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생전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동생이 불쑥 이 책을 사왔다. 왠일인가 싶어 신기해하다가 소설책이 아닌 웹툰임을 알고 살짝 실망했더랬다. 그치만 막상 읽어보니 그림이 깔끔하니 좋았다. 컴퓨터 화면으로 보는것보다는 역시 출판된 책으로 보는 것이 훨씬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는 간단하다. 아니 사랑이야기이니까 간단하다고 말하면 좀 실례일까? 책 속엔 네 명의 젊은 남녀가 등장한다.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입학하여 운명처럼 커플이 된 연인과 오랜시간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그렇게 연인 사이를 이어가고 있는 또 다른 커플. 첫번째 커플의 경우 남자가 사고로 갑작스럽게 여자의 곁을 떠난다. 해서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녀가 그가 없는 시간을 견디며 홀로 서게되는 것을 그리고 있다. 물론 약간의 반전도 있고. 두번째 커플의 경우엔 초반엔 남자가 여자의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늘 곁에 있어주는 여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만 있을뿐. 그렇게 서로 전혀 다른 남녀의 이야기가 그려지는데 왠지 익숙한듯하면서도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이야기는 끝으로 갈수록 묘하게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만들었다. 운명 혹은 선택등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 혹은 제3자의 입장에서 다른 사람의 인생에 어느 정도까지 간여를 할수 있을까하는 점에 대해서도..그것이 굳이 사랑이라는 것이 아니라도.. 전반적으로 너무 흔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 좀 아쉬움이 남기는 했다. 그치만 결론이 조금 산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묘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