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처진 듯한 눈매가 사랑스러운 얼굴이지만, 선이 또렷한 작은 입술을 꼭 다문 입매는 꽤나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도 보인다.

"그렇게 어려워할 것 없다, 오하쓰."

노인은 웃음을 띠며 처녀에게 말했다. "뭐, 버선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다 해도 신경 쓰지 마라. 못 본 걸로 해 둘 테니."

"꿰매는 걸 잊고 있었는데 깜박하고 또 신고 와 버렸어요."

계절상 집 안에서는 맨발로 지내다 보니 그만 깜박 잊어버린 것이다. 처녀는 혀는 내밀지 않았지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부교
대도시의 행정·재판 사무를 담당하고 집행하는 행정 부교를 뜻함

시탓피키오캇피키의 부하

"기치지라는 사람은 갑자기 벌떡 일어나 공동 주택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 후, 얼마 안 있어 완전히 건강해져서 전과 조금도 달라진 데 없이 다시 건강하게 장사를 하고 있대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는군요. 그러면 이것은 시비토쓰키는 아니겠지요, 어르신."

"내가 아는 바로 시비토쓰키란 혼이 빠져나간 시체에 들어가 나쁜 짓을 하는 마물로, 날뛰거나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아니면 여자와 아이 들에게 장난을 치는 등 나쁜 짓만 저지르다가 시체가 상하기 시작하면 어디론가 빠져나간다고 하니 말이다. 기치지가 원래대로 성실한 인간이 되었다면 시비토쓰키가 아니라 그저 잠시 동안 심장과 숨이 멈추어 죽은 상태처럼 되었을 뿐이겠지."

‘저분, 안경을 쓰고 있네.’

젊은 나이에 눈이 나쁘다니 가엾다. 하지만 테가 동그란 안경을 끈으로 머리에 묶은 얼굴은 어찌 봐도─‘웃기단 말이야.’

요리키
부교 등에 소속되어 부하인 도신을 지휘하던 사람

도신
요리키밑에서 서무와 경찰 일 등을 맡아 했던 하급 관리

요미우리
세간의사건 등을 인쇄해 내용을 재미있게 읽어 주며 팔러 다니던 사람

조마와리 도신
시내를 돌며 범죄를 수사하고 법령 위반을 단속했던 도신

미쓰몬
등과 소매 뒤쪽으로 세 개의 문장이 있는 예복

우쿄노스케를 곁눈질로 쳐다보면서 오하쓰는 속으로 생각했다. 대체 견습 요리키는 어떤 일을 ‘견습하고’ 있을까. 원한다고 해서 아무나 심문관이 될 수도 없을 테고, 직무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우쿄노스케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오하쓰 씨에게는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거나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릴 때가 있다면서요. 그 능력이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단서가 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도 압니다."

‘자기가 눈 소변보다도 더 도움이 안 되는 놈이야. 소변은 그나마 밭에 뿌리면 거름이라도 되지. 그놈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거름도 못 된다니까’랄 정도로 형편없는 놈이었다.

너는 참는 법을 배워야 해. 아무리 네가 옳고 상대방에게 잘못이 있다 해도 조금은 조절할 줄 알아야지. 주정뱅이는 술이 깨면 자신이 한 짓을 반드시 후회하는 법이고, 장사꾼 상대로 으스대는 손님은 대개 다른 데 가서 으스댈 곳이 없는 소심한 사람이야.

오하쓰에게는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는 것이 들린다. 마치 세 번째 눈, 세 번째 귀가 있는 것처럼. 이따금 그녀가 꿈에서 본 일이 얼마 안 있어 현실이 될 때도 있다. 사람의 마음을 읽고, 생각하는 것을 알아맞힐 때도 있다.

옛날에 일어난 사건을 마치 지금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세세한 데까지 설명할 때도 있다.

힘이 분명하게 겉으로 드러나게 된 시기는 뭐니뭐니 해도 재작년 봄, 그녀에게 처음으로 여자의 증거가 나타난 후의 일이다. 적어도 오요시는 단언하고 있다.

"몸이 어른이 되었기 때문에 오하쓰 안에 있던 힘도 어른이 되어서 밖으로 나온 거겠지요."

왠지 어부바 요괴를 업은 것 같다고 로쿠조는 생각했다. 오하쓰의 말이 맞을 때마다 등에 달라붙은 보이지 않는 요괴─오하쓰의 영감이라는 요괴가 무겁게 덮쳐누른다. 믿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메아카시 금지령
도신이나 요리키가 개인 재산으로 고용하는 메아카시가 서민들을 갈취하는 일이 횡행하여 막부가 메아카시 사용을 금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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