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소녀
미나토 가나에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6월

 이름을 안지는 얼마되지 않았고, 읽었던 책 또한 단 두 권으로 많지는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미나토 가나에라는 이름은 정말 가슴 깊이 새겨져있다. 단 두 편일지라도, 그 단 두편이 정말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백'의 경우엔 읽은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그렇기에 이후에 나올 그녀의 다른 책들을 몹시 기다리고 있었다. 

 단발머리 여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표지와 잘 어울리는 제목의 '소녀'
그러나 제목과는 다르게 소개글의 내용은 좀 강했었다. '죽음의 순간'을 보고파하는 소녀들이라..원래 10대들이 호기심이 많고, 모험심이 가득하다지만 설마..다른것도 아니고 죽음의 순간을 보고파하다니..좀 의아하면서도 작가의 이름을 생각하니 단순히 죽음의 순간을 보고파하는 소녀들의 모습만이 아니라 그 이상이 책 속에 담겨져있지 않을까 싶었다.

 유키와 아쓰코. 둘은 어릴 적 가까운 곳에서 살며 함께 검도를 했었던 추억까지 있는  흔히 말하는 베스트프렌드인 사이다. 그러나 친구들로부터의 좋지 않은 일을 겪었던 아쓰코와  치매 걸린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던 유키, 둘은 서로의 깊은 이야기까지는 하지 않고 지낸다. 그러면서 각자 '죽음'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생각한다. 
어느날 전학 온 친구로부터 생각지 못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유키와 아쓰코는  다가오는 여름방학동안 각자 '죽음의 순간'을 목격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 

 솔직히 집중도 부분에선 지금까지의 책들 중에서 가장 낮았다고 할 수 있었다. 강렬함은 줄어들고 잔잔함이 진해졌다고 해야할까? 또한 내용 중에 '범죄'가 한 중심이 되지 않고 10대 소녀들의 심정이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 기존의 책들과 달라서 좀 색다르게 느껴졌다. 

 예전과 달라서 요즘의 아이들은 '죽음'이라는 것을 참 쉽게, 다양하게 접하는 것 같다. 과연 그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그러한 일을 보거나 겪었을 때 성인이 된 어른들처럼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혹시라도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책 속의 두 소녀처럼 '우정'으로 그 위기를 잘 겪어낼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좀 지나친 걱정일지 모르지만.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광고글을 보면서 역시나 이전의 책들만큼 강렬한 책인줄 알았었다. 그렇지만 막상 읽어보니 그렇지 않아서 조금 실망스럽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아주 실망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야기의 끝부분에 생각지 못한 반전이 있기도 했고, 두 소녀의 심리를 표현한 부분이 나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역시, 다음 작품이 또다시 기다려지는 작가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