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하루에도 수십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요즘.

특정 사건을 오래토록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는한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교통경찰의 밤은 바로 이런 너무나도 흔하게 일어나는 교통사고에 대한 이야기이다. 너무나도 흔하다고 생각하기에 그 위험성이나 그에 따른 아픔을 생각지 못하는 것을 경고라도 하는 듯한 책이었다.

 

 10년 전에 쓰여졌다고 하는 이 책은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호등이 녹색이었느냐, 붉은 색이었냐를 증명해야하는 교통사고에서 유일하게 피해자의 입장에

서있는 여자아이가 앞을 볼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한 사고가 확실하지만 법적으로는 상대방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 여겨지는 사건, 초보운전자에게 아무런 생각없이 가한 장난으로 인해 벌어진 교통사고등..어쩌면 주변에서 흔히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교통 사고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에 의해 이야기는 조금 다른 시선에서 전개된다.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후에 무언가가 더해지곤 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교통사고로

인해 사람들이 겪게 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혹은 자신의 잘못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를 깨닫게 해주고 있다.  

 

 독특한 소재가 아니라 굉장히 익숙한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한 글을 써냈다는 사실에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단편이었던지라 가끔은 뒤의 이야기가 예상되는

경우도 있었다. 조금 뻔하다 할 법한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책이 쓰여진 시기가

지금이 아닌 10년 전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것 또한 굉장하다 싶었다.

어떻게 그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면서도 매번 색다름과

굉장함을 선사하는지.. 새삼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