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 말기 일부 변법개혁파가 영어 ‘이코노믹스economics’를 ‘경중학輕重學’으로 번역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일본이 ‘이코노미economy’를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약자인 ‘경제’로 번역하며 메이지유신을 강력 추진한 것과 같은 취지다.
동양에서는 원래 경제를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구한다는 뜻의 경국제세의 약자로 사용했다. 세상을 다스리고 백성을 구한다는 뜻의 ‘경세제민’의 약자로 사용한 것은 나중의 일이다. ‘경세제민’ 표현은 수나라 때 왕통王通의 『문중자』 「예악」에 처음으로 나온다.
일본의 유학자를 비롯해 네덜란드 학문을 공부하는 난학자蘭學者 모두 유사한 취지의 경세제민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다자이 슌다이太宰春臺의 『경제록』이다. 그는 이같이 풀이했다.
"무릇 천하와 국가를 다스리는 것을 ‘경제’라고 한다. 세상을 바로잡아 백성을 구제할 의무가 있다는 뜻이다."
미국과 중국이 천하의 패권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다투는 21세기 G2시대는 과거의 춘추시대를 방불케 한다. 관중을 효시로 하는 상가의 본령인 정치경제학의 근본 취지를 되살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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