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석회암이 산화칼슘에 녹아내려 군데군데 작은 온천을 이룬 곳이곳은 터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대 그리스 로마 유적, 히에라폴리스, 히에라폴리스는 파묵칼레 언덕에 세워진 고대 도시다. 파묵칼레는 ‘목화의 성‘이란 의미로, 석회 성분을 다량 함유한 온천수가 1만4,000년 동안흐르면서 바위 표면을 탄산칼슘 결정체로 뒤덮어 마치 하얀 목화로 만든성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온천수는 물길과 햇빛의 방향에 따라 시시각각 온갖 자연의 색감으로 출렁인다. - P234
기원전 180년경 페르가몬 왕국의 유메네스 2세가 세운 고대 도시히에라폴리스는 급진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기원전 133년 페르가몬의 마지막 왕 아탈루스 3세가 로마제국에 왕국을 내주면서, 히에라폴리스는 로마의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그때부터 로마인은 이곳을 ‘성스러운 도시‘라는 뜻의 히에라폴리스라고 불렀다. 이후 히에라폴리스는십자군과 셀주크의 공격도 거뜬히 버텨냈지만 1334년 대지진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다. 오늘날의 모습을 되찾은 것은 1957년 이래 히에라폴리스에 일생을 바친 이탈리아 고고학자 파올로 베르조네 덕분이다. - P234
터키 남부의 지중해 도시 안탈리아에는 끊임없이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대개는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직행으로 안탈리아를 찾아오는 관객들을 태운 비행기들이다. 연중 300일 동안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기후와 어느곳이든 파라솔세우면 멋진 수영장으로 변하는 모라해변, 고개를 한껏 젖혀야 겨우 정상이 보이는 가파른 협곡과 웅대한 토로스 산맥, 그리고 그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폭포의 빼어난 경치. 하지만여행객들이 이스탄불을 거치지 않고 직행으로 이곳을 찾는 이유가 바다의 매력 때문만은 아니다. 안탈리아는 단순한 지중해 휴양지가 아니다. 해변을 지나다가 곳곳에서 만나는 로마 유적지, 뜨거운 햇빛을 피해 바닷속으로 몸을 숨긴 수중 도시 케코바 등 이곳에서는 낭만과 휴식부터유적 순례까지 폭넓은 관광을 즐길 수 있다. - P248
사람들이 이스탄불 다음으로 어떤 도시가 좋으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나 Konya를 꼽는다. 터키의 자존심이자 영성의 중심, 가장 터키다운 도시가 바로 코냐다. 한때 셀주크제국의 수도였던 도시로, 터키인들이 이땅을 차지하기 전까지는 고대 오리엔트 문명은 물론 그리스로마와 비잔티움 문명을 꽃피운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서 출발한 실크로드 대상들이 멀리 동방으로 방향을돌리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했던 교역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50년경에사도 바울이 안탈리아에 도착해 소아시아 지방에서 전도 여행을 할 때안티오키아를 거쳐 코냐 땅을 밟았던 흔적도 남아 있다. 이렇듯 기독교의 색채가 짙게 깔린 코나가 역설적으로 현재 터키에서 가장 이슬람 성향이 강한 도시로 손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슬람 신비주의의 하나인 13세기 메블라나 교단의 총본산이었던 도시가 코냐이기 때문이다. - P268
잘랄 앗딘 루미가 잠들어 있는 곳, 메블라나 박물관
이제 코나의 하이라이트이자 인류의 큰 스승, ‘메블라나‘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진 잘랄앗딘루미를 찾아갈 차례다. 이슬람교가 차츰 세계로 퍼져나갈 때도, 아랍인이 아닌 일반 무슬림들에게 아랍어로 쓰인 코란은 너무도 어려운 경전이되고 말았다. 그래서 이슬람 학자들은 명상과 노래, 수도 생활 등을 통해신과 만나는 다양한 방식을 창안하였다. 이것이 바로 ‘이슬람 신비주의‘ 란 의미의 ‘타사우프Tasawwuf‘. 영어로는 ‘수피즘sultism‘이다. 그중 잘랄 앗딘 루미가 창시한 메블라나 교단은 ‘세마Sema‘라는 회전 춤으로 신과 하나가 되는 독특한 타사우프 의식을 체계화했다. 나아가 관용과 공존, 용서를 종단의 중심 사상으로 삼았다. 근엄한 알라가 아니라, 경전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범접하기 어려운 절대자가 아니라, 우리 마음과 삶 가까이 있는 새로운 창조주를 선물한 것이다. 이것은 이슬람 역사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다준 일대 사건이었다. 메블라나 종단은 터키는 물론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급속히 퍼져나갔고, 차츰 잘랄 앗딘 루미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 - P274
남에게 친절하고 도움 주기를 흐르는 물처럼 하라 연민과 사랑을 태양처럼 하라 남의 허물을 덮는 것을 맘처럼 하라 분노와 원망을 죽음처럼 하라 자신을 낮추고 겸허하기를 땅처럼 하라 너그러움과 용서를 바다처럼 하라 있는 대로 보고, 보는 대로 행하라 -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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