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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평점 :
한비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결 같다. 밝고, 강하고, 활발하다는 것. 다른 듯 하지만 결국엔 하나로 이어지는 이미지들. 실제로 본 적도 없고, 그녀가 쓴 책이라곤 "지구 밖으로 행군하라" 한 권 뿐. 그런데도 그녀는 이상하게도 친근하게 여겨진다. 압박 진행으로 유명한 강호동MC앞에서도 속사포같은 말들을 쉴 틈없이 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난다. 그 열정적인 모습. 한비야씨를 생각하면 그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제목처럼 이 책은 한비야씨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녀 자신을 사랑하는 이야기, 그녀가 사랑하는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사랑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
글을 읽는 와중에도 그녀가 즐겁게 말하는 모습이 눈에 어른거렸다. 정말이지 그녀가 나에게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만 같았다. 그녀에 대한 이미지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녀의 맛있는 글 솜씨 또한 커다란 이유가 되었다. 어쩜그리 입에 딱 맞는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한비야씨께서 제발 자신의 글솜씨를 인정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천길 벼랑 끝 100미터 전.
하느님이 날 밀어내신다. 나를 긴장시키려고 그러시나.
10미터 전. 계속 밀어내신다. 이제 곧 그만두시겠지.
1미터 전. 더 나아갈데가 없는데 설마 더 미시진 않을거야.
벼랑 끝. 아니야, 하느님이 벼랑 아래로 날 떨어뜨릴리가 없어.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너무나 잘 아실테니까.
그러나, 하느님은
벼랑 끝자락에 간신히 서 있는 나를 아래로 밀어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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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야 알았다. 나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 P.89-
어릴 적에는 부모님을 따라 혹은 할머니를 따라 절에 다녔던 내가, 조금 큰 후에는 친구들을 따라 교회에 다녔었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곳에도 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좋은 글을 보면 종교를 따지지 않고 그저 글의 의미만을 생각하게 된다. 한비야씨의 책에 위와 같은 구절이 나온다. 한 번 읽고 페이지를 넘겼다가 다시 또 페이지를 제자리로 돌렸다. 89페이지를 몇 번을 보고 또 봤다. 읽고 있다보니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종교를 떠나서 오로지 그녀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녀의 마음이 담긴 참 따뜻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