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본능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이제는 테러라는 말이 너무나도 익숙해져있다. 자신들의 주장을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때로는 관련자들을, 때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자들에게 거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주로 미국이란 나라를 떠올리게 만드는 사람들. 가장 크게 그들을 각인시킨 사건은 2001년에 있었던 9 .11일 테러일 것이다. 고등학생 때 뉴스 화면으로 봤던 그 장면은 그 어떤 영화의 한 장면보다 충격적이었고,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다. 

    이야기는 그 보다 훨씬 오래전에, 어쩌면 미국에서 있었던 테러 중에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때는1920년, 월 가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다. 미국의 핵심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안전은 당연히 보장받을 거라 여겨졌던 그 곳에서. 이전에는 겪에보지 못한 충격적인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장소도 장소지만 그 피해가 컸던지라 나라의 온 수사기관에 매달렸지만 결국엔 범인을 찾지 못한. 주인공 리틀모어는 그날 사건의 현장에 있었다. 참전 경험이 있던  영거 박사와 콜레트라는 여성과.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콜레트가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리트모어와 영거는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서 콜레트를 구해낸다. 하지만 이 테러와 납치는 시작에 불과했다. 곧이어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작가 제드 러벤펄트의 전작인 "살인의 해석"은 굉장히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때문에 읽어야 했던 책이 좀 밀려 있었어도 굳이 찾아서 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기대치가 좀 높아서 약간의 실망은 했어도 만족감 또한 적지 않았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기도 했었고. 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읽기 전엔 역시나 방대한 양에 조금 움찔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잃으면서 좀 특이한 책이다 싶었다. 현실과 소설 속 세상을 오락가락하는. 읽으면서 자꾸 아차 싶었던 건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을 자꾸만 헷갈려 한다는 것이었다. 시대는 분명 1920년대이지만 인물들의 사건을 함께 겪어나가다 보면 자꾸 현실 세계가 보이곤 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점이 순간 아차 싶으면서도 좀 쓸씁하게 느껴졌다. 큰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랄까? 그런 조금은 안타까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책 속엔 익숙한 인물들이 몇몇 등장한다. 가장 먼저 정신 분석으로 유명한 프로이트! 현실세계에서 그렇게 잘 아는 분은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소설 속에서 만나뵈니 조금 색다른 기분이었다. 영거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은 조금 신기하기까지 했다. 두 번째로 퀴리 부인! 역시나 현실 상에선 너무나도 머나 먼,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분이셨을텐데 소설 속에서 보니 은근 반갑기까지 했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책이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면 초반의 폭탄 테러만큼 강력했던 사건은 없었다. 그리고 너무 발생하는 사건이 좀 많게 여겨진다고 할까? 어느 사건은 깊숙히 들어가는 듯 하다가도 아닌 것 같고, 어떤 사건은 또 정반대같기도 하고..조금은 아리송하기까지 했다. 때문에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렇지만 장면 장면은 생각하며 읽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다. 간혹 좀 징그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작에 흥미를 느끼셨던분들이라면 이 책 또한 읽어보심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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