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반니 보카치오가 『데카메론』을 쓸 무렵 페스트는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었다. 중류층 이하 사람들이하루에 1,000명 이상 페스트에 걸리는 참혹한 상황이다 보니사회 전체에 방황과 혼란스런 분위기가 가득했다. - P48

일설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베네치아의 사망률은 4분의 3.
파도바의 사망률은 3분의2 수준이었다. 오늘날 프랑스 남부에서 스페인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서는 무려 전체 인구의 80퍼센트나 되는 엄청난 수의 사람이 사라졌다고 추정된다. 페스트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기 전인 1328년 프랑스 인구는 1,500만~1,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페스트 이전 수준까지 인구가 회복되려면 400년 이상의 기나긴 세월이 필요해, 18세기 말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인구수를 회복했다. 1350년 전후의 유럽 인구는 1억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중 4분의 1에서 3분의 1이 페스트로 사망한 셈이다. - P49

시대를 역행한 아시아와 달리 유럽에서는 페스트를 계기로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중요한 도약이 이루어졌다. 페스트가 유행한 이후 유럽에서 나타난 변화를 크게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장인과 상인, 농민의 지위가 향상되는 ‘을의 반란‘이 일어났다. 둘째 가톨릭교회의 권위가 실추되며 종교개혁의불씨가 지펴졌다. 셋째 신분과 가문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인재 등용 방식이 등장했다. - P50

노예에 가까운 농민을 자유로운 신분의 농업 노동자로변신시키고 농지를 소유한 독립 자영농이라는 신흥 계급을 탄생시킨 페스트 팬데믹 - P53

페스트가 지나간 후 유럽에서는 ‘왕도 귀족도 농민도
죽음 앞에서는 모두 평등하다‘라는 생각이 번져 나갔다.
‘죽음‘을 모티브로 한 예술작품이 활발히 제작되었고 사람들은
누구나 죽어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음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 - P62

중세 마녀재판이 고양이 수를 급감시키고
쥐가 들끓게 만들어
페스트 팬데믹을 초래한 중요한 원인이었다는데? - P64

1660년대 네덜란드에서 이탈리아로 퍼져 나간 페스트로인해 뜻밖의 부산물이 생겨났다. 그것은 바로 위대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 (Isaac Newton)과 관련된 일이다. 당시 잉글랜드의 수도 런던 근교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칼리지에서 공부하던 뉴턴은 페스트 대유행을 피해 고향으로 돌아가 연구와 사색에 깊이몰두했다. 뉴턴은 페스트가 기승을 부리는 동안 미적분, 만유인력의 법칙, 분석 광학 등 기초 이론을 완성할 수 있었다. - P67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가1947년에 발표한 소설 『페스트(La Peste)』는 북아프리카의 프랑스령 알제리의 페스트 유행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 P69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인플루엔자는 인류에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공포스러운 위협이었으며, 인종과 민족을 가리지 않고 그야말로전 세계인의 목숨을 ‘공평하게‘ 앗아갔다. 물론 지금은 의학기술이 발달해인플루엔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기만 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아니게 되었다. 아무튼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인플루엔자는신쟁의 향방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자. 전 세계를 위험하는 감염병이창궐했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이 점을 주의 깊게 조사하고연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과거 인류가 인플루엔자라는전대미문의 재앙에 대처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는우리는 지혜로운 교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P72

한 마을에서 어느날 갑자기 대다수 주민이 고열에 시달리며 몸을벌벌 떨고 기침이 멈추지 않는 심각한 증상을 보였다. 이 미증유의병은 돌림병이라 온 마을에 퍼졌는데, 희한하게도 어느 날 갑자기사라졌다.
기원전 412년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기록이다 - P73

우리나라의 ‘감기(感氣)‘는 한자어로 ‘(찬) 기운을  느끼다 (찬) 기운에 감염되다‘라는 의미다. 
감기는 순우리말로 ‘고뿔‘이라 한다. ‘코에서 나는 불‘로 해석할 수 있는데, 감기에 걸리면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며 코에서 열기가 나는증상을 일컬어 명명한 것이다. - P75

스페인 독감이라고 하니 이 감염병이 당연히 스페인에서 맨 처음발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스페인 독감은 미국 중서부 캔자스주 해스켈 카운티의 미군 훈련지캠프 펀스턴에서 최초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 P83

샌프란시스코 보건위원회는 1918년 11월 1일, 전 시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시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시민의 99퍼센트가 조례 시행을 기다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고 있었다. 
의료 종사자가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본 시민들은 너도 나도 마스크를 구해쓰고 다녔다. - P94

인플루엔자를 앓고 나면 면역세포의 신경작용에 변화가 나타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플루엔자는 윌슨 대통령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약하게 만들었다. - P101

오스트리아 화가 에곤 실레는 스승과도 같았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가 스페인 독감으로 영면에 든 모습을 스케치했다.
그리고 얼마 후 에곤 실레의 임신한 아내와 에곤 실레 자신 모두
스페인 독감에 걸려 서른 살도 못 채운 짧은 삶을 마감했다. - P103

콜레라는 본래 특정지역에서만 유행하던 풍토성 감염병이었다.
그러던 것이 무역이 발달하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세계 각지로 활동영역을 넓혀나갔다.
인구가 급증하고 과밀한 도시는 특히 콜레라에게 안성맞춤의
무대가 되었다. 콜레라는 각국 정부가 대규모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시 인프라 정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계기를마련해주었다. - P111

18세기까지만 해도 인도 등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풍토병이던 콜레라는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도를 점령한 영국군의 활발한 군사 활동과 무역 활동이 콜레라의 전 세계 확산을 가장 적극적으로 도왔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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