에는 목숨까지 빼앗는다. 게다가 그 양상이 하나같이 참혹하다고 한다.

"에이쇼 선생님의 경우에는, 선생님이 붓을 쓰기 시작하고 며칠 후에 우선 부인께 난이 닥쳤습니다."

자재의 붓은 피를 좋아한다. 흠뻑, 듬뿍, 따뜻하고 짙은 피를.

"가진 재주를 살리며 살아가는 일이 그저 행복하기만 하진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물며 그것을 잃고, 가지고 있는 재주만으로 만족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는 처절한 혼의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겠지요."

"어떤 행동을 하든 거기에는 나름의 업이 따르게 마련이지요." 가게 주인이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술의 길을 걷는 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다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야부이리
고용살이 일꾼이 정월 또는 우란분의 16일 전후에 휴가를 얻어 고향집에 돌아가는 것

미시마야에서는 고용살이 일꾼들 각자에게 적당한 시기를 보아 평소의 노고를 치하하고 언제 어떤 형태로 다른 가게에 내보내도 부끄럽지 않은 행동거지를 가르치기 위해, 이렇게 놀러 나갈 때에 데리고 가는 풍습이 있다.

황매화
밥계란 노른자를 잘게 부숴 밥 위에 올려서 황매화와 같은 색깔을 낸 것

미소히토모지三十一文字
5·7·5·7·7의 다섯 구로 이루어진 짧은 시 단가(短歌)의 다른 이름. 총 31글자로 이루어져 있어 이렇게 불렀다

아마미소甘味噌
쌀누룩으로 만든 된장. 대두에 비해 쌀누룩을 넣는 비율이 많은 것이 특징으로 소금기가 적고 단맛이 난다

"어, 어어어어, 어어어어."

마구간에서 말을 달래는 소리를 내려던 게 아닌데, 나도 참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아무래도 혀가 돌아가지 않는다.

지치부기누秩父絹
사이타마현 지치부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무늬 없는 견직물. 옷이나 침구 등의 안감으로 쓰인다

견주絹紬
작잠사(柞蚕糸)로 짠 얇은 평직물. 담갈색을 띠며 절(節)이 있다. 이불, 양산, 옷 등에 사용된다

아사쿠사고몬浅草御門
에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문 중 하나. 간다가와(神田川) 강이 스미다가와(隅田川) 강으로 흘러드는 곳 앞에 위치하며, 아사쿠사데라(浅草寺)로 통해 있어 이렇게 불렸다. 주로 서민들이 많이 이용했다

비젠備前 도자기
오카야마 현 비젠 시 일대에서 12세기 경부터 만들어진 도기(陶器)의 소태(素胎)를 구워 단단하게 한 그릇. 대부분은 적갈색이며, 유약을 입히지 않고 구운 것이다

기나가시着流し
하카마나 하오리를 입지 않은 남성의 약식 복장 차림

혼유키지마本結城縞
이바라키현 유키(結城) 지방에서 나는 질긴 명주나 무명으로 짠 줄무늬 옷감

"저어, 가르쳐 주십시오. ‘펜헌 자세’라는 말은 ‘편한 자세’라는 뜻이 맞을까요?"

도미지로의 물음에 이야기꾼은 퐁 소리가 날 것처럼 입을 동그랗게 벌리더니 입 모양 그대로 "오오" 하고 말했다.

이야기꾼은 이번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부끄러운 듯이 목을 움츠리며 자신의 콧등을 가리켰다. "예. 제가 태어난 곳에서는 자신을 ‘이것’, 상대를 ‘저것’ ‘그것’이라고 합니다."

이야기꾼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를테면 "오늘 아침에는 어느 것이 이것과 함께 짐을 밀 테냐?"는 "오늘 아침에는 누가 나와 협력하여 짐을 옮길 테냐?"라는 뜻이다. 다만 짐수레나 손수레 등, 짐을 무언가에 실어 옮기는 경우에 그렇게 말하고, 들어서 옮기는 경우에는 ‘업는다’고 한다. 더더욱 흥미롭다.

쓰보야키壺焼き 고구마
단지 모양의 그릇에 넣어서 구운 고구마

후다이譜代
다이묘 가문의 격 중 하나. 세키가하라 전투 이전부터 도쿠가와 가문의 가신이었던 자 및 그 격식에 준하는 자

이세 참배
이세 신궁(伊勢神宮)에 참배를 가는 것. 이세 신궁은 미에현 이세시(市)에 있는 일본 왕실의 종묘로, 일본 신화의 시조신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고 있는 곳이다. 에도 시대에는 사람은 죽기 전에 한 번은 이세 신궁을 참배해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곤피라 참배
곤피라(金毘羅)는 가가와현에 있는 신사 고토히라구(金刀比羅宮)를 말한다. 곤피라 참배는 이세 신궁 참배 다음으로 에도 시대 서민들의 동경의 대상이었다

가와사키대사川崎大師
가와사키시 다이시마치에 있는 진언종 절. 헤이켄지(平間寺)라고도 불리며, 액막이 대사로 유명하다

에노시마 신사江島神社
가나가와현 에노시마에 있는 신사. 신사의 기록에 따르면 552년에 지어졌다고 하며, 변재천(弁才天)을 모시고 있다

오오쿠大奥
에도 성 중심의 일부로 쇼군의 부인과 첩실이 거처하던 곳

에도 번저藩邸
에도에 두었던 여러 번의 저택

유카타浴衣
여름철이나 목욕 후에 입는 면으로 된 홑옷

얏코
에도 시대에 아이가 머리를 기르기 시작할 때 좌우 귀 위의 머리카락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민 것

"그래도 바로 어제까지는 편안한 생활을 해 왔으니불평을 하면 벌 받겠지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려 해봤자 방법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고요."
어린아이치고는 최고로 훌륭한 분별이다.
"다만 아무리 이것이 멍청한 아이라도 나뭇가지에서 태어난 기노코라는 말은 거짓말 같아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내내 입을 닫고 있었다.

"아니, 이것의 잘못입니다. 이야기가 서툴렀어요.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로군요."

모모히키 
일본 전통 복식의하의로, 속옷으로도 입었다. 허리에서 발꿈치까지 약간 붙게 입는 바지로,허리는 끈으로 묶게 되어 있다

가쿠오비角帯
빳빳하고 폭이 좁은 남자용 허리띠

--누군가가 찾으러 오는 아이는 미아지.  몇 살이되어도, 몇 년이 지나도, 아무도 찾으러 와 주지 않는아이는 버려진 아이다.
"그래도 실망할 필요가 없단다. 센조 씨는 그렇게말했습니다."
--버려진 아이라면, 스스로 자신을  주우면 되는거야.

구미가시라組頭
에도 시대에 나누시(名主)를 보좌하여 마을의 사무를 처리하던 사람

하치만
다이진(八幡大神)을 말한다. 하치만 다이진은 오진 천황(應神天皇)을  비롯하여 히메가미(比売女),  진구 황후(神功皇后)의 신위를  가리키는데, 궁시(弓矢)의 수호신으로  무사들이  숭앙하는 신이었으며  일반에도 널리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횻토코
한쪽 눈이 작고 입이 삐죽 나온 우스꽝스러운 남자의 탈

요미혼 
에도 시대의 소설의 일종. 권두 그림 및 몇 장의 삽화가있다. 공상적인 구성, 복잡한 줄거리를 흥미 위주로 지은 것이 많으며, 불교적 인과응보 도덕적 교훈 등을 내용으로 한다

"내려오는 게 빗방울이 아니기 때문이야. 마치 시침바늘 같은, 가늘고 날카로운 고드름 같은 것이지."
‘바늘비‘라고 불린다고 한다.

님お国様
에도 시대에 영주가 자신의 영지에 두었던 첩

‘그렇지, 바보지, 하지만 꿈이란 그런 거잖아.’

――하자마무라 마을의 사람들은, 가자마이의 화신이야!

비가 바늘인 것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이 종이였다.
다쓰마쓰는 구멍투성이가 되어 힘없이 한가운데에서 부러지고 끝에서부터 녹고, 입고 있던 작업복과 모모히키만이 토석류에 삼켜져 갔다.

뜨거운 눈물로 젖은 눈꺼풀 속에 여러 정경이 떠오른다. 사람은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가진 화신들. 그 눈에 깃든 웃음과 눈물. 그 존엄함, 그 다정함. 그것은 분명히 ‘생명’이었다.
――그리고 싶다.
나는 역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이런 것을 그리고 싶다. 도미지로는 지금 흑백의 방에 앉아, 도도히 흘러넘친 그 마음에 삼켜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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