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선한 의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품고 있는 ‘욕구‘다. 그리고 화자와 청자 간 대화에서 드러난 표면적 의미보다더 중요한 것 역시 서로 간에 숨겨진 욕구라는 점이다.

소통은 방법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왜냐하면 소통은 인간의 본능적 욕구(본성)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소통의 과정을 통해 거래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고 산다는 것이다.

소통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만 그들의 문화와의 만남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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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입듯이 그르누이는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향수를 번갈아 발랐다. 그 향수들을 이용해 그는 사람들로부터방해를 받지 않을 수도, 또한 자신의 존재를 노출시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런 여러 가지 냄새들을 보호막으로 해서그르누이는 이제 오로지 자신의 원래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에 몰두했다. 목표란 바로 조심스러운 향기 사냥이었다.

살아 있는 생명체로부터 최초로 영혼의냄새를 탈취하는 일에 성공한 기념으로 그르누이는 한동안 그걸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가 원하는 것은 특별한 사람들, 즉 아주 드물지만 사람들에게 사랑을 불러일으키는 그런 사람들의 냄새였다. 그 사람들이 바로 그의 제물이었다.

그는 아이를 가슴에 더 꼭 껴안았다. 그리고는 마치 울분을마음껏 너희들을 경멸하고 있어! 너희들은 역겨운 냄새나 풍기는 멍청이들이야! 자, 보기좋게 나한테 속아넘어간 기분이어때! 바보 같은 자식들! 내가 최고라고!

그것은 전에 산에서 고독의 향연을 벌일 때처럼 무아지경에서오는 도취감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데서 오는 냉정하고 명료한 만족감이었다.

자신의 재능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극히 한정된 재료만갖고도 타고난 천재성을 이용해 인간의 냄새를 만들어 낼 수있는 능력 말이다.

인간의 냄새일 뿐만 아니라 초인간적이기도 한 냄새, 말로는 이루 설명할 수도 없을정도로 훌륭하고 활력이 넘치는 냄새, 그 냄새를 맡은 사람은 누구나 다 그 냄새의 주인을 마음속 깊이 좋아할 수밖에없는 천사의 냄새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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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 고독의 극점을 향해 그를 몰아갔다.

벌써 나를 지루하게 만든다. 나 이제 집으로 돌아가련다. 내가슴속 성으로 돌아가 힘들었던 이 하루를 마감하며 작은 기쁨을 맛보고 싶구나.」이 말을 남기고 위대한 그르누이는 황금향의 구름 왕관에서 내려와 나래를 활짝 폈다. 그가 창조한 순박한 향기의 국민들이 기쁘게 춤추며 축제를 벌이는 동안 그는 영혼의 저녁들판을 가로질러 심장속 자신의 성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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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의 기술’은 더 빨리,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무언가를 얻고, 경험하려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충만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한 마디로 끊임없는 욕망의 쳇바퀴를 끊고 절제하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당연한 말을 하는 것 같아 식상한 듯 하면서도, 책의 서문을 보면 ‘어? 나를 보고 하는 말인가?’ 하며 가볍게 빨려들게 된다. 또 자기반성하라는 타임을 얻은 것처럼 말이다.

절제의 기술은 크게 5가지 원칙으로 제시된다.
첫째, 선택지 줄이기
둘째,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 바라기
셋째, 기뻐하고 감사하기
넷째, 단순하게 살기
다섯째,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

‘선택지 줄이기’는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불안, 우울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며, 쾌락과 욕망을 무한으로 좇게끔 하기 때문에 적은 선택지 안에서 만족할 줄 아는 힘을 기르라는 것이다.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 바라기’는 선, 사랑과 같이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에 보답을 바라지 않고 마음을 쓰는 것이다. ‘기뻐하고 감사하기’는 말 그대로 존재의 기쁨을 감사로 표현하며 덕을 갖춘 품성을 키우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살기’는 정치적, 집단적 차원에서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자세를 길러 우리 자연과 사회를 지속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는 화려한 유행에서 뒤처지더라도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수용하는 용기를 갖고 소신껏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솔직히 읽으면서 약간 산만한 느낌도 들었다. 개별 원칙에 대한 모든 부연 설명들이 논리적으로 딱딱 연관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보단 좋은 문구들을 모아 두루뭉술하게 분류한 감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꽤 있어 밑줄을 많이 친 것 같다.ㅎㅎ

보통 OO의 기술, OO하는 법~ 같은 조언을 알려주는 책을 보면 개인 스스로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사회 환경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른데, 획일화된 기술을 가르치는 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책도 사실 그런 의심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저자가 나름 방어 주장을 펼친 점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완벽하게 수용할 필요도, 통으로 부정할 필요도 없이 현명한 지혜와 비판정신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들이 좋고, 고맙다. 맨날 바쁘단 핑계로 책을 멀리 했던 나에게 더욱 말이다.^^

+문체가 좀 지루하지만 내용은 깊고 의미 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도 연계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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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對話, talk, conversation 의 사전적 의미는 마주해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다. 대화에 더해 ‘생각과 뜻’까지 공유하는 소통은 대화의 상위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가까운 가족이라도 인간人間 관계의 틈, ‘사이‘가 존재한다.

결국 소통이란 더불어 사는 인간 사이의 그 틈을 어떤 방식으로 메우고 유지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소통은 인간 ‘사이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음‘이라는 소통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이 둘(직접/완곡) 동일성에 놓고 들여다봐야 한다. 앞서 언급했던 소쉬르 역시 이 2가지는 종이의 양면과 같아서 통합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했다. - P25

좋은 소통은 상호 간 적극적으로 집중하고 관찰해서 함축된의미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노력에 의해서 완성된다. 그래서 소통은 복잡하고 어렵다.

어려운 결과만큼 소통을 완성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나는 소통의 최종 목적을 좋은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에 둔다. 소통은 경쟁의 스포츠가 아니다.

서 추구해야 할 진짜 소통은 상대방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어 그의미를 파악하는 것이지 무조건적인 동조나 동정이 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일방적인 들어주기나 칭찬해주기 역시 소통의 본질과 다르다.

그리고 한없이 들어주기보다 적절한 충고나 조언으로 힘을 실어줄 수도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메시지를 수용하는 것은 수동적 감성이 할 일이지만 그 결과를 결정하고 행동화하는 것은 능동적 감성의 몫이다.

성격유형검사를 잘못 활용하면 오히려 선입견이 생겨 상대방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가 ‘오해‘ 하는 도구로 변질된 셈이다.

좋은 소통은 상대방을 분석해 결과를 얻어내는
작업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에 집중하고 상호작용을 통해 이해하는 과정의 문제다.

위해서인가, 위에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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