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문화는 내부적 결속을 위해 원래 살던 곳의문화보다 훨씬 더 옛 스타일을 고집한다고 하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아무도 입지 않는 전통복식을 뉴욕 이주자들은 꼭 갖춰 입는다든지, 그런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지. 그렇다면 우리는 마치 민속촌이나 청학동 구경하러 가듯 한인촌 구경하러갔을지도 몰라. 뉴욕의 유대인들도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열심히, 엄격하게 지키는 것 아닐까? 사실 푸에르토리코 사람들이더 정열적으로 나서는 데도 그런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 의미에서 뉴욕이 인종의 용광로라는 말은 잘못된것 같아. 용광로는 무엇이든 녹여서 하나로 만들어버리는 거잖아. 원래의 형체나 성질을 알 수 없게, 그런데 뉴욕은 인종과 문화의 패치워크 같다고 할까? 바로 옆에 다닥다닥 붙어살지만,
원래의 성격과 관습을 쉽게 버리지 않으려 한다고나 할까? 마치 도시 자체가 만국박람회 같기도 해,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곳에 온다고 해서 자기가 원래속해 있던 인종이나 나라의 정체성이 강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 새로운 고향, 새로운 인종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찾을수도 있잖아. 아까 갔던 ‘부쉬위크Bushwick 오픈 스튜디오‘ 행사 때 만난 예술가들도 하나의 인종을 이루는 것 같았어. 각각의 사람들이 공통점이 거의 없는, 그런 이상한 인종,
- P38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