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은 산 사람에게 결코 해를 끼치지 않는다."

듣자 하니 구치소 잡부 중에 고헤이지의 어릴 적 친구가 있다고 한다. 사쿠지라는 자인데 지금도 가끔 만나 술을 마신다고 해서 헤이시로를 놀라게 했다.

"세상이 참 묘하게 엮여 있구나."

헤이시로는 감탄하고 말았다. 고헤이지가 얼굴에 잔뜩 주름을 잡으며 웃는다.

"그보담 나리, 우리 사는 이 세상이 그만큼 좁은 거죠."

어지간한 일은 그 좁은 세상이란 틀 안에서 다 해결할 수 있게 마련입죠, 그렇지 않다면 나리와 제가 에도에서 대대로 관리와 주겐으로 일하는 의미가 없지 않겠습니까. 함축적인 말이라 헤이시로는 저도 모르게 고헤이지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았다. 혹시 다른 사람이 들어앉아 있나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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