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교는 오하쓰와 우쿄노스케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두 사람 다 배가 고프지는 않은가? 뜨거운 물에 밥이라도 말아오게 하지. 벌써 밤도 깊었는데."

"진정하세요, 마쓰키치 씨." 오요시는 달래듯이 말했다. "우리 남편과 다쓰조 대장님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고, 좋은 일도 나쁜 일도 함께해 온 사이잖아요. 그러니 널빤지가 입에 처넣어진 것처럼 우물거리지 않아도 돼요. 제대로 말해 보세요."

"너무하십니다. 아무리 저라도 널빤지를 입에 물 수는 없어요."

마쓰키치는 입이 큰 것으로 유명하다. 두꺼비 입 마쓰라는 별명도 얻었을 정도다. 의외로 신경을 쓰나 보다.

숨소리다. 스케고로의, 코를 고는 것 같은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하쓰는 펄쩍 뛰다시피 돌아보았다.

리에에 대한 마음과 마찬가지로 강하게, 나이토 야스노스케의 영혼은 시대의 권력에 선명한 저항을 보여 준 아코 무사들이나 깨끗하게 운명에 승복해 인내의 길을 선택하며 흩어져 간 기라 가 사람들에게 지우기 어려운 증오를 품고 떠돌고 있다. 아코 무사 중 한 명의 손에 의해 이 세상에서 쫓겨난 것도, 그들이 같은 입장에 있으면서도 자신과는 너무나도 행동방식이 달랐던 것에서 생겨난 얄궂은 운명이었다.

"우쿄노스케는 이런 말도 하더구나. 오하쓰 씨는 타고난 힘을 살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두려워하지 않고 그렇게 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기쁜 일인지 네게 배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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