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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인테리어 셀프 교과서 - 공간과 일상이 빛나는 스탠드, 레일, 포인트, 펜던트 조명 연출법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김은희 지음 / 보누스 / 2021년 7월
평점 :
나는 사실 인테리어라고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처음 자취를 시작한 건 무려 6년 전이지만 그 중 5년을 대충 살았다. 학교 앞 구축 건물의 원룸을 구해 살아지는대로 살았다. 뭔가 꾸밀 생각도 들지 않고 그럴 엄두도 나지 않았다. 나중에 좋은 집에 가면, 그 때는 내 마음대로 꾸미고 살아야지. 미루는 게 익숙했다. 나는 어릴 때도 김치볶음밥 위의 달걀 지단을 아껴 먹다 종래에는 볶음밥 몇 톨에 지단 한주먹을 욱여 넣는 아이였다.
1년 반 정도 전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운 집이었다. 붙박이로 벽에 붙어 있는 책상 외에는 모두 내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때마침 백수였다. 부모님의 취향대로 새로운 집을 꾸몄다. 뭐, 아직 어떻게 꾸미는 건지 가닥도 잡히지 않고 별 생각도 없었으니까 그런대로 받아들였다. 그러다가 J의 소개로 주말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남의 집 사진을 보며 연관 제품을 태그해주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펜던트 등이며 마크라메며 실링 팬이며 온갖 인테리어 소품들의 명칭이 어려워 한참을 끙끙대느라 바빴는데 서너 달이 지나고 일이 손에 익으니 누군가의 방, 나아가 집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모두 각자만의 취향을 담아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만 모아놓은 공간에서 살았다. 새삼 방을 둘러보았다. 일단 더러웠고(ㅋㅋㅋㅋ) 내 취향은 사실 그다지 담겨 있지 않았다. 역시, 다음 집에서 꾸며봐야겠어.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원래 무드등이나 스탠드 종류를 좋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도 마음에 드는 제품이 보이면 스크랩을 해 두었는데 조명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자 위시리스트에 있던 조명을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되었다. 정말, 이거 하나로 분위기가 바뀐다고? 다시 책을 읽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조명들이 있었다. 읽다 보니 내가 원하는 집의 분위기가 무엇인지, 그 분위기를 위해 무얼 사면 될지 가닥이 잡혔다. 그래서 그 조명은 위시리스트에서 장바구니로 거처를 옮겼다. 아마도 다음 달 쯤? 우리 집으로 입주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읽는 이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북돋아준다. 내게 하는 말인가? 싶어 뜨끔하기도 했다. 저자는 내 집 꾸미기를 나중으로 미루지 말라(뜨끔), 조명 하나만으로 공간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위기와 아이템을 알아보고 조명을 배치하면 훨씬 아늑하고 포근한 집이 될 것이다, 등등. 새삼 내게 집이라는 공간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생각해본다. 우리 모두에게도. 어느덧 집은 단순히 몸을 기거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취미 생활을 하기도 하는 복합적인 공간, 어쩌면 나 자신을 의미하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니 미루지 말고 당장, 사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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