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접했던 많은 일본의 작품들을 떠올려 보면, 의외로 꾸준히 '추리소설' 이 등장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야말로 단순한 소설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에 이르기까지... 어느 다양한 성격의 수사관(또는 탐정)의 등장과 함께, 보다 더 기발한 모습의 범죄와 심리, 트릭에 대한 접근 등은 분명 고전적인 셜록홈즈를 비롯하여 꾸준히 이 장르를 사랑해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커다란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때문에 이 책을 접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대했던 것 또한 어느 범죄를 완성하는데 작가 스스로가 얼마만큼 창의력을 발휘하는가? 하는 것이였다. 허나 막상 본질을 꺼내보면, 이 소설속의 범죄는 일종의 '교환 살인'과 비슷한 흐름을 가진다. 결국 이 소설은 앞서 언급한 기발함을 즐기는 추리소설이 아니다. 도리어 어느 범죄의 실행 이후, 그 범인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 보며,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과거를 접하고, 또는 그 과거를 통하여, 아직 미성숙한 자아가 어느덧 '감히 다가 설 수도 없는 날카로움'을 가지게 된 원인을 발견하며, 이에 그 날카로운 칼을 벼린 장본인이 도리어 살해당한 '어른'이였음을... 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있었던 사람 중에는 그 어른 이외의 어른 '탐정'스스로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서, 결국 현대의 어른이 그 후대의 자아를 대하며 어떠한 형태로 다가서야 하는가? 그리고 미성숙한 그들을 존중하는 방식은 (크게)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의 '교육적 사고' 에도 연관이 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