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시절, 언니랑 지하 학교에 다녔어요. 밤에 몰래 부르카안에 책을 감추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들키고 말았죠. 우리를 가르치던 사촌 오빠는 죽도록 맞아서 지금도 운신을 못 합니다. 이렇게 환한 대낮에 학교를 다닐 수 있다니 꿈만 같아요. 나는 약혼을했는데 다행히 약혼자 집에서 학교를 다녀도 좋다고 허락했어요. 알라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탈레반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 P45
질문 3: 오늘부터 아무도 지뢰를 묻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현재묻혀 있는 지뢰를 모두 없애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다들 50년부터 2백 년까지라고 했지만 지뢰 제거는 하나하나 수작업이라는 걸 알고 있는 나는 통 크게 "천 년!" 이라고 외쳤다.)정답 : 코렉트! 천 년입니다. (야호!) - P47
마지막 질문 : 지뢰 한 발 값과 그 한 발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돈은? (막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아까 1천만 개를 맞힌 사람이 자신 있게 말한다.) 생산 비용과 매설 비용까지 합해 5~10달러, 제거 비용은최대 천 달러! (저 사람 분명 안전 담당 요원일 거다. 뒷조사가 필요. 하다.) - P47
오는 차 안에서 데니스의 마지막 말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D.M.Z. (Demilitarized Zone), 이름 그대로라면 비무장지대인데 땅속은 그렇게 잔뜩 무장을 하고 있는 내 나라의 현실이 슬프다. 내땅의 허리가 안쓰럽다. 괜히 내 허리를 만져본다. 아, 생각할수록시리고 저린 나의 조국이여. - P50
사람 말 못 알아듣는 저능아는 바로 너다. 이년아." - P51
현장 근무를 하면서 정말 마땅치 않았던 점은 우리 단체를 포함해서 국제 구호 단체들은 대부분 서양의 기준에 맞춘 매뉴얼을, 문화적 차이를 무시한 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거다. - P51
"타산지석! 처음에 잘못 배운 사람들이 얼마 안 가 꼭 그런 헛소리를 한다니까요. 초보자 비야 씨, 오늘 그 사람 덕분에 잘 배웠죠?" - P53
그저 두 시간에 한 번씩 시간 맞추어 영양죽을 먹였을 뿐, 밀가루와 콩가루에 소금, 설탕을 섞은 그 영양죽 이 주일 치 값은 단돈 만원이다. 단돈 만 원에 사람이 죽고 사는 곳이 긴급구호 현장이라는말은 수없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그 일을 하면서도 믿기 어렵다. 바로 눈앞에서 웃고 있는 사이드를 보면서도 말이다. - P60
하느님, 이제 저는 그만 돌봐주시고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을돌봐주세요.‘ 글씨체로 봐서는 겨우 유치원이나 다닐 만한 아이. 그 조그만 아이가 우리를 어떻게 믿고 자신의 전 재산이었을 저금통을 통째로보냈단 말인가. 생각할 때마다 정신이 번쩍 난다. - P62
"우리 비행기는 곧 아프가니스탄 영공을 떠나 파키스탄으로 들어섭니다." 나도 모르게 가슴에 성호를 그으며 꼬마의 기도를 떠올렸다. 하느님, 저는 이제 조금만 돌봐주시고 아프가니스탄 잘 돌봐주세요." 호다하페스 헤라트! (헤라트여, 안녕!) - P63
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이 아니다. 말라위 잠비아 - P65
작년에 한정된 구호 자금 때문에 한 마을은 씨를 배분하고그 옆 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준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 이곳에서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다. - P65
흔히 사람들은 굶주림의 원인을 세상에 식량이 부족해서, 혹은 자연 재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지구에는 60억 인구를 모두 먹여 살리고도 남을 충분한 식량이 있다. 10년 가뭄이 들어도 부자들은 굶어 죽지 않는다. 문제의 핵심은 분배다. - P72
당신에게내 평화를 두고 갑니다 이라크 - P91
"우리는 단순히 식수대를 놔주는 건설업자가 아닙니다. 우리는 물과 함께 사랑을 나누어주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나와 같이 일하게 된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우리 비서가 ‘love‘를 어떻게 통역했는지갑자기 환호성이 터지면서 짝짝짝 박수가 쏟아졌다. 느닷없는 내 사랑의 폭탄 세례를 받은 이라크 남자들, 좀 놀랐겠지만 기분은 무진장 좋았을 거다. - P91
아, 티그리스 강! 그것은 회색 사막을 꿈틀거리며 가로지르는 초록색 뱀이었다. - P92
"할라스, 할라스! (이제 제발 그만!)" - P122
또 물어보기 전에는 먼저 말을 하지 말고 대답할 때는 아주 간략하게 그렇다 아니다를 분명히 한 다음 설명을 한다. 목소리 톤은 납치범보다 낮추고 천천히 말해 납치범들의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 - P127
교장선생님은 연신 "슈크란 꼬리, 슈크란제질란 꼬리 (한국 사람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하며 한국 사람 - P129
양도식을 다녀올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한다. 양도식까지 끝냈으니식수 사업 자체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일의 전부는 아니다. 현지 직원들과의 첫 미팅에서 말했던 것처럼 우리는 물과 함께 사랑을 나누어줘야 한다. 이들에게 세상의 누군가는 석유 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당신들을 돕고 있다. 는 사실을 전해야 한다. 당신들이 하루빨리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무엇 때문이 아니라 당신은 당신 그 자체로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전하는 일, 그것까지 잘 했는지 항상 점검해보아야 한다. - P130
"앗살람 알레이쿰.(당신에게 평화를.) "알레이쿰 앗살람.(당신에게도 평화를.)" - P137
마 살라마(당신에게 평화를 두고 갑니다), 이라크, 내 평화와 기도를 이라크에 두고 떠난다. 남김없이, - P137
매달 내 통장에는 월드비전 이름으로 돈이 빠져나간다. 인출란의 통신비, 식사비 등 여러 항목 가운데월드비전‘ 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기분이 좋다. 뭔가 대단히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이 6만 원이 내가 매달 지출하는 돈 중에서가장 멋지게 쓰는 돈, 가장 힘센 돈임에 틀림없다. 그 돈이 산을 넘고 물을 건너가는 동안 커지고 또 커져내 세 딸과 그 가족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디딤돌이 되는 거니까,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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