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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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견에 사로잡히기 좋은 직업중에 하나가 연예인이 아닌가 한다. 
상대방을 직접 만나보지 못하고, 보여지는 부분만을 보다보니 어느 덧 나만이 알고 있는 상대방이 마음속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작가라는 이름이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배우 조안. 그녀가 직접 쓴 글들이 책으로 출판되었다는 걸 알고는 얼핏 비웃음을 날렸었다. 이젠 정말 너도나도 책을 내는구나 싶어서. 

 그런 이유로 쳐다보지도 않던 책이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생겨서 보게 되었다. 아담한 사이즈에 많지 않은 글들이 담겨 있었다. 별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 이야기부터가 좀 의외였다. 굉장히 강렬하고, 신선했던 이야기. 그리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또한 신선함과 강렬함이 첫 번째 이야기에 뒤지지 않았다. 

 책 속에선 방송에서 4차원이라 불려지는 그녀의 상상력이 글과 그림들을 통해 거침없이 드러나 있었다. 어릴적 만화가의 꿈을 꾸었다는 그녀의 그림 실력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그림체에서 묘한 신비로움이 느껴졌다고 할까. 그 그림들이 더해졌기에 책을 읽는 즐거움이 훨씬 컸었다. 

 열 편이 넘는 이야기들은 사실 즐겁지만은 않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좀 어둡다고 할까? 
나날이 심장이 커져감에 따라 외출도 못하고 가족들에게도 외면을 당하게 된 아이, 어느 날 갑자기 가슴에 구멍이 뚫려버린 아이, 모든 이를 말로써 조종할 수 있는 마법의 혀를 가진 아이, 등등 각각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가 특이했다. 보통의 상상력에선 그려볼 수 없는 인물들이 가득한 책을 읽으면서 조안이란 배우가 정말 독특한 상상력을 지녔구나 싶었다. 

 이야기들은 짧고, 담겨있는 그림들은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길이와는 다르게 그 여운은 참 오래토록 남는 책이었다. 특히 어른이 되기 위한 절차로 심장이 없어져버린다는 이야기는 씁쓸함을 넘어서서 좀 슬펐었다. 왠지 아주 소설틱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 

 읽고나니 예전에 그녀의 출간 소식을 얼핏 비웃었던 생각이 나서 살짝 민망함을 느꼈었다.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른다는 말도 있는데, 하물며 나는 그녀를 직접 본적조차 없는데...그간 나는 대체 그녀의 어떤 모습을 보고 읽어보지도 않은 그녀의 글을 비웃었을까 싶어서. 
편견을 멋지게 깨버린 그야말로 멋진, 상상력으로 가득 채워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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