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산업화는 인구의 도시 집중을 불러옵니다. 그건 필연이며, 세계 공통입니다. 1960년대 초부터 시작된 우리의 산업화도 농촌 인구의 도시 이동을 촉진시켰습니다. 그 거센 바람과 함께 생겨난 말이 ‘무작정 상경’입니다. 농촌 인구가 도시의 저임금 노동자로 변모하는 그 물결은 곧 농촌의 붕괴이기도 했습니다.
‘굶주리는 사람이 단 하나만 있어도 그건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시인 릴케의 고통스러운 읊조림입니다.
하물며 소설가로서 오늘의 우리 현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겠습니까. 독자들 또한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원입니다. 『비탈진 음지』를 읽을 필요가 없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합니다.
당연한 일이었다. 긴 여름 해가 반 뼘 남짓밖에 남지 않은 지금까지 점심을 먹지 못한 것이다.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었다.
"잡녀러 배창새기가 노망이 들었는갑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