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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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끌렸던 책이다. 작가가 프랑스 사람이라고 해서 더 궁금했는데, 최애 작가 중 한 명이 프랑수아즈 사강이기 때문이었다. 호기심 반 의구심 반으로 집어들었는데 그리 얇지 않은 두께임에도 술술 읽혀서 이틀의 시간을 쪼개 금세 읽어버렸다. 이 책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여성들의 궁전>을 배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진행된다.

모범생의 정석으로 살아온 현대의 솔렌, 과거 십자군에서 고정 관념을 타파하며 선의 싸움을 하고자 노력한 블랑슈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로 펼쳐지는데 갖가지 국적의 갖가지 사연을 가진 여성들의 동거를 보면서 이루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때로는 그들의 연대에 온기가 느껴지다가 지난 상처를 공유할 땐 한없이 마음이 시려지기도 했다. 막연하게 품은 꿈으로는 언젠가 여자들끼리 살 수 있는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것이었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볼까 싶기도 했다.





여자로 태어났으니 마땅히 해야 한다는 그 들러리 역할은 전혀 내키지 않았다.블랑슈는 삶의 무대 한가운데 서고 싶었다.

무엇인가 의미있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p 50

읽는 내내 마음을 뜨겁게 달구던 캐릭터인 블랑슈가 실존 인물이었다는 말에 무척 놀라웠고 문득 코끝이 시큰했다. 옳은 일을 위해 평생을 바쳤고 몸이 상해서도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는 묘사에 존경 그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 나 또한 정의를 꿈꾸지만 늘 스스로를 앞세우느라 매번 실행을 뒤로 미루는데 블랑슈는 한 번도 타인을 뒷전으로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블랑슈의 투쟁과, 평생 꿈꾸던 하나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솔렌의 성장이 버무려져서 마지막장을 덮을 쯤엔 나까지 한 뼘 성장한 기분이었다. 거슬리는 장면 하나 없이 편안하게 읽은 것도 오랜만이었다. 즐겨 쓰는 독서 어플에 이 작가의 전 작품도 추가해놓았다. 항상 여성 인권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정작 할례 의식을 치르는 어떤 나라의 여자들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일이 없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요즘은 페미니즘을 공부한답시고 백래쉬, 코르셋 등에만 관심을 두었는데 가장 기초적인 것에도 여전히 관심을 두고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존 인물을 캐릭터로 등장시켰다고는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다.

하지만 이 책을 덮을 즈음엔 정말 허구일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벼랑 끝에 내몰려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받는 여성은 어디에나 있다.

그것은 소설이 아니다.

본 포스팅은 카페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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