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은 깊은 상념에 빠졌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해 서성이는 그에게 사오정이 상생상극相生相剋이라는 철학의 원리를 말하였다. 손오공은 무릎을 쳤다.

"그래, 불은 물로 끄는 거야. 너희들은 여기 가만히 있거라. 동양대해로 가서 물을 가져와야겠다!"

"재가인은 저녁이 되면 따뜻한 구들의 이불 속에 들어가 앞에는 아이, 뒤에는 마누라, 이런 식으로 껴안고 즐거운 잠을 잡니다. 그러나 우리 출가인은 달을 지고 별을 이고 풍찬노숙을 하며, 길이 있으면 가고 길이 없으면 멈출 뿐입니다. 달빛이 좋으니 조금만 더 걷다가 인가가 나타나면 쉬기로 하시죠, 사부님!"

‘통천하通天河’라고 새겨진 큼직한 돌비석이 하나 서 있고, 그 밑에는 작은 글씨로 ‘건너가는 길 팔백 리, 예로부터 가는 사람 적었다’고 새겨져 있었다.

본래 이 금붕어는 우리 보타암 연화지蓮花池에서 자랐는데 매일 머리를 내놓고 경을 들어 도가 텄느니라. 이 자가 들고 있던 아홉 가닥 붉은 동추는 연의 꽃봉오리를 무기로 만든 것이다.

"그대들은 모두 다 같이 일심一心이되, 자, 보아라! 이심二心이 다투며 오지 않는가?"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의 손오공이 천지를 진동시킬 듯이 치고받고 싸우는 통에 팔대금강도 막아낼 수 없었다.

"보천 안에는 오선五仙이 있으니 천天·지地·인人·신神·귀鬼인 것이요, 다음에는 오충五蟲이 있으니 영嬴·인鱗·모毛·우羽·곤昆이로다. 또한 오선도 오충도 아니고 십 종류에도 들지 않는 사후혼세四猴混世라는 것이 있느니라."

첫째는 영명석후靈明石猴로서 변화에 능통하여 천지를 분간하고 지리를 알며 성두를 옮기고 바꿀 수 있는 것이요,

둘째는 적고마후赤尻馬猴로서 일을 잘 꾀하고 음양에 밝으며 출입을 잘하여 죽음을 피하고 오래 사느니라.

셋째는 통비원후通臂猿猴로서 일월을 잡고 천산을 줄이며 길흉을 분별하고, 하늘과 땅을 주물러 희롱하는 줄 알도다.

넷째는 육이미후六耳獼猴로서 음성을 잘 듣고 이치를 잘 깨달으며 전후를 알고 만물에 모두 밝도다.

옛말에 감나무에는 칠절, 즉 일곱 가지 좋은 점이 있다 했습니다. 첫째는 익수益壽, 수명을 더할 수 있고, 둘째는 다음多陰, 그늘이 많고, 셋째는 무오소無烏巢, 까마귀 집이 없고, 넷째는 무충無蟲, 벌레가 없고, 다섯째는 상엽가완霜葉可玩이라, 서리 맞은 붉은 잎사귀가 볼 만하고, 여섯째는 가실嘉實, 열매가 맛이 있고, 일곱째는 지엽비대枝葉肥大, 즉 가지와 잎사귀가 크고 넓은 것으로, 이렇게 일곱 가지 장점이 있다 했습니다.

삼장은 몸을 숙여 합장을 하고 삼황오제에서부터 당조 이세민이 죽었다가 사흘 만에 회생하여 이십 년의 수명을 더했다는 이야기를 논하고, 위징이라는 현명한 충신이 당나라의 황제를 보필하고 있음을 고했다.

"본래 천지가 완전하지 못한 것인데 어찌하여 이 경만 완전할 수 있겠습니까? 이 경은 이제야 돌에 붙어 찢어져서 불완전이라는 천지의 오묘함에 따른 것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입니다."

"부디 원하옵건대, 이 공덕으로써 부처의 정토를 장엄하게 하고, 위로는 네 가지의 큰 은혜에 보답하고, 아래로는 삼도三途의 괴로움을 구제하시옵소서. 만약에 듣고 본 자가 있으면 모두 보리심菩提心을 발하여 함께 극락세계에 태어나고 이 한몸으로 보답을 다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수많은 문학적 상상력의 원천이 된신마소설小의 정수!
서유, 서천으로의 모험을 담아낸 서유기는 삼장법사 현장이 황제의 칙명으로 제자들과 함께 천축국(지금의 인도)에가서 중생을 구제할 불경을 구해오는 경取의 과정을그린 것이다.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와 사오정은 불경을 가져오는 여정에서 여든한 가지 어려운 난관을 만나지만 마침내 모든 난관을극복하고 경전을 얻어 당나라에 전해 준 그 공적으로 부처가된다.
신선이나 부처, 마귀, 요괴 등 기이한 존재들이 출현하는 ‘신마소설小의 정수이니만큼 서유기는 동양적 판타지의 지극한 즐거움을 선사하면서도 절대적인 선과 악이란 없으며, 시공간을 초월한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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