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식당 개성밥상 - 고려의 맛과 멋이 담긴
정혜경 지음 / 들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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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밥상' 이처럼 책의 제목을 통해 생각해보면, 이 책은 개성의 음식, 즉 오랜 북한의 음식에 대한 정보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차차 내용을 들여다 보게 되면, 저자는 그보다 더 오래전의 문화, 즉 고려시대부터 발전하여 이어져 온 것과는 달리, 안타깝게도 조선과 강점기, 그리고 분단으로 인하여 좀처럼 접하거나 (대한민국의 문화 속) 계승되어지지 못한 또 다른 한반도의 식문화에 대한 나름의 정리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고려의 수도로 500년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던 개성은 조선시대에 들어서 중요한 상업도시로서 발전한 역사가 있는 도시다. 이러하여 개성 음식에는 경제적 풍요로움과 궁중음식의 화려함이 녹아있다.

334쪽

이처럼 저자는 비교적 국제적인 입지를 확장한 나라, 그리고 위의 북방의 문화와 중국, 그리고 왜(일본)의 문화의 교류 속에서 만들어진 고려의 문화를 말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수 많은 다양성과 특징을 열거하며, 오늘날까지 대한민국의 문화로서 계승되어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역사의 시점에서 고려의 맛 그리고 그 맛을 즐기는 다기와 문화에 이르는 그 다양한 지식이 다져지고 또 이렇게 정리 될 수 있는 것은 분명 옛 고려의 보물선을 발견하여 연구한 성과와 더불어, 그 고려라는 국가의 문화에 대한 (남. 북한) 연구와 교류등이 만들어낸 성과이자, 가능하다면 이를 활용하여 고려와 조선... 그 경계와는 상관없이 전통문화를 부흥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리라 여긴다.

물론 위의 주장과 같이 저자 또한 고려문화의 부흥?을 바란다. 그도 그럴것이 과거 6.25 실향민들의 기억과, 탈북(귀순)민들의 손에서 만들어진 '북한 음식의 유행' 그리고 (비교적) 근래 정상회담 와중에 화제가 되었던 '평양냉면'의 유행 등은 이제 점차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결국 평양의 맛, 그리고 그 속의 명물과 귀족, 서민들의 문화뿐 만이 아닌 옛 다문화가 만들어낸, 채식과 육식의 조화에 대한 그 다양성의 매력또한 함께 잊어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이 되어진다. 물론! 현대의 대한민국의 학생들과 교과서, 그리고 역사의 지식의 영역에 있어서 고려는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이 점차 활자 속의 옛 나라에 머물러, 결국 전통의 계승과 그 연결점이 사라져버린다면? 그리고 결국 대한민국의 입장에 서서 그것을 단순히 평양(북한)의 문화라 가볍게 여기게 된다면? 결국 그렇게 된다면, 평양... 아니 고려의 여러 문화들은 결국 (미래에 있어)하나의 낮선 문화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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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들 걷는사람 소설집 4
임성용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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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신파' 소설은 '사회파'... 어쩌면 이제 대한민국의 개성이라할 수 있는 작품의 성격 가운데서, 분명 이 책 역시 그러한 틀 속에서 표현된 하나의 글일 것이 분명하다. 그야말로 해방과 전쟁, 그리고 독재와 성장이라는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휘둘러진 인간 개인의 감정은 비록 부족하겠지만 '한'이라는 단어로 압축할 수 있을지 모른다. 때문에 이 무수한 단편소설에 표현된 감정은 작게는 등장인물들의 환경과 사건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나름 (크게) 그 의미를 생각해보면, 결국 그러한 감정이 표출되고 또 인정할 수 밖게 없게 만드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서, 즉 그 독특한 감정에 공감하는 시대적 인식(또는 지식)이 나에게도 있다고 인정하게 만든다.

아내하고 딸이 사라졌어. 그냥 쓱 사라졌어. 쓰던 물건도 그대로 다 있는데 돌아오지 않았어

공원 조 씨 89쪽

이처럼 위의 '공원 조 씨' 가운데서 가족이 오지 않은 이유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일어난 탓이다.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와중에 들이닥친 사고와 죽음 가운데서, 그 등장인물과 연관된 비극(사고와의)의 접점은 그 어디에도 없다. '평소에 무언가 잘못을 했나?' '전생에 천벌받을 짓을 한걸까?' 근데 왜 나였지? 혹 이에 만족스러운 대답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누가 있을 수 있겠는가.

때문에 이 소설에서도 그 문제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부조리의 모습을 통해서, 이에 국가와 사회의 측면에서의 해결책 뿐 만이 아닌 인간으로서 바꿀 수 있는 부분과 그 한계에 대한 질문을 어쩌먼 저자 나름대로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지는 않은지... 나는 그러한 감상을 받는다. 이른바 과거 흔히 안정과 질서와 번영을 쫒는 와중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사회는 위법과 부실이라는 당시 압축성장의 그림자를 사실상 묵인했다는 비평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에 그 과거는 오늘날에 있어서도 하나의 주제로서 이 소설에 활용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활용 너머에 많은 독자들과 그 세대들간의 (기억과) 문제의식이 줄어들거나 단절되는 순간. 결국 이 시대의 비극은 이후 또 다른 이름표를 달고, 이후 먼 미래에서도 반복되는 악순환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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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본) - 톨스토이 단편선 현대지성 클래식 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홍대화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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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쓰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때문에 과거의 감상과 오늘날에 느낀 감상... 그것에 대하여, 결국 서서히 변화한 사회와 개인을 돌아보며, 나는 톨스토이가 주장하는 '사랑'이 단순히 그의 희망만이 아니었음을 절실하게 느끼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실제로 오늘날의 (대한민국 속) 사회는 보다 선진화되었다. 개인의 권리가 강화되고,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힘을 싣고,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유를 배경으로 누릴 수 있는 어느 것은 분명 이전 과거와 비교했을때 더욱 더 그 폭이 넓어지고 또 다양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흐름사이에서 현대 사회가 점차 잃어가는 것이 있다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된다는 것, 그리고 각각의 능력에 따라 더 높은 지위와 재산을 소유할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는 것에 대하여, 이에 비판을 한다는 것은 (나름)올바른 주장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헌대)독자의 입장에서 이를 비판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면, 결국 이 책은 좌.우로 나누어져 격렬하게 대립하는 대한민국의 이념싸움에 휘말려 그 참뜻이 왜곡되어 버릴 수도 있다. 때문에 나는 오늘날 "탐욕이 비극을 부른다" 는 이 책의 주제가 이른바 도덕적 올바름과 함께, 자제와 겸손이 미덕으로 인정받던 과거와는 다른... 보다 자유로워진 이 시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지가 매우 궁금하다.

저는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랑 하나만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닫게 되었습니다.

40쪽

각설하고 감상을 표현하자면,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이른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 예들 들어 과거 전통적 제도와 신분을 통해서 부여되는 '특권과 격차'가 큰 문제로 지적받았다면, 이에 오늘날에는 그저 자유의 이름아래 부와 권리를 남용하며 형성되어진 '신 자유주의'(또는 개인주의)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른다. 이른바 '자신에 대한 염려로 살아가는 세상' 그리고 나의 권리와 자유가 제일로 추구되고, 타인의 배려와 사랑이 '선택사항'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현상에 대하여, 어쩌면 이 책은 그러한 그러한 흐름 사이에서 한번쯤 뒤를 돌아볼 쉼표의 역활을 수행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감상을 받는다.

이처럼 이 책은 얼핏 신앙적 관점에 기댄 내용이라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결국 그 내용 속의 '사랑'을 탐구하다보면, 결국 저자가 추구하려 했던 사회적 프로그램, 또는 이상에 대한 나름의 주장을 발견할 수 있다. 과거 격차가 핍박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목격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탐욕과 욕망이 크게 전쟁과 죽음과 같은 '피의 순환'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을 체험한 사람으로서, 결국 그는 우선적으로 인간의 도덕적 완성을 주문하는 인물이 되어 간 것이라 생각된다. 조금 더 풍요롭게, 더 많이, 더 안정적으로...를 추구하며 이에 국가와 개인이 선택해야 하는 방향은 결국 어디인가? 이에 혹여 나 또한 그 목표를 통하여 '전쟁 같은 삶'을 살고 또 그에 익숙해지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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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먹었던 음식을 내가 먹네 걷는사람 에세이 8
홍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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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현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여느 맛이 줄곧 소개되고는 한다. 예를 들어 어느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보다 특별하고 개성적인 맛 (맛집)이 추구되고, 또 소비되는 현상이 만들어지게 된 까닭으로 인하여, 이른바 "보다 특별한 것을 먹고 싶다"는 욕망은 현대 외식업 뿐 만이 아니라, 과거와는 다른 식문화를 만들어 낸 시금석이라 이해해도 그리 틀리지 않으리라 여긴다.

그렇기에 이에 과거의 맛을 추억하는 것 또한 생각해보면 '특별하다'는 범위 내에서 나름 그 가치를 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의 내용은 오롯이 저자 개인의 과거의 기억에 기대어 완성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마주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주제'를 접하고 또 공감 할 수 있는 기회를 맞닥뜨리게 된다.

이제야 하는 말이지만 내 몸에 축척된 익숙한 것이, 낡아 가는 것이, 무게를 재지 않아도 되는 것이 고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략- 어쩌면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이 순정한 그리움을 키우는 것이리라.

135쪽

 

이에 가장 큰 주제라고 한다면, 옛 영덕의 어촌의 삶을 공유한... 실로 '한 시대에 대한 회상'이다. 그야말로 가난했던 서민으로서의 삶, 그리고 이후에는 한 가정의 자녀로서, 의식주를 소비하며 성장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저자가 표현한 음식 또한 그 대부분이 단순히 과거와 오늘날에 이어 꾸준히 소비되는 단순한 '식재료'와는 결을 달리하게 하는 (특별한) 조미료가 더해진다.

실제로 영덕의 명물로 통하는 음식 뿐 만이 아니라, 토박이라 아니라면 들어보지도 못했을 음식... 그리고 시대의 흐름속에서 귀해진 식재료와 돌아가신 부모님의 손맛 등과 같이 비록 제3자인 나의 입장에서 있어선 저자가 표현한 '바다의 맛'에는 크게 공감하지 못할지라도 적어도 '옛 기억'과 '그리움'의 메시지만큼은 크게 공감 할 수 있었다. 아니! 저마다 고향이 다르고, 삶의 질과 시대가 달랐다 하더라도, 가족의 품안에서 성장하고 또 독립의 과정을 거쳐가는 것은 인간(사회인)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는 과정이기도 하기에, 이에 전해지는 '그리움'만은 분명 내용을 떠나, 다른 많은 독자들의 마음 한 켠을 두들기는 감정의 글로서 쉽게 받아들여질 것이라, 나는 그러한 감상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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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첫사랑 - 문예 세계문학선 046 문예 세계문학선 46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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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숙하기 짝이 없지만, 대신 순간적으로 불타오르는 것과 같이 격렬한 (첫)사랑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이야기로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비극으로 손꼽히는 그 작품은 흔히 '변치 않는 사랑'을 대표하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이에 낭만을 느끼는 사람들에 의하여 끝임없이 표현되고 또 회자되어 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낭만' 이라는 단어 속에는 결국 이 비극이 가진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야말로 리얼한 세상 속에서 만들어지는 사랑과, 낭만 속에 가두어져 성장한 사랑 사이의 거리는 실로 아늑히 멀고 또 다를것이다. 그렇기에 이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은 비교적 리얼한 세상에 발을 디딘 문학 작품으로서 그 가치를 온전하게 발한다. 과거 근대의 서방화가 진행되어가던 러시아(제국) 속에서, 그리고 흔히 무도회와 중매, 그리고 가문끼리의 결합이라는 옛 결혼관의 상식과는 상관없이! 그저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들 사이에 피어난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와중에 이에 저자는 그 사랑의 완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때 사랑의 계절이 다가오고 또 사라져가는 와중의 찰나를 표현했다.

사랑과 죽음은 그녀들에게 있어서 동일한 것이였다. 순결하고 고상한 사랑이 여자를 멸망으로 이끄는 경로는 투르게네프가 가장 좋아하는 창작의 동기였던 것이다.

해설 290쪽

그렇기에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은 흔히 사교계의 숙녀가 아닌 보다 다양하고도 솔직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예들 들어 호감을 드러내는 남성들 사이에 군림하는 '지나이다'에서 그저 한 사내를 향한 맹목적이고 순종적인 사랑을 보여준 '아쿨리나'에 이르기까지... 분명 그 저마다의 모습은 달라도 단 한가지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시 시대가 요구하고 도 제한하는 한계의 벽에 가로막혀 사랑을 완성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도 적어도 이에 '찰나를 거쳐 성숙해진 남자들?' 과는 다르게, 아니! 그저 현실에 타협하고 납득하고 포기하는 상대들과는 달리, 그녀들은 줄곧 그녀 스스로의 사랑의 감정(마음)을 따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마지막 사랑이기를 원한다" (오스카 와일드) 각설하고 이 글을 통해 나는 오늘날의 독자들이 과연 어떠한 감상을 받을 지 궁금하다. 분명 시대가 변했고, 각 세대간의 추구하는 사랑의 완성형도 다르다. 그러나 적어도 이 옛 이야기에서 '종속'과 '미련'에 집중하여 낙후된 이야기라 정의하는 잘못은 저지르지 않기를 바란다. 적어도 투르게네프가 묘사한 여성의 성격에는 당시 시대에 있어, 최대한의 자유와 진실된 마음이 표현되는 그 아름다움이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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