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1 - 애장판
유시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어릴적 '마니'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된 유시진씨의 만화. 
묘하게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캐릭터와 무게감 있는 글들. 당시에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그 지루함이 싫지 않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본 '온'이라는 작품 또한 전에 느꼈던 묘한 신비로움과 무게감, 그리고 싫지 않은 지루함이 있었다.

  판타지 소설을 쓰는 제경.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일러스트레이터 사현에게 이상하게 관심을 갖게 된다. 말 한번 해보지 못했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마음으로 그의 작품들을  찾아보게되고, 우연히도 그가 자신의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를 찾게 된다. 
무작정 찾아간 길이었지만 사현은 낯선 제경을 밀어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살가움을 보여주지도 않는 사현에게 제경이 먼저 다가간다. 조금은 친해진듯한, 그러나 여전히 조금은 어색한 사이를 이어가는 두 사람은 제경의 신작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가까워진다. 

 줄거리를 살짝 말하다보니 마치 동성애를 다루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이 책은 동성애와는 관련이 없다. 남자인 제경이 남자인 사현에게 관심을 갖게되는 것은 맞지만 그 관심이란 것이 좀 묘하다. 사랑이라기보다는 존경에 더 가깝다고 할까?

 또한 이는 제경과 사현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마치 '전생'이라고 할 법한  그 둘의 이전의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아니 또 다른 공존하는 세계라고 해야하나..
제경이 쓰고자하는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새로운 세계 속에서 제경은 '나단'이란 인물로, 사현은 그의 스승인 '사미르'라는 인물이 된다.  나단은 사미르를 따르지만 늘 조금은 삐딱한 시선과 말투로 그를 대한다. 그 알수없는 욕심과 삐딱함에 의해 둘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그리고 현실에서 다시 만난 둘은  자신에 대해서, 자신이 그간  행한 행동들, 생각들에 대해서 오래토록 이야기한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유시진씨의 만화책은 이상하게 마냥 즐겁지는 않다. 그보다는 약간의 불편함이 더 큰 편이다. 말풍선을 빼곡하게 채울 정도로 글이 많은 것도 그렇고, 그 글들이 결코 쉽지가 않다. 오바 좀 하면 언뜻 만화책이 아니라 철학서를 읽고 있는 듯 싶을 정도로..그럼에도 신작이 나오면 슬쩍 손을 뻗게 되니 참 묘한 매력이라 하겠다. 때문에 늘 다음번을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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