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철학자인 칸트는 여자의 이해력이 "추상적인 사색이나 지식"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근거에서 여자가 형이상학과 수학에 대해 깊이 공부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
여자들의 역할은 점진적으로 자녀양육, 가족 돌보기 등 집안일에 관련된 가족의 문제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여겨졌고, 여성과 남성의 성은 ‘상보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남녀 차이를 강조하는 과학은 충분히 과학적일까? 남녀 차이를 유포하는 주장들은 과학의 이름으로 제시되었지만, 충분히 과학적인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근대 이후 민주주의의 발전을 목도하면서 차이와 다양성의 가치가 세상의 발전과 민주주의를 낳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았다. 최근에는 창의성의 원천으로 누구나가 차이와 다양성을 꼽고 있다. 이렇게 차이는 소중한 것이다.
종교와 기술의 관계를 연구했던 기술사학자 린 화이트 주니어 Lynn WhiteJr. 20세기 서양의 환경 위기가 인간이 동식물을 포함한 환경을 자유롭게 지배할 수 있다는 기독교적인 생각에서 연유했다고 주장했다. 즉 20세기 환경 위기의 가장 중요한 뿌리가 인간이 다른 존재들을 마음대로지배할 수 있다는 기독교의 믿음이라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기독교 내의 반론이 이어졌다. 성경은 인간과 다른 동식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대해 설파하지, 환경에 대한 인간의 착취를 고무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 식물의 생장의 영혼 : 영양섭취, 성장, 생식 - 동물의 민감한 영혼 : 영양섭취, 성장, 생식+ 민감한 지식, 본능 - 인간의 합리적 영혼 : 영양섭취, 성장, 생식+ 민감한 지식, 본능 + 이해, 의지
동물 학대의 근거, 데카르트의 동물기계론 동물과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질적인 차이를 강조한 기독교의 입장은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에 의해서 재확인되었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세상에는 물질과 영혼이 존재하는데, 사유하고 의심할 줄 아는 인간에게만 영혼(마음)이 있었다. 물질의 속성은 운동하는 것이고, 영혼의 속성은 사유하는 것이다. 인간의 경우 육체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지만, 육체와 영혼과의 접점이 뇌 속에 있는 송과선이라는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 영혼을 통해 육체를 움직일 수 있다.
반면 동물의 육체는 우리가 본능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자동적으로, 영혼 없이 움직인다. 즉 동물은 그 자체로 복잡한 기계, 복잡한 자동인형automata에 불과하다. 인간의 육체도 자동인형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물 기계와는 질적으로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동물기계론bête machine은 영혼/물질의 이분법이 자연세계에 적용되었을 때 필연적으로 유도되는 결론이었다. 동물기계론에 따르면 동물은 영혼이 없고, 생각이나 의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느끼는 기쁨이나 슬픔은 물론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존재이다.
동물은 기계가 아니다! 데카르트주의자들이 동물을 고문하고 해부할 때, 데카르트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기 시작했다. 과학자들 중에서는 동물에게 이성이 없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고통은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동물에게황산을 주사하는 것 같은 실험을 하면 동물이 엄청난 고통을 느낀다는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과학자들은 신이 동물의 여러 기관들을괜히 만든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동물도 신의 피조물임을 감안하면 동물에게도 느끼고, 기억하고, 상상하는 능력이 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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