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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들 - 연인도 부부도 아니지만 인생을 함께하는 친구 관계에 대하여
라이나 코헨 지음, 박희원 옮김 / 현암사 / 2025년 9월
평점 :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실 이 책이 끌렸던 가장 큰 이유는 유튜버 허휘수의 추천사 때문이었다. 그의 책도 구매하고, 유튜브도 잘 보고 있는 한 팬으로서 그가 어떠한 책을 추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읽을 가치는 충분했다. 책 뒷표지에 적힌 내용을 보자 더욱 궁금해졌다. '김은하와 허휘수', '하말넘많' 채널을 즐겨 보고 있는데 두 채널 계정주들의 특별한 우정관계가 늘 부럽고 신기했기에 이 책이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
나는 간혹, '이 감정이 뭘까'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특히, 내가 느끼는 감정을 샅샅이 해체하여 속살이 허옇게 드러나야만 속이 다 시원해지는 사람이다. 내가 누군가를 애틋하게 여길 때에 이것이 사랑인가? 아니, 이것은 애정 정도야, 라고 결론내리는 관계가 간혹 있었다. 그 애(불특정다수)와 나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낭만적인 관계'로 묶이기에는 무던했고, '일반적인 친구'라고 하기에는 애틋했다. 이 책을 읽으며 결론내리지 못하고 지나쳐 간 그 애들이 떠올랐다.

내 20대 시절의 대부분은 '낭만적인 관계'이자, '버팀목이자 애인이자 성적 욕구를 채워주는 파트너이자 취향 공동체'인 상대를 찾기 위해 헤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낭만적 우정'이 나를 가장 충만하게 채워주는 관계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것을 기대한 '낭만적 사랑'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지 못했다. 물론 이것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나 적어도 나에게는 '낭만적 우정'이 내 심리적 안정감을 든든하게 받쳐주는 토대로서 기능한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마음에 희미하게 드리워져 있던 베일이 훤하게 걷히는 느낌이었다.
요즘 들어 나는 이제 연애하기 어렵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자포자기나 아쉬움이 아니라 해방감이 들었다. 애인이 생기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이유도 깨달았다. 내 사랑이 모로 가거나 실패한 이유도 알 수 있었다. 모든 미디어와 그 미디어에 학습된 이들이 나에게 '낭만적 사랑'에 대해 끝도 없이 역설하기 때문이었다. 제법 유연한 편이라고 생각했던 내 사고체계도 다시 조립하기로 했다. 또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다니! 모르던 세계를 또 하나 알아가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낭만적 우정' 관계의 모든 이들과 즐겁게 축배를 들고 싶은 기분이었다.
우리만이 만들어갈 수 있는 낭만적 우정을 위해!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