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한 잔 - 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세계
정인성 지음, 엄소정 그림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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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요즘은 술을 잘 마시지 않지만, 한때 칵테일을 주제로 소설을 쓰려고 준비했을 만큼 술에 흥미를 가질 때가 있었다. 이따금 마음이 울적하거나 왠지 우수에 젖고 싶을 때(높은 확률로 약간의 비가 내리는 날) 집에서 가까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펍에 아이패드를 들고 방문했다. 전자책을 켜두고 좋아하는 칵테일을 시켜 홀짝이며 혼술을 하면 제법 기분이 편안해졌다. 내가 자주 마시는 칵테일은 '롱아일랜드 아이스티'였다. 술이 3가지나 들어가 도수가 높은 편이지만(내 기준), 아이스티처럼 달달한 맛이어서 한 잔을 오래 마시거나 두 잔을 조금 밭게 홀짝이고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하곤 했다.

이제 술을 잘 마시지 않기 때문인지, 이 책을 펼치기 전에는 '아 ㅋ 나 칵테일 좀 알지 ㅋ'라고 생각했건만 막상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술이 한가득이라 겸허한 마음이 됐다. 특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술을 보여주다보니 더 호기심이 생겼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캐롤>이었다. 재개봉했을 때 잽싸게 극장에 달려가 보았던 영화로, 특히나 터널 씬은 지금도 잊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화였다. 그렇게 감명 깊었으면서도 테레즈와 캐롤이 어떤 술을 마시며 사랑의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올드패션드'? 처음 듣는 술이지만 다음에 펍에 가게 되면 꼭 마셔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 책의 저자가 '책 바'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방문해보고 싶은 장소의 목록도 하나 늘었다. 6년 전 지금 정착한 동네에 이사온 뒤로 앞서 언급했던 멋진 펍이 없어서 만족할 만한 혼술을 한 지가 굉장히 오래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경험을 더 늘리기로, 특히 영화나 책에 나오는 술을 눈여겨 보면서 경험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기로 마음먹었다.

나에게 있어 2025년은 도전의 해였다. 도전의 카테고리를 무한으로 늘려주는 콘텐츠는 늘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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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한 잔 - 소설 속 칵테일, 한 잔에 담긴 세계
정인성 지음, 엄소정 그림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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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책을 보며 나도 경험의 카테고리를 넓히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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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들의 도시 - 독서 여행자 곽아람의 문학 기행
곽아람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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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나는 어릴 때 제법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였다. 그 이유의 팔할 이상은 당연히 게걸스럽게 탐독하던 무수한 책들 덕분이리라. 맞벌이인 부모님 슬하에서 자랐고, 조부모님의 손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구수한 된장국에 반찬투정도 별로 하지 않고 밥 한 공기를 싹 비우고 나면 대개 자유시간이었다. 감시할 엄마가 없는 자유! 그 시간이 도래하면 동생은 대개 애니메이션을 보았고, 나는 대개의 경우 정신없이 읽다 중단해둔 책을 집어들었다. 별명이 '문학소년'이었다던 아빠와 우리의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엄마는 내 손에 책이 마를 일이 없게끔 노력했다. 헌책방 거리에 가서 차 트렁크 가득 헌책 꾸러미를 사오고, 일 주일에 두 권씩 배송되는 아동도서 배달 서비스를 주문하고, 시립도서관에 온 가족의 대출증을 오남용해가며 스무 권 가량의 책을 빌려왔다. 헌책은 차근차근 읽은 책 책장으로 향했고, 아동도서 배달 서비스는 완독한 책이 오는 경우가 잦아져 취소했고, 시립도서관에서 연체되는 일은 없었다.

내가 가장 처음으로 읽은 장편소설은 <해리포터>였다. 내 또래들은 대개 그랬을 거라고 감히 추측한다. 그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연히 재미가 1순위였지만, 그보다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해리포터 세계관의 모든 요소들이 대단한 자극이 됐다. 머릿속에서 빗자루를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호그와트 학생들을 헤치고 들어가면 저 구석에서 벽에 머리를 박는 도비를 말리는 해리포터가, 2층 계단에서 한껏 꾸민 차림으로 사뿐사뿐 내려오는 헤르미온느가, 소망의 거울을 꿈꾸는 표정으로 들여다보며 중얼거리는 론이 있었다. <해리포터> 영화가 차근차근 개봉하면서 내가 상상하던 이미지는 흐려졌지만, 그 이후로도 책 속의 인물들에 상상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나는 망상을 즐기는 아이가 됐다.




나와 흡사한 아이, '빨간 머리 앤'을 그래서 좋아했다. <빨간 머리 앤> 시리즈는 비록 완독하지 못했으나(3권 정도에서 멈춘 기억이 있다. 성인이 된 지금 다시 도전할 계획) <키다리 아저씨>는 출판사 별로 찾아 읽었고, <작은 아씨들>이나 <안네의 일기>,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등 스테디 셀러이자 당차고 똘똘한 소녀들이 주인공인 책을 자주 읽었다. 섬세하게 묘사되는 그들의 생활이 마치 지금의 브이로그를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즐거웠다. 하물며 <안네의 일기> 속 안네마저도.(어렸고, 홀로코스트를 잘 몰랐기에 어쩌면 가능했을지도)

<초원의 집> 시리즈나 <클로디아의 비밀>도 기억에 남는 책 중 하나인데, 가장 큰 이유는 잘 알지도 못하는 공간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한껏 펼쳐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와 그녀들의 도시> 속 저자가 프린스에드워드 아일랜드에 도착했다는 묘사에서 심장이 절로 뛰었다. 매슈의 마차에서 꿈을 꾸는 듯한 눈으로 앤이 종알거리던 바로 그 길, 바로 그 호수, 바로 그 나무를 보았다고 했다. 와! 나는 나도 모르게 탄성을 뱉었다.

길고 긴 세월이 지나자 나는 더이상 상상력을 찾아보기 어려운 어른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그랬듯이 책 속에 묘사된 지역에 방문하게 된다면,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춘 듯했던 발칙한 상상력이 다시 고개를 빼꼼 내밀지는 않을까?

'나의 문학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는 저자를 따라하듯, 나도 내가 사랑하는 책에서 묘사하는 거리와 공원과 해변을 거닐어보고 싶다. 아니, 거닐어볼 계획이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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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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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 더 분명해졌다. 이따금 이런 식으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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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컬, 브랜드 -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곽효정 지음 / 지금이책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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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면서 제주는 나에게 어딘가 아련하고 애틋한 곳이다. (아마도) 2014년에 처음으로 친구 J와 제주 여행을 떠난 이후로 우리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마다 제주를 찾았다. 마지막으로 제주에 갔던 건 오롯이 혼자 보름살이를 하러 떠난 일이었다. 2018년도였는데, 벌써 5년이 흘렀고 나는 그 이후로 제주에 가지 못했다.

보름살이를 다녀와 그 추억으로 글도 쓰고 많이 성장했는데(처음으로 혼자 했던 여행을 보름이나 떠나니 성장하지 않을 수 없었음) 삭막하고 무감해진 지금은 아무래도 그 기운을 느낀 지 오래되어 그런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했었지만, 아무래도 현실적인 이유로 행동에 옮기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여전히, 제주는 나에게 안식의 공간이자 살고 싶은 공간이다.

물론 지난 몇 년 간 제주도에 갈 기회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나 보름살이를 다녀와 보니 어정쩡한 기간으로는 가고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너무 인기가 많아져서 여유롭게 돌아다니는 기분이 들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나게 됐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제주에서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게 제주를 좋아한다고 말한 것이 부끄럽게도 목차를 훑어보는데 아는 브랜드명이 두어 개 남짓?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년 동안 제주에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내가 너무 오랫동안 관심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특히 '소리소문', '클래식문구사', '키라네책부엌'이 가장 인상 깊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서 더더욱. 어릴 때 막연하게 책 사이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서인지 서점에 가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책과 글을 좋아해서인지 기록에 애착이 있어 문구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연필의 사각거리는 소리와, 만년필의 묵직한 서걱임이 올해 더 좋았다.

책을 좋아해서인지 어느 지역에 방문하든 서점에 가는데, 특히 조그마한 동네 서점을 좋아한다. '소리소문' 사장님의 큐레이션 철학이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대개 대형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등 판매 위주로 큐레이션이 되어있는 반면 동네 서점은 각 주인만의 기준으로 큐레이션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눈여겨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클래식문구사'는 연필을 주력 제품으로 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의 브랜드가 시작된 블랙윙 702 연필을, 제주에 가게 되면 꼭 그의 가게에서 사오고 싶다. '키라네책부엌'은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작년 서울에서 예약제 서점에 다녀와본 결과 아주 마음에 드는 정책(?)이었기 때문에 제주에 가면 반드시 가봐야할 목록에 추가했다.

좋아하는 것을 하되 그 가치를 자본주의에서 뒤쳐지지 않게끔 하는 것은 늘 어렵다. 대다수가 포기하고 살아가는 꿈이기도 하다. 물론 그 이상적인 선에 다가서려면 아주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력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니, 나 또한 내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 하고 싶은지 더 분명해졌다. 이따금 이런 식으로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더 단단해진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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