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일요일 어둠만이 나와 함께하네. 내 마음과 나는 이제 모든 것을 끝내리라 마음먹었네.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발품 팔아 취재하며 건져 올린 13편의 살아 있는 도시 기담
자살을 유발하는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공포스러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
가만히 듣고 있기만 해도 죽고 싶어진다……. 헝가리에서 157명, 전 세계적으로 수백 명이 자살 혹은 원인 불명의 죽음을 맞이했다고 알려지면서 ‘자살 노래’라는 오싹한 별명을 얻은 무서운 노래 <글루미 선데이(Gloomy Sunday)>.
이 노래는 1933년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 도하니 거리에 있는 쿨러치(Kulacs)라는 술집에서 탄생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사람은 이 가게에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던 30대 중반의 남자 셰레시 레죄(Seress Rezsö)다. 헝가리에서는 한국 등의 동북아시아 국가처럼 성이 앞에 오고 이름이 뒤에 온다. 따라서 셰레시가 성이고 레죄가 이름이다. 그러나 서구권에서는 레죄 셰레시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불행한 사건이 연거푸 일어나자 같은 해 11월 7일 신문에는 <살인곡(Murderous Song)>이라는 심란한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 이듬해인 1936년 2월, 요제프 켈러라는 이름의 제화공이 갑자기 사망했는데, 출동한 경찰관은 현장에서 기묘한 종이쪽지를 발견했다.
……우울한 일요일 어둠만이 나와 함께하네. 내 마음과 나는 이제 모든 것을 끝내리라 마음먹었네…….
쪽지에는 <글루미 선데이> 가사가 적혀 있었다. 경찰관은 연쇄 자살 사건에 혀를 끌끌 찼다. 비슷한 사건이 부다페스트 시내에서만 벌써 17건이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음 날 그녀는 음독자살로 갑자기 생을 마감했다. 소름 끼치게도, 그녀가 남긴 유서에 <글루미…… 선데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제 장례식 때 〈글루미 선데이〉를 틀어주세요"
<글루미 선데이>와 수많은 자살의 인연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프랑스의 라디오 방송국에서 심리학자에게 의뢰해 이 곡과 자살의 인과관계를 조사했으나 입증할 수 없었다. 결국 헝가리 당국은 이 곡의 라디오 송출을 금지했다.
그 무렵 세계 각국에서 <글루미 선데이> 리메이크 열풍이 불었다. 미국에서는 1936년 <글루미 선데이>라는 제목으로 재즈 색소폰 연주자인 할 켐프가 커버 곡을 발표했다. 그 후 루이 암스트롱, 빙 크로스비, 프랭크 시나트라, 폴 롭슨, 레이 찰스 등 거물 예술가가 이 곡을 노래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한 여성이 "제 장례식 때 <글루미 선데이>를 틀어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긴 채 가스를 틀어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독일 베를린에서는 젊은 여성이 목을 매달아 자살한 현장에 <글루미 선데이> 레코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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