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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 - 섹스의 심리학
신디 메스턴.데이비드 버스 지음, 정병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9월
평점 :
제목을 잘 지었다. 237이라는 숫자가 보이지 않았더라면 절대 집어들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아니, 여자들이 섹스를 하는 이유가 그렇게나 많았어? 라면서 같은 여자지만 도저히 손가락으로 헤아려지지 않기에 집어든 책, 결론적으로 말하면 237개나 되는 이유는 못 되지 싶다. 237명과 인터뷰를 해서 만든 책이라면 모를까, 뭐, 인터뷰어 숫자를 딱히 세어본 것은 아니지만서도 말이다. 그렇게 보자면 237이란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겠네? 천명과 인터뷰를 했다면 천가지 이유가 되었을테니 말이다.
하여간 여자가 섹스를 하는 이유를 담은 책이다. 여자는 왜 섹스를 할까? 남자와 많은 점에서 다를까? 내진 섹스가 여자에게 미치는 영향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해 망라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작가 둘이 다 여자다. 그래서 여자들의 입장에서, 진짜 우리들은 이렇다고 말한 것들이 웃겼다. 그동안 여성들의 섹스에 대한 신화가 너무 많았던 탓에 말이다. 남자들이 여자들이 어떻게다고 말한들 얼마나 맞겠는가. 그럼에도 아는 척하면서 떠들어 댄 남자들이 좀 많았어야지. 그럴 듯한 설명을 달아서 말이다. 하여간, 아무래도 남자들은 여자가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본인들이 자신들이야말로 섹스의 왕이라고 우긴다 하여도, 어찌 알겠는가? 여자들의 섬세한 심리를 말이다. 하니 여자들이 솔직하게 말한다고 할때 그런줄 알지어다. 에헴...
다 읽은 소감은? 뭐...처음 듣는 이야기는 없지 싶다. 페미니즘의 세레를 잔뜩 받고 자란 세대답게 말이다.우리땐 무지하면 죽어버려라 라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는데, 거기엔 섹스라는 주제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망라적으로 듣게 되다보니 그간 뜨엄뜨엄 들어왔던 정보들을 한번에 되새겨 보는 장점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뭐, 섹스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뜻은 아니고, 어쨋거나 설명해 보려 하니 복잡하게만 느껴진다. 아니면 귀찮거나. 하여간 궁금하신 분들은 찾아서 읽어보시길.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파는 것이니 말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감상을 논한다는 자체가 쑥스러워 그저 책 속에서 한 구절만 옮겨 보기로 한다. 분명 처음 듣는 이야기는 아닐 것 같은데,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밑줄 그은 말>
일부 연구자들은 개인이 경험하는 사랑의 양이 세 요소의 절대적 강도에 좌우되고, 배우자 쌍이 친밀함, 열정, 헌신을비슷한 수준으로 갖추고 있을 때 최고의 궁합이라고 믿고 있다.
스텐버그는 관계속에서 친밀함, 열정, 헌신이 맺는 조합들에 기초해 17개의 상이한 사랑 방정식을 구분해 냈다. 예컨대 그는 헌신은 하지만 친밀함과 열정이 없는 사랑을 '공허한 사랑' 이라고 불렀다. 식당에서 보게 되는, 함께 조용히 밥만 먹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의무감에서 하는 수 없이 서로를 사랑한다. 열정과 헌신은 있지만 친밀함이 전혀 없는 사랑은 '어리석은 사랑'이다. 폭풍우가 몰아치듯 정신없이 진행되다 잦아드는 연애관계를 떠올려 보라. 처음에는 불을 뿜지만 짝 중 한명이나 둘 모두가 자기들에게는 (어쩌면 섹스 말고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는걸 슬프게 깨달으면서 흐지부지 되는 사랑 말이다. '좋아하는 사랑'은 열정과 헌신이 없는 친밀함이다. 명칭에서도 짐작되는 바 '좋아하는 사랑'은 친밀한 우정관계를 특징으로 한다. '좋아하는사랑'의 정반대는 헌신은 전혀 없고, 열정과 친밀함이 가득한 사랑이다. 스턴버그는 이런사랑을 '낭만적사랑'으로 간주했다. '미친 사랑'에는 열정만 가득하고, 친밀함과 헌심이 빠져있다. '우애적 사랑'은 친밀함과 헌신을 수반하지만, 열정이 부족하다. 우애적 사랑은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더 스스럼없이 지내게 되고, 성욕도 잦아들면서 유지되는 장기적 결혼생황에서 전형적이다.
스턴버그가 기술한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사랑 방정식은 물론 궁극의 '완전한 사랑'이다. 친밀함, 열정, 헌신이 완벽하게 혼합된 것이 '완전한사랑'이다.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시종일관 '완전한 사랑'을 경험하는 배우자 쌍은 극히 소수다. 대다수의 관계는 친밀함과 열정과 헌신의 수위가 시간과 환경이라는 변수 속에서 부침을 거듭한다. 남녀는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사랑 방정식 가운에 몇 가지를 경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