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된 배경에
한 전쟁 영웅을 괴롭힌 질병 ‘편두통‘이 있었다."
본문 중에서 - P5

리타 헤이워스(Rita Hayworth)는 20세기 초반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배우다. 그런 그가 내가 개인적으로 최고 영화로 꼽는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의 교도소 벽에 붙어 있던 포스터 주인공 - P6

그보다는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며 미국 포크송 가수이자주요 등장인물인 우디 거스리 (Woodrow Wilson Guthrie, 1912~1967)의 노래를 들어보기 바란다. 경제 불황에 회오리바람으로 인한 재난까지 덮쳐 길바닥을 방랑하면서 헌팅턴병이라는 불치병과 싸운 예술가의 애잔함이 느껴질 것이다. - P8

이런저런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성격을 한마디로 규정하라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간 뇌에 일어난 오작동이 일으킨나비효과, 뇌 질환이 바꾼 세계사의 장대한 판도를 날카롭게 파헤친 뛰어난 저작!" 질병과 역사의 관계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일독을 권한다.
박경일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P9

영웅과 리더의 뇌에 침투한 질병이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다 - P10

60만 명의 사망자를 내며 4년간 전개된 남북전쟁은 압도적 화력에 힘입은 북군의 승리로 끝났다. 남군사령관 로버트 리 (RobertEdward Lee) 장군은 그랜트 장군에게 사자를 보내 항복의 뜻을 전했다. 그는 상당한 대가를 치를 것을 각오했다. 그랜트가 ‘무자비한학살자‘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냉혹한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랜트 장군은 "전쟁은 끝났소. 반란군이 다시우리 국민으로 돌아왔소"라고 말하며 남군 장병을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식량까지 제공해주었다. - P12

1.
잔다르크와 도스토옙스키의 뇌를 지배하여
세계사와 세계 문학사를 바꾸다-측두엽뇌전증 - P28

열세 살에 ‘신의 목소리‘가 앞으로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온몸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서웠어요. 여름 대낮에 아버지의 정원에서 그분이 저를 부르시는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지요. (중략) 세 번째 빛을 보았을 때 저는 천사의 목소리라는 걸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중략) 그 ‘목소리‘는 제게 "프랑스를 구하라",
"오를레앙으로 가라"라고 말씀하셨어요. - P30

재판에서 잔 다르크는 이단 판결을 받고 화형당했다.
그에게 씌워진 주요 죄목은 ‘신비체험‘이 아니었다.
그보다 그를 맹렬히 타오르는 불 속에 던져 넣게 한 것은당시 여성에게 철저한 금기였던 바지를 입은 죄,
남자처럼 짧게 자른 머리칼 등이었다. - P31

위대한 작가 도스토옙스키가
도박에 빠져 빚쟁이에게 시달렸다고?
러시아의 대문호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옙스키는 몸소 신비 체험을 했고, 그 체험을 자신의 문학 작품에 녹여냈다. 그는 기독교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영혼 구원을 주장하는 소설을 여러 편 썼다. 그의 내면에는 항상 두 가지 선명한 기억과 경험이 구렁이처럼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빈민가에서 생활하던 처절한 경험이며 다른 하나는 처형당하기 직전 극적으로 감형 처분을 받고 목숨을 건진 아찔한 기억이다. 그러나 신경학 전문가로서 내가 생각하기에 그는 이런 경험보다는 ‘황홀 발작‘이라 부르는 의학적으로 매우 희귀한 체험을하며 신의 존재를 믿게 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P33

신혼여행 중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눈동자를 희번덕거리는 새신랑

어느 지인이 시베리아에서 유형 중이던 도스토옙스키를 찾아와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뜬금없이 도스토옙스키가 외쳤다.
"신은 존재한다. 그분은 분명히 존재하신다!"
그때 마침 근처의 성당에서 부활절 축일을 맞아 종을 치고 있었다. - P36

대표작 중 하나인 『백치』에서 미쉬낀 공작이 발작을 일으키는상황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도스토옙스키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체험을 이야기한다.
발작이 일어나기 직전에는 특정 단계가 있다. 다만 발작은 의식이깨어 있을 때 일어나야 한다. (중략) 이 단계에 들어서면 우수와 정신적 암흑, 그리고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다가 느닷없이뇌가 활활 타오르는 느낌이 들며 순식간에 생명력에 불이 붙는다.
살아 있다는 의식과 감각은 그 순간 열 배나 커지며 번개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중략) 환희와 희망으로 벅찬 가슴에 지성과 신성이 충만하게 찾아든다. - P38

측두엽뇌전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느끼는 ‘환취‘와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를 듣는 ‘환청‘ 증상 - P38

2.
로마 황제를 파멸시키고
로마제국을 멸망으로 몰고 간끔찍한 질병- 뇌하수체 거인증 · 말단비대증 - P47

참고로 유럽인의 이름은 마이클(Michael)이나 존(John), 마리아(Maria)와 같은 기독교 성인의 이름이 많은데 막시밀리안은 전혀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다. ‘막시밀리안‘은 무슨 뜻일까? 
이는 ‘크다‘, ‘거대하다‘라는 의미로 ‘존귀하고 거대한  황제‘, 혹은 ‘대귀족‘의 뉘앙스를 담고 있다. - P47

로마제국을 치명적 위기에 빠뜨린
군인 황제 시대를 연 장본인 막시미누스와
그의 뇌를 조종한 질병
‘뇌하수체 거인증‘과 ‘말단비대증‘ - P49

휘하 병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제위에 오른 막시미누스는황제가 된 후 사람이 백팔십도 달라졌다. 셰익스피어는 "왕관을쓰고자 하는 자는 그 무게를 견뎌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셰익스피어 식으로 말하자면, 막시미누스는 ‘왕관의 무게를 견딜 깜냥이 안 되는 인물이었던 모양이라 왕관을 쓰자마자 딴판으로 변해버렸다. 그는 시민들에게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무거운세금을 물리고 괴팍한 짓을 일삼는 폭군으로 돌변했다. 게다가갑자기 의심병이 생겨 망상에 시달리며 잔혹한 형벌과 박해를 일상적으로 저질렀다. - P53

막시미누스의 폭정에 시달리던 민중이
참다못해 각지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급기야 그는 부하들의 손에 암살당했다.
238년의 일로, 막시미누스가 제위에 머무른 것은 고작 3년간이었다. - P54

청산가리보다 1,000배 강한 복어 독에
중독되어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어부 이야기

"복어 한 마리에물세말"이라는 속담이 있다. 복어의 독성이 워낙 강해 이 맹독을 없애기 위해 복어를 다듬을 때 충분히 많은 물을 사용해서 깨끗이 씻어내라는 옛사람들의 지혜다.
목숨을 걸고라도 먹고 싶을 만큼 진미 중 진미라는 복어. 이 복어의 맹독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물질에 의해 위력을발휘한다. - P77

1863년 7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일어난 게티즈버그 전투(Battleof Gettysburg)는 남북전쟁사에 뚜렷이 남을 중요한 사건이자 엄청난격전이었다. 이 전투에서 양측에 많은 사상자가 나왔으나 결국북군이 승기를 잡았고 남군은 패색이 짙어만 갔다. 링컨 대통령이 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Government of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라는 명문이담긴 연설을 한 것도 바로 이 전투를 기념하는 위령제에서였다.
이날 연설을 마치고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길에 링컨에게 다시 편두통 발작이 나타났다. - P88

그랜트 장군의 관용은 증오와 복수심을 훌륭하게 극복한 하나의 미담 사례로 미국 역사에 남았다. 그런데 그랜트 장군의 결단이면에 두통 직후의 ‘정신적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의외로 많지 않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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