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채식의 즐거움 - 비건 몸과 마음을 살리는 소울 푸드
이도경 지음 / 소금나무 / 2020년 9월
평점 :

벌써 이십대 후반이 되었다. 2020년의 끝자락에서 문득 든 생각이다.
곧 오랜만에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는 때인데,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걱정은 미래와 건강이다.
이건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공통 걱정인 것 같다. 친구들과 나이를 먹을수록 대화 주제가 달라지는데, 요즘은 영양제를 서로 추천해주기도 하고 바쁠 때 짬내어 다니기 좋은 운동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비록 나는 시골에 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누리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영양제만큼은 자기 전에 꼬박꼬박 먹는 것을 새로운 루틴으로 몸에 익혔다.
그와 더불어 요즘은 요리를 많이 한다. 최소한 직접 만든 음식으로 일주일에 다섯 번 이상은 먹으려 한다. (점심 도시락, 저녁밥 합쳐서) 해보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6시에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그다지 바쁘지 않았어도 심신이 지쳐버려 대충 뭐 시켜먹을까? 사다 먹을까? 생각하기 일쑤다. 요리의 번거로움도 줄일 겸, 더 건강을 챙길 겸, 적어도 일 주일에 두 번 이상은 비건처럼(최소한 플렉서테리안처럼) 먹으려고 노력한다. 생각보다 샐러드라는 메뉴는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고, 잘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 최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식은 나에게 어렵다. 완전한 비건으로 사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된다.
육식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은 사회에서 그 무수한 유혹을 참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채식을 위해 무심코 집어든 샐러드 드레싱에도 육류 성분이 포함되었을 수 있고, 육류 특유의 포만감이 그리워 샐러드를 먹고 헛헛한 배를 공연히 문질러 보기도 한다. 비건으로 산다는 것은 매사 모든 것에 신경을 써야 하며 (특히 초반에는) 뛰어난 의지와 탐구 정신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 챕터를 여는 글에 시선을 빼앗겼다. '감정의 잦은 변화는 인체 내에서 바람을 일으킨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과 그 의미가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건강한 식사를 지향하게 되면서 느낀 점은 전보다 더 잘 먹고 배불리 먹는데 오히려 정신도 몸도 가벼워진다는 것이었다. 우울과 무기력이 길었을 때 몸에 나쁜 음식들로 대충 끼니를 때웠는데, 그 때는 많이 먹지 않아도 헛배가 불렀고 늘 몸이 무거웠다. 그것은 더 깊은 무기력을 불렀고 한동안은 집 밖을 나갈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은 적도 있었다. 건강을 위해, 더 거창하게는 지구와 더 오래 공존하기 위해 건강식을 챙겨 먹는 건 가장 직관적으로 몸을 위한 행위지만 살찌우기 가장 힘든 부분인 영혼을 풍만하게 하는 행동이다.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는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에 당황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는 흔히 생각해본 적 없는 사실들을 직면하게 해 주는 문장에 자주 고개를 끄덕였다. 무작정 채식은 어렵고 귀찮다고 생각했던 무의식도 경건하게 반성을 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해서 인스타그램에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가 비건 음식, 제품을 직접 먹고 리뷰하는 계정을 발견해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채식 한 번 해볼까? 하고 시작했다가는 금세 포기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갓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나도 스스로를 비건이라 당당히 소개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 본다.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질병과치료법 #채식의즐거움 #이도경 #소금나무
#비건 #베지테리언 #제로웨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