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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 인종.명종실록-문정왕후의 시대, 척신의 시대 ㅣ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9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종,명종실록
만화로 조선왕조실록을 보다 쉽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그 9권은 조선의 12, 13대 임금이었던 인종과 명종의 순서이다.
먼저, 인종.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고 외롭게 자란 임금. 세자가 되어서도 아비인 중종에겐 복성군이란 장성한 서장자가 있었고 새로 중전이 된 문정왕후 또한 있었기에 늘 입지가 불안 불안했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왕비에 책봉 된지 17년 만에 문정왕후가 아들을 낳았다.
야심이가득했던 문정왕후와 그의 외척으로 인해 인종의 주변엔 늘 의문의 사고가 일어났고 그 결정판은 동궁 화제사건이었다. 야사에선 문정왕후 쪽의 소행으로 단정 지은 사건으로 세자도 그리 알고 있었기에 차라리 죽으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을 다급하게 찾는 부왕의 목소리를 듣고 불이 난 궁 밖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거짓일 확률이 높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로 세자 인종은 효심이 깊었던 인물이다. 그 깊은 효심은 임금의 지위에 오른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결국, 그것이 화를 불렀다. 인종 즉위 후에 신하들이 가장 역점을 두었던 일은 ‘임금에게 제대로 된 밥 먹이기’였다고 한다. 부왕이 죽기 전 며칠 밤을 간호하고, 사후엔 유교식 예법에 따라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했다 한다. 그러나 중종 사후에도 두어 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미음만 들며 식사를 하지 않았고 결국엔 허약한 몸에 병이 생겼고, 급속히 병세가 악화되어 사망에 이른다. 향년 31세, 재위 기간은 9개월도 채 못되었다.
국사 시간엔 세운 업적도 없었고, 재위 기간에 이렇다 할 큰 사건도 없었기에 이름조차 언급이 없었던 왕으로 기억되는 인종. 그렇기 때문에 책으로 만나 본 인종이란 인물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또한 아무리 부모를 생각하는 효심이 지극했다고는 하지만 책임감이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백성들에게 있어 그 당시의 왕은 지아비요, 하늘과 같았던 존재였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았다니 안타까움이 절로 들었다. 병세가 악화되자 신하들이 건넸던 약들 또한 극구 거부했다고 하니 작가도 언급했다시피 어쩌면 인종 스스로가 삶에 대한 의지나 미련이 별로 없었던 것은 아닐까.
기록되어 있기로 인품이 상당히 훌륭하셨던 분이라던데 그러하신 분께서 몸을 좀 더 돌보셔서 나라를 잘 운영하셨다면 바로 다음 임금 대에 불었던 피바람을 잠재울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명종.
12대 임금께서 몸 관리를 좀 하셨다면 왕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던 임금.
그러나 선대 왕의 재위 기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즉위 할 때 명종의 나이는 12세.
친정이 불가능한 나이였다. 하여 저절로 그의 어머니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였다.
이는 명종이 20살이 되기 전까지 계속 되었다. 재위 기간은 22년, 그러나 그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문정왕후의 수렴청정 기간 동안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다.
사림들이 화를 입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는 을사사화, 그 출처가 의심스러운 양재역 벽서 사건, 그리고 너무나도 유명한 인물 윤원형과 정난정. 참으로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많은 인물들이 등장했다 사라진 시기였다.
여인의 몸으로 조선을 경영했었던 문정왕후.
그러나 그녀에 대한 평판은 혹독하다. 남자들이 주도했던 시기에 여인의 몸으로 최고 권력을 소유하고 있었고 그 권력을 휘두름에 있어 거침이 없었던 것이 화근이 아니었을까.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지금까지도 어르신들이 기가 센 여자들에게 으레 던지시는
말이다. 하물며 양반네들이 모든 일을 주도해야 했던 시기라면? 게다가 유교가 나라의
근본이었던 시기에 불교를 중흥코자 했던 여인이었다. 그러니 혹독한 평판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인종과 명종.
두 분 모두 너무나도 낯선 임금이었다. 그래서 책을 볼 때 전혀 몰랐던 내용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더군다나 만화로. 역시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다음 권에선 선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두께를 보니 꽤 무게감이 느껴지던데.. 또 어떤 이야기들을 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