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의 국부론 -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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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칼 마르크스의 철학과 비교하여, (이후) 이 책을 들여다보게 되면 분명 아담 스미스의 '경제학'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사회에 있어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의 자본, 그리고 신자유주의와 시장만능주의를 추구하는 자들의 제일의 '바이블'이 바로 '경제 활동의 자유'를 기초로 한 '보이지 않는 손'(이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오늘날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낸 문제점, 특히 노동자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비정규직과 같은 여러 문제점을 마주한다면, 분명 저자 스스로는 해당 '사회현상'을 크게 비판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그도 그럴것이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을 비롯하여, 그의 경제정치학의 목적은 단순히 경제 자본사회의 확장 또는 발전을 이끄는 것이 아닌, 해당 국부의 확대를 통하여, 그 국민 또한 소득의 증가와 생활 전반을 향상시키는데 있었다.

인간의 욕구와 이기심은 언제나 적절하게 총족될 수 있다고 본다. 이것은 인간의 역사.문명의 발달을 가져온 자연스러운 법칙이라는 것이다. (..) '보이지 않는 손'이다.

각설하고 전 근대의 국부... 이른바 국가가 부를 축척하는 방법과 그 목적만으로는 분명 국고는 늘어날 수 있으나, 그것이 해당 국가의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전통적 지위를 포함한)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것이 아닌 우선 노동자의 이익을 우선하며, 특히 노동.자본의 이익(경제)활동을 제한하지 않는 정책을 통하여 또 다른 형내의 부를 축척할 수 있다 주장한다. 그렇기에 아담 스미스의 경제적 가치 그리고 '자유'의 의미는 단순히 규제를 철폐하라는 것도 아니고, 더욱이 자본가.사업가들의 이익이 집중되는 것을 방임하라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애덤 스미스 사상의 핵심은 '모든 부의 근원은 인간의 노동' 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국민 대다수인 노동자의 삶의 문제를 이기적인 것이라고 (...) 이렇게 해서는 국가의 부가 제대로 생산될 수 없고, 따라서 국민 전체가 살아갈 수 없다.

후기

결국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아담 스미스 또한 근.현대 경제 생산의 중심에 '일하는 노동자'를 염두해두고 있다는데 있다. 때문에 이들은 잉여 자본을 생산하기 위한 노동력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제일 먼저 '자유'배경으로 발달한 국가 그 속에서의 사회적 이익을 누리는 주체가 되어야 마땅하다.

허나 안타깝게도 역사 속 유래없는 경제의 발전과 물자의 풍요를 누리는 현대에서도 일부 노동자들은 가난과 열악한 노동 환경, 또는 자본가들과의 격렬한 입장차를 보이며, 사회적 갈등을 키워간다. 그렇기에 미래의 신 자유주의와 시장의 역활가운데, 또 다시 이 '국부론'의 진정한 가치가 발굴되고, 또 활용될 수 있을지... 이에 대한 보다 철학적인 사고와 토론 또는 연구가 진행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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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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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공산당 선언'을 읽고 있을때... 또는 본래의 자본론을 읽고 있었을때, 분명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고는 했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의 대한민국의 사회에서도 이른바 공산주의는 커다란 비판과 (때때로)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민주.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한강의 기적'을 실현한 나라, 그리고 무엇보다 신자본주의를 추구하고자 하는 체제와 그 구조 속에서, 근본적으로 자본의 성격을 수정하고자 하는 이 책의 주장은 단순히 낮설다는 것을 넘어, '위험하다'라고 여길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속류 경제학은 부르주아적 생산관계에 사로잡혀 있는 생산 담당자들의 관념을 교조적으로 해석하고 체계화하며 변호하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174쪽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이 자본론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기존의 자본과 경제관계를 비판하는 가운데' 인간이 보다 자유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데 있다고 생각이 된다. 예를 들어 현대의 자본주의와 경제시스템의 대부분은 자본가들이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노동'을 강요한다는데 있다. 물론 그 합리적인 노동의 중요한 점은 생산의 효율성 또는 (시간대비) 잉여가치를 확대하는(추가 수익)체제를 유지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노동자를 '살아있는 부품'으로 만든다.

그렇기에 '자유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현대의 여러 제도를 통해 바라본다면, 나름 그 의도 뿐만이 아니라, 이 자본론에서 주장하는 여러 이념 또한 그 나름의 역활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는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의 중재를 위하여, 법률과 여러 제도적 장치를 보완한다. 때문에 노동시간을 정하고, 임금의 격차를 최소화하며, 특히 국민들이 보다 자존감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미래의 제도와 그 방향성(의 일부)을 제시하기도 하는 것은 분명 칼 마르크스 등의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해 온 사상(철학)적 가치가 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여긴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본의 법칙이 자연법처럼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관조적'으로 해석하는 경제서가 아니라, (...) 다시말해 자본이 인간 해방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그리고 노동자계급이 이 장애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

179쪽

각설하고 이 책은 이러한 어려운 마르크스의 철학 가운데, 자본에 대한 여러 가치를 탐구한 책 '자본론'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드러낸다. 때문에 이 책을 접한다는 것은 본격적으로 자본론(원본)을 마주하기 이전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적인 역활을 기대하게 되지만... 이에 직접 마주한 바를 적어보자면, 이 200페이지 분량의 적은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 또한 (아마도) 만만치 않은 공부를 하게 될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각오하시라, 결국 칼마르크스의 과학적 사고와 자본에 대한 해부?를 이해하는 과정 등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투쟁! 그 단어에 녹아있는 진면모를 알게 되는 순간까지... 나는 아마도 이 책을 앞으로 좀 더 들여다 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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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우리의 앞머리를
야요이 사요코 지음, 김소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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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접했던 많은 일본의 작품들을 떠올려 보면, 의외로 꾸준히 '추리소설' 이 등장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단순한 소설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 이르기까지... 어느 다양한 성격의 수사관(또는 탐정)의 등장과 함께, 보다 더 기발한 모습의 범죄와 심리, 트릭에 대한 접근 등은 분명 고전적인 셜록홈즈를 비롯하여 꾸준히 이 장르를 사랑해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때문에 이 책을 접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대했던 것 또한 어느 범죄를 완성하는데 작가 스스로가 얼마만큼 창의력을 발휘하는가? 하는 것이였다. 허나 막상 본질을 꺼내보면, 이 소설속의 범죄는 일종의 '교환 살인'과 비슷한 흐름을 가진다. 결국 이 소설은 앞서 언급한 기발함을 즐기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도리어 어느 범죄의 실행 이후, 그 범인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 보며,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과거를 접하고, 또는 그 과거를 통하여, 아직 미성숙한 자아가 어느덧 '감히 다가 설 수도 없는 날카로움'을 가지게 된 원인을 발견하며, 이에 그 날카로운 칼을 벼린 장본인이 도리어 살해당한 '어른'이였음을... 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있었던 사람 중에는 그 어른 이외의 어른 '탐정'스스로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서, 결국 현대의 어른이 그 후대의 자아를 대하며 어떠한 형태로 다가서야 하는가? 그리고 미성숙한 그들을 존중하는 방식은 (크게)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교육적 사고' 에도 연관이 있다고 여겨진다.

다치하라 집에 들어간 뒤 시후미는 교고를 '아버지', 다카코를 '어머니'라고 불렀다. 눈곱만큼의 애정도 담지 않은 채. (...) 잿빛 성벽에 에워싸인 듯한, 그 누구도 발을 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를 풍겼는데 (...) 카리스마라 부를 만 했다.

53쪽

"형이 뭘 아세요? 우리의 뭘 (...)"

"저한테는 감정도 없다고 생각하세요?"

192쪽

결국 그들 소년의 과거와 아픔 등에 상관없이 '사랑이 없는 성장' 또는 '비정상적인 사랑' 등에 노출되어진 그들은 나름 세상 속에서는 엘리트라 불리울 수 있는 존재가 되었지만, 막상 그 재능이 발현된 것은 '사람을 살해하는 것'이였다. 이때 소설의 탐정의 입장에 서서 (단순히)그들의 범죄를 증명하는 것을 떠나, 후회의 감정이 들게 된다면, 그리고 의외로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발견하고, 또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상각하게 되었다면? 결국 그것은 현대사회가 만들어낸 불통과 강요 그리고 학대의 영역이 점차 과거의 것과는 다른 형태로 확대되었음은 물론. 크게 감정 (또는 감수성)을 해치는 것 또한 그 무엇과 비교하여 커다란 '폭력'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나름의 가치관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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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개 주제로 읽는 로마인 이야기
최지영 옮김, 이와타 슈젠 감수 / 시그마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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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를 전성기로 이끈 원동력이 있다면 그것은 과연 어떠한 것이 있는가? 아니면 고대 로마제국이 현재의 유럽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세계사의 시점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처럼 수 많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접한 책(또는 정보)는 무수히 많았다. 예를 들어 과거 수 많은 학생들의 '권장 도서'의 지위를 누렸던 (시오노 나나미)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작해, (애드워드 기번) 로마제국 쇠망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고대 로마의 존재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단순한 세계사의 주요 문명을 떠나 보다 독창적인 매력을 품은 것으로서 나에게 다가왔다.

때문에 고대 로마의 역사 뿐만이 아니라, 본래 '로마인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쌓은 것 또한 나름 (아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야말로 여느 대중.오락매체에서 보여지는 고대 로마제국의 모습은 분명 어느 정도의 사실을 비추지만, 때때로 오랜 사고방식이나 오류들이 계승되어 보다 외곡된 모습으로 드러날 때도 있다.

이 책은 후자인 황제의 활약이 아니라 전자인 문화에 초점을 맞취 풍부한 그림과 쉬운 글로 로마 제국을 소개한다. 로마 사람들은 매일 무엇을 먹고 어디에 살며 무엇을 즐겼을까? (...)

시작하며

물론 그러한 정보를 통해 고대 로마에 대한 흥미를 가지는 것은 (나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더 나아가 본래의 고대 로마에 대한 지식을 쌓는 과정에서, 사람은 저마다 한정된 부분에서 '전문가'가 되고 만다는 것에 있다. 실제로 여느 '전집'을 마주하지 않는 이상 사람이 접할 수 있는 선택지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고대 로마의 정치체제, 군사, 오락, 건축 법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정보를 가진 매체는 분명 그에 걸맞는 방대한 양과 더불어 나름의 높은 난이도를 통해 나름 이를 접하는 이들에게 좌절감을 주기도 한다.

각설하고 결국 어느 분야에 대한 철저한 학습이 아닌, (단순히) 어느 것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 위한 목적이라면, 분명 이 책은 그 나름의 장점을 발현 할 수 있다. 특히 고대 로마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본문의 수 많은 내용을 통하여, 분명 많은 사람들은 현대와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는 국가의 모습과 역활 그리고 문명인의 삶 전반에 깔려 있는 어느 '본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이 책 또한 여느 일본의 '트리비아' 서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야말로 글로 접하고, 그림으로 이해를 돕는 '로마인의 상식'을 깨우칠 수 있는 책... 이에 그 이상의 가치를 바랄 수는 없지만, 나름 때때로 즐기기 위한 역사공부를 하고 싶다면, 조금씩 들여다보아도 좋을 책이라는 감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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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
마틴 래디 지음, 박수철 옮김 / 까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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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흔히 대중 사이에서 인식되는 '제국'의 모습은 크게 거대한 중앙집권의 국가로 압축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역사 속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제국은 과거 로마제국과 같이 저마다 다른 인종과 문화를 아울러 어느 공동체에 합류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그 나름의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 체제이다. 때문에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 또한 사뭇(동북아시아 특유의 사상이나 상식에 비추어) 그 체제를 접하며 '낮설다'는 감상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느나, 결국 수 많은 나라들의 대표로서, 특히 어느 공동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역활을 주도했다는 면에 비추어 볼때, 그 나름 왕가의 (지배에 대한)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을 통해서 그 '제국의 성격'을 알 수 있게 된다.

망자의 시신을 삼분하는 관습은 합스부르크 가문과 성체의 밀접한 연관성을 상징했고, (...) 군사적, 종교적 사명을 기꺼이 받아들였을 뿐 만이 아니라 중앙 유럽과 합스부르크 가문에도 신성한 목적을 부여했고(...)

221쪽 페르디난트2세

결국 과거 로마제국의 붕괴 이후 유럽의 새로운 질서, 또는 거대한 외국세력의 칩입에 대항하기위한 수단으로서 이 '모래알을 뭉칠 수 있는 조직'은 크게 기독교적 가치의 수호자 또는 실질적인 안정을 보장하는 맹주?라는 역활을 앞세워 명맥을 이어 나갔다. 때문에 곧 역활을 수행해야 하는 합스부르크 가문은 곧 이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제국의 뛰어난 문명과 강대한 이미지, 그리고 기독교세계에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신성한 사명 등을 버무려 '왕가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때문에 이들의 통치와 영향력은 비록 각각의 통치자와 그 세력 등에 큰 영향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이에 속한 무리들?이 해당 왕가의 정치력을 인정함으로서, 이후 오래도록 연합체 특유의 의식을 발전시켜 유지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그밖에도 왕가가 지속됨으로 인하여, 유럽에서의 오스트리아 또는 합스부르크의 이름과 그 일족들은 분명 (유럽)세계사에 있어서 매우 영향력 있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7년전쟁의 마리아 테레지아와 그의 딸인 마이 앙투아네트... 그리고 그 무엇보다 세계1차대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사라에보 사건'의 당사자인 프란츠 페르디단트 대공 부부 또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원들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자.

일시적인 충동과 강조점은 약700년간의 세월에 걸쳐 바뀌었지만, 무엇보다 카톨릭 신앙을 향한 헌신적인 자세, 그리고 이단과 튀르크인들에 맞선 투쟁을 주도하는 그들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 합스부르크 제국의 개념에는 보편성이 담겨 있었다. 즉 합스부르크 가문 사람들은 결코 단일한 민족 집단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없었다.

513쪽

이처럼 해당 왕가가 지니는 유럽사회에서의 영향력은 다른 여느 (전통적인) 왕가와 비교하여 뒤떨어지지 않는 전통과 역활을 드러냈다. 물론 이후 근현대에 이르러, 민족자결주의와 독립의 의지를 바탕으로 오랜 전통적 지배력을 상실하는 등의 그 역활이 끝나버리기는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왕가의 역활이 끝난 이후의 '유럽이 걸어간 길'을 생각하면 나름 서로의 보편성을 인정한 융합의 시대가 도리어 (정치적인 면에서) 안정적이였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결국 이루 유럽은 저마다의 독립을 쟁취하며, 그들 국가와 민족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했다. 물론 과거 신성로마제국 (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공동체) 체제에서도 저마다의 '급'이 있었고, 또한 차별도 존재했지만, 문제는 이제 현대의 새로운 국제정치의 장에서 필요한 것은 어느 체제 속의 서열이 아니라, 각각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공동체의 결집 그리고 무엇보다 '소수집단을 괴롭힘으로서 스스로들의 우월성을 증명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합스부르크왕가와 그 지배의 상실은 곧 당시 시대에 (일시적인) 공동의 유대감의 상실을 의미했다. 이는 그만큼 오래도록 유럽의 접착제로서의 역활을 수행한 체제가 그때까지의 유럽에 어떠한 의미였는가를 알 수 있는 가장 거다란 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후 역사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세계대전과 비극 그리고 현대의 유럽의 정세 속에서 등장한 유로와 나토 등의 새로운 공동체의 출연을 바라보며, 과연 오늘날 현대의 유대감을 다시 회복하기 위하여 유럽이 걸어가는 길... 그리고 그것이 곧 세계화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마주하며) 다시끔 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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