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완보완심 緩步緩心 -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김경집 지음 / 나무수 / 2010년 7월

빠른것이 좋은 것인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느림은 곧 무능력과도 연결 될 정도로 느린것을 좋지 않게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빠르게 빠르게 사는 사회 속에서 만족감을 느낄 때도 있지만 지나고 보면 왠지 모를 씁쓸함을 느끼곤 한다. 또한  자꾸만 등 떠밀리는 기분이 들어서 조금은 쓸쓸하다 싶을 때도 있다. 

 '느리지만 꾸준한 걸음으로 느리지만 따뜻한 마음으로'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색 배경으로 완보완심이라 쓰인 제목도 들어오고. 보고 있자니 은근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았다. 책을 읽기도 전인데 이렇게 편안함을 느끼다니..과연 그 내용은 어떠할지, 얼마나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지 기대가 되었다. 

 책 속에는 42개의 사자성어와 함께 마음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실려있다. 작가분이 수업을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들, 옛 고서(?)에 담겨있는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주는 이야기들...대부분이 처음 읽게되는 이야기였으며 무척 감동적이었다. 특히 작가분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내주는 독특한 과제들이 인상적이었다. 헌혈을 하게하고, 부모님의 발을 씻겨드리고, 남을 돕기 위해 하루 한끼를 굶게하고..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2000원으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라는 과제였다. 그 과제를 이수했던 학생들 중에 1등을 했다던 학생의 이야기는 정말 읽으면서 나 스스로가 흐뭇해졌었다. 어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그 학생의 기특함과 따뜻한 마음씨에 조금 질투심이 날 정도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를 빠르게 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은 책을 읽게되면 왠지 모르게 빠르게 읽어나가곤 했었다. 그러다보니 글자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되새김질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적이 없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이 책은 나의 마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러 천천히 글자를, 문장을 읽어나갔다. 
그러다보니 책을 다 읽는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었는데 다 읽고 나서 느끼는 흐뭇함은 빨리 독서를 마쳤을 때보다 더 컸었다. 책 속에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어가는 즐거움도 컸고. 

 처음 기대했던 것처럼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