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의 기술’은 더 빨리,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무언가를 얻고, 경험하려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으로 충만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한 마디로 끊임없는 욕망의 쳇바퀴를 끊고 절제하라는 것이다.
어찌보면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당연한 말을 하는 것 같아 식상한 듯 하면서도, 책의 서문을 보면 ‘어? 나를 보고 하는 말인가?’ 하며 가볍게 빨려들게 된다. 또 자기반성하라는 타임을 얻은 것처럼 말이다.
절제의 기술은 크게 5가지 원칙으로 제시된다.
첫째, 선택지 줄이기
둘째,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 바라기
셋째, 기뻐하고 감사하기
넷째, 단순하게 살기
다섯째,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
‘선택지 줄이기’는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불안, 우울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키며, 쾌락과 욕망을 무한으로 좇게끔 하기 때문에 적은 선택지 안에서 만족할 줄 아는 힘을 기르라는 것이다.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 바라기’는 선, 사랑과 같이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에 보답을 바라지 않고 마음을 쓰는 것이다. ‘기뻐하고 감사하기’는 말 그대로 존재의 기쁨을 감사로 표현하며 덕을 갖춘 품성을 키우라는 것이다. ‘단순하게 살기’는 정치적, 집단적 차원에서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아는 자세를 길러 우리 자연과 사회를 지속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기쁜 마음으로 뒤처지기’는 화려한 유행에서 뒤처지더라도 단순하고 반복되는 일상을 수용하는 용기를 갖고 소신껏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다.
솔직히 읽으면서 약간 산만한 느낌도 들었다. 개별 원칙에 대한 모든 부연 설명들이 논리적으로 딱딱 연관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보단 좋은 문구들을 모아 두루뭉술하게 분류한 감도 없지 않았다. 그래도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꽤 있어 밑줄을 많이 친 것 같다.ㅎㅎ
보통 OO의 기술, OO하는 법~ 같은 조언을 알려주는 책을 보면 개인 스스로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사회 환경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맥락이 다른데, 획일화된 기술을 가르치는 건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책도 사실 그런 의심과 함께 시작되었지만 저자가 나름 방어 주장을 펼친 점이 흥미로웠다.
이렇게 완벽하게 수용할 필요도, 통으로 부정할 필요도 없이 현명한 지혜와 비판정신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들이 좋고, 고맙다. 맨날 바쁘단 핑계로 책을 멀리 했던 나에게 더욱 말이다.^^
+문체가 좀 지루하지만 내용은 깊고 의미 있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도 연계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