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인 분위기의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베네치아와 주로왕래가 있었던 곳이 교황이 지배하는 서유럽보다는 동방의 비잔티움 제국과 이슬람 문화권 나라들이었기 때문이다. - P145
문화적으로 뒤졌던 서유럽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고, 말 많은 교황은 자유를 사랑하는 바닷사람들에게 피곤한 존재였기때문이다. 이런 호방한 베네치아의 기질을 담은 건축물은 관광객이 가장많이 찾는 산마르코 지구에서 잘 살펴볼 수 있다. - P145
v 두칼레 궁전, 총독의 관저로 베네치아 정치의 중심지였다. 개방된 아케이드 공간과층별 서로 다른 양식이 만들어내는 절묘한 조화가 바다 도시의 진취적 기상을 보여준다. - P147
산마르코 대성당. 문화의 융합이 만들어낸 걸작 - P148
산마르코 대성당은 이러한 이종교배로 탄생한 뛰어난 작품이다. - P149
스 산마르코 대성당. 총독의 개인 성당으로 시작된 이곳은 9세기 마가 성인의 유해가 안치되면서베네치아 최고 권위를 갖는 성당이 된다. - P150
산마르코 대성당은 당대를 대표하던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시기의양식으로 오랜 기간 유지보수 되었다. 마침내 특정 양식으로 규정지을수 없는 베네치아에서만 볼 수 있는 건축양식이 탄생했다. 산마르코 대성당 자체가 서양의 건축사를 보여주는 교과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섞이지 않았다면 평범한 수작으로 끝났을 대성당은 다양한 문화의 융합으로 걸작이 되었다. - P150
산마르코 광장&마르자나 도서관, 고전의 개성 있는 재해석 - P151
베네치아에서 만나는 건물 하나하나에 그들의 역사와 철학이 아로새겨져 있는 것을 보면 비단 문자뿐 아니라 건물 자체만으로도 문자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음을 깨닫는다. 길가에 피어있는 야생화 한 송이조차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무엇인가 말을 걸어올 것 같은 곳이 베네치아다. - P154
비발디, 바다의 도시에 공기처럼 흐르는 바로크 선율 - P155
어떤 특정 장소가 자신도 모르게 가슴 속 깊이 각인될 때가 있다. 우리가 보고 느끼고 맛봤던 모든 감각을 모자이크처럼 하니로조화시켜 마음속 한쪽에 새겨 놓았기 때문이다. 한동안 그것을 잊고 지내다가 특정 순간을 만나면 각인된 기억이 자신도 모르게 소환된다. 구수한 청국장 냄새로 고향의 어머니를 떠올리고, 한여름 달콤한 젤리토의맛으로 시원하게 분수가 뿜어져 나왔던 스페인 광장을 상상한다. - P155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며 젊은 시절 자신과 함께 최고의 연주를 선보여 유럽을 떠들썩하게 했던 피에타 음악학교 아이들을 그리워했을 비발디가 상상된다. 그러한 서정적 감정의 상태에서 계절의 변화를 더욱 잘체감했을 것이다. 그는 오직 청중의 관점에서만 만들어졌던 기존 음악의관행을 깨고 자신이 자연에서 느낀 지극히도 개인적인 감정을 음표 하나하나에 새겨넣었다. 이렇게 불후의 명작인 「사계」가 탄생했다. - P158
비로소 인간은 음악이라는 언어로 세상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바로크‘는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한 찌그러진 진주‘라는 뜻이다. - P158
비발디의 자연을 음악으로 묘사한 혁신적인 시도는 매끈한 진주 같은 음악만을 최고로 치던 기성 사회를 흔들었다. 비형식적이고 비틀어진 음악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즉 세상에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혁명적인 인식의 전환이었다. - P158
베네치아는 인공섬이기 때문에 없는 것이 많다. 내연기관의 차량은물론이고 육지에서는 흔한 풀이나 나무도 당연히 보기가 쉽지 않다. 돌과 콘크리트로만 되어있는 삭막한 도시지만, 비발디의 클래식 선율이 흐르면서 음악의 숲이 우거지고 새들이 노래하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도시로 새롭게 태어난다. 베네치아 여행 후 사람들의 뇌리에 클래식은깊게 각인되고 음악이 흐르는 곳이면 언제나 베네치아를 떠올릴 수 있는 특권을 갖는다. - P159
"가거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날아가라, 부드럽고 따뜻한 바람이 불고 향기에 찬우리 조국의 비탈과 언덕으로 날아가 쉬어라. 요르단의 큰 강둑과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 참배를 하라"
「가거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中 - P1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