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기》는 당나라 승려 현장玄奬(602~664)의 실화에 기인한 것으로, 소설 속의 삼장법사는 이 실제 인물, 현장을 모델로 한 것이다.

현장의 여행기에 기인하여 서유西遊, 서천으로의 모험을 담아낸 《서유기》는 삼장법사 현장이 대당大唐 황제의 칙명으로 제자들과 함께 천축국(지금의 인도)에 가서 중생을 구제할 대승大乘 불법의 경전을 구해오는, 취경取經의 과정을 그린 것이다.

한없이 인자할 것만 같은 삼장법사는 겁이 많고 소심하며, 사리분별 있게 손오공의 충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없이 인간적인 모습이다.

도술을 잘 부리지만 마냥 말썽 많은 것 같은 손오공은 삼장법사 이상의 혜안으로 사물과 현상을 생각하고 지혜를 기반으로 한 도술로 악을 처단한다.

또한 저팔계는 타고난 욕심과 질투 속에서도 의리와 충성을 아는 인물이며, 사오정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바른 말을 하면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해낸다.

우리가 생각해왔던 인물과 다른 성격의 주인공들을 만나보는 것도 이 책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리라 생각한다.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 경계에서 어느 쪽으로 넘어가느냐는 한 걸음의 차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환상과 상상은 세상의 이치에 기인하며, 삶에서 맞닥뜨리는 악이란 인간의 본성과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생각하게 한다.

중국의 역사에서 반고盤古가 세상을 열고,
삼황三皇이 세상을 다스리고, 오제五帝가
윤리와 기강을 세우게 된 이 세계는 네 개의
대륙,
동승신주·서우화주·남섬부주·북구로주로 나누어졌다고 전한다.

그중 이 책의 이야기는 동승신주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그가 노니는 곳은 화과산 복지福地, 수렴동 동천洞天으로 그는 어느새 미후왕美猴王이 되어 있었다.

"그놈이 배가 고프다 하면 철환을 먹이고, 목이 마르다 하면 녹은 쇳물을 마시게 하라. 얼마 후 날이 차게 되면 자연 그놈을 구해 줄 이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일러 놓고 석가여래는 아난과 가섭, 두 존자와 함께 서방 극락세계 영산靈山으로 돌아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