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 머츠가 치워드립니다
이언 맥웨시.캐리 매크로슨 지음, 이신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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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마고는 열입곱 살의 은둔형외톨이지만 꽤나 실력있는 디지털 장의사이다. 학생을 비롯해 교사와 어른까지도 인터넷에서 감추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을 수면 아래로 가라 앉히는 것에 재능을 보인다. 마고는 자신에게 맡겨진 의뢰를 통해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불륜을 저지른다거나 도박 빚에 시달리는 어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엿보게 되지만 감정의 동요없이 깔끔하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낸다. 마고는 꿈꾸던 스탠퍼드대 등록금을 모으던 중에 라벤지 포르노 사이트인 '루비'를 삭제 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마고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의뢰받고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라던지 법이나 제도적으로 구멍이 나있는 현실과 직면한다. 주변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섹스팅 스캔들의 전모가 밝혀지지만 오히려 보호받아야 할 피해자 여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가해자 몇 몇은 정학 당하는 것에 그치고 마는 것을 보며 학교나 나라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기대했다는 건 순진한 생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마고는 라벤지 포르노 사이트를 박멸할 수 있을까?

 

은둔형 외톨이 기질을 지닌 마고가 다양한 사건을 의뢰받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며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한층 나아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엉뚱한 상상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디지털 장의사가 존재한다면 어떨까?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것들을 해결해주고, 디지털 범죄자들의 정체를 밝혀 낼 수 있다면 이 또한 괜찮은 직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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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머츠가 치워드립니다
이언 맥웨시.캐리 매크로슨 지음, 이신 옮김 / 문학수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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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지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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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대하는 아름다운 방식
유강 지음, 공서연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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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때부터 사냥을 배운 이투아는 여우 사냥을 하고 싶어한다. 리베르 마을은 성인식을 치른 후에 여우를 사냥할 수 있는데, 그는 삼 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이투아는 너구리 굴을 찾아서 헤매던 중, 다른 마을 사람들의 덫에 걸린 황금빛 털을 가진 여우 한 마리를 발견한다. 가죽으로 만든 화살통을 갖고 싶었기에 여우의 배를 화살로 명중시켰고, 그만 남의 여우를 훔치게 된다. 뒷날 아침이 되자 프로엘 마을 사람들은 여우 핏자국을 쫓아 마을로 들이닥치고, 달이 기울어 질 때까지 여우를 훔친 사람이 말할 수 있는 기한을 주겠으며 기한을 넘기면 리베를 마을을 불타우겠다는 엄포를 남기고 서둘러 돌아선다.

 

리베르 마을에 특별한 의식이 열려 마을 사람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였고, 칼리토 부족장은 남의 여우에 손을 댄 적이 있다는 이투아의 자백을 받아낸다. 말라 할머니는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앉은 마을 사람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이투아는 어떤 아이였나요?"

 

사람들은 저마다 이투아에 대해 칭찬을 한다, 잘못을 한 아이의 평소 모습과 선행을 칭찬하고 그로 인해 책임감을 느끼게 하며 더불어 자신이 한 잘못도 반성하게 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책의 제목처럼 <잘못을 대하는 아름다운 방식>은 꽤나 현명하고, 민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잘못한 아이에게 온갖 협박성 으름장을 놓으며 겁 주려했던 나를 돌아보게 된다. 민주적이면서도 단호하게 아이를 훈육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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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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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유전학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악의 유전학>은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도 대물림이 될까?'라는 짤막한 생각과 함께 책으 펼쳤다.

 

비밀경찰에 쫓기던 사내는 어머니와 아들을 보기 위해 집으로 숨어들고, 노파는 다시는 못 볼 수도 있는 아들에게 20년 전에 있었던 '홀로드나야'라는 마을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물 서넛 정도의 리센코 후작은 마을 사람들에게 묵직한 돈 자루를 던져주며 방치된 지 오래인 빈수도원을 중심으로 쌍둥이 마을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떠난다. 정확히 1년 후에 수도원과 개울을 사이에 둔 쌍둥이 마을이 완성되고, 리센코 후작은 연구원들과 50명 정도의 군인을 이끌고 마을로 들어온다. 동쪽 홀로드나야에는 250명의 남자아이가, 서쪽 홀로드나야에는 250명의 여자아이가 들어왔으며 이들은 완전히 분리되어있었다.

 

고아였던 500명의 아이들은 후작의 보살핌 안에서 행복하게 자라나는데, 유일하게 지켜야하는 단 하나의 규칙이 존재한다. 아침 7시와 저녁 7시에 한명도 빠짐없이 차가운 광장의 저수지에서 '입수 기도'라는 특별한 의식을 치러야만 했는데, 10분을 채워야만 몸을 녹이고 식사할 수 있었다. 여덟 살 소녀 안나는 같은 오두막의 한살배기 케케를 구멍 바구니에 넣고 얼음 구멍에 들어갔다가 죽게 되고, 케케만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지는데......

 

<악의 유전학>은 책을 덮을 때까지 쉴 새없이 책장을 넘겼던 책 중에 하나이다. 추위에 강한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 1600쌍의 쌍둥이를 생체실험에 이용하고, 자신의 유전학적 이론을 증명해보이고 싶어했던 리센코 후작이나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수 많은 사람을 죽여가면서까지 자신이 목적하는 바를 이루어내려던 사내의 모습은 역사 속 인물들을 떠오르게 한다. 세밀한 묘사와 치밀한 구성으로 소설 속 사건이 실제로 있었던 일이 아닐까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또 읽을수록 더 빠르게 진행되는 속도감이나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는 몰입감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소설이었으며 의학을 전공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라 더욱 흥미로웠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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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빛 아파트
서민희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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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표지부터 시선을 끌었던 <사랑빛 아파트>,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그저 사랑스러워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사랑빛 아파트>는 다양한 동물 가족이 살고 있다. 얼마 전에 이사 온 곰 가족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 없게된 토끼 가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위층으로 올라간다. 화가 난 토끼는 발소리가 시끄러워 잘 수 없다고 하소연하고, 아빠 토끼는 씩씩거리며 집으로 돌아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도 사랑빛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에 정답으로 정해진 빛의 색깔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특정 색을 정답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사람을 마주할 때마다 《사랑빛 아파트》를 다시 펼쳐 봤으면 한다. 아주 작은 소리도 쉽게 듣는 토끼와 아주 무거운 물건을 쉽게 드는 곰은 같지 않으니까.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자라나는 어린아이이든 다 큰 어른이든 자신의 빛깔을 망가뜨리지 않고 오랫동안 반짝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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