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인간 김경희 -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
김경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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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에세이집을 크게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디자인도 그렇고 제목에서부터 묘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는 책이었다. 막상 이 책을 받았을 때에는 몸이 아파 며칠이고 앓아 누워있던 때라서 오늘에서야 겨우 집어 들었지만 말이다. 저자는 이전에 #너구리 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싫어서>를 출간한 사람이다. 제목 그대로 회사가 싫어서, 자기 자신을 부추겨 일에 쫓기는 자기 자신이 싫어서 회사를 때려친 사람. 비록 아르바이트에 가까운 계약직으로 회사를 다니는 신분이지만 부럽다. 남의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끼는 요즘이다.

 

"사장님, 손님들한테는 꾸준히 하라면서 왜 본인은 꾸준히 안 해요?"
"아, 나는 재미없으면 꾸준히 안 해요."
p 116
"너무 열심히 하지 말아요. 그럼 금방 지쳐요."
p 127

 

우리의 주인공 경희 씨는 책방 직원으로 일을 한다는데, 책방 사장님이 정말 킬링 포인트다. 늘 손님들에게 '무엇이든 꾸준히 해서 결과를 내보이라'고 하면서 자신은 SNS에 딱 하루 업로드하고 영영 미뤄버리는 사람. 사실 알고보면 정말 그렇게 살았던 분이라고는 하지만. 재미없으면 꾸준히 하지 않는다는 그 배짱이 너무 멋있다. 또 너무 열심히 하면 지친다는 말을 직원에게 하는 사장님이라니. 대부분 사장님들은 직원에게 더, 더 열심히, 더 성실히, 더 가성비 좋게(?) 일하라고 하지 않는가. 두 시간 먼저 출근해 청소와 이런저런 정리를 끝내놓은 경희씨에게 사장님은 말한다. 금방 지치니까 적당히만 해요.

 

그래, 다 별것 아니다. 나라를 구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미련하게 별일 아닌 것들을 오래 껴안고 산다.
p 278

 

경희씨는 회사를 관두고 얻은 불안감과 일상 속에서 자기가 좋아했던 일을 하며 산다. 별일 아닌 것들을 가지고 글을 써서 그것이 정말 별일 아닌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단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이지만 마치 동네 카페에서 자주 마주치는 언니가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느낌이라 삽시간에 읽어버렸다. 이런 느낌은 간만이다. 욕심도 든다. 이런 글을, 써야지.
그리고 경희씨는 박정민 배우님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덩달아 좋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가 쓴 책, 나도 읽어봐야겠다.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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